신약서신서

고린도전서 안의 교회의 중요한 문제와 주제들

샤마임 2025. 5. 1. 18:41
반응형

하나님의 거룩한 공동체를 향한 부르심

고린도전서는 실제로 존재했던 고린도라는 도시의 한 교회에, 다양한 문제와 고민 속에서 씨름하던 성도들에게 바울이 보낸 매우 실제적이고 목회적인 편지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수많은 은사와 은혜 가운데서도 분열, 도덕적 타락, 예배의 혼란, 부활에 대한 오해 등 여러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 교회를 향해 단호하면서도 애정 어린 권면을 보냅니다. 이 서신은 오늘날의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진리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고린도전서에 담긴 주요 주제들을 따라 묵상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원하시는 공동체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분명히 알게 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는 교리와 윤리, 공예배의 질서, 공동체의 연합과 섬김, 그리고 부활이라는 구속사의 궁극적 희망에 이르기까지, 성도된 우리가 신앙 속에서 균형 있게 성장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교회 안의 분열과 그리스도 중심의 연합

고린도전서의 초두에서 바울은 교회 안에 형성된 분파 문제를 지적합니다. “내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너희가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하였다 한다는 것이니”(1:12). 이는 단지 인물에 대한 호오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나누는 심각한 영적 오류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1:13)며, 복음의 본질은 사람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나뉘다’는 헬라어 ‘μερίζω(메리조)’는 단순히 생각이나 취향의 차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몸을 갈라놓는, 본질적인 교회의 분열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가 지식과 은사 면에서 풍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중심이 그리스도가 아니라 인간 지도자에게 옮겨간 데에서 심각한 영적 병폐를 봅니다. 그러므로 그는 교회의 진정한 일치를 회복하는 길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중심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반복하여 강조합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연합은 단지 형식적인 일치가 아닙니다. 이는 동일한 복음, 동일한 은혜, 동일한 소망 안에서 각기 다른 지체들이 함께 사랑과 존경, 섬김과 절제로 하나를 이루는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를 통해 우리에게 교회란 단지 조직이나 모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본질을 회복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십자가의 지혜와 세상의 어리석음

고린도전서 1~2장은 철학적 교만과 세상의 지혜를 추구하던 고린도 교회 안의 흐름에 대해 바울이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하나님의 구원 방식이 십자가라는 점을 역설합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1:18). ‘도’로 번역된 헬라어 ‘λόγος(로고스)’는 고대 철학에서 우주의 원리 혹은 신적 이성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십자가를 바로 그 로고스로 제시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지혜로 자신을 알 수 없게 하시고, 십자가라는 인간의 눈에는 미련해 보이는 방식으로 구원의 지혜를 드러내셨습니다.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사람보다 지혜 있고 하나님의 약한 것이 사람보다 강하니라”(1:25). 십자가는 하나님의 역설적인 능력이 집중된 지점입니다. 이는 곧 자기 부인과 희생, 겸손과 순종을 통해 생명과 구원을 주신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바울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의 길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는 고린도전서 2장에서 자신의 사역의 방식에 대해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여…”(2:4)라고 말합니다. 복음의 본질은 웅변이 아니라, 성령의 임재 안에서 나타나는 하나님 자신의 능력입니다. 십자가의 메시지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자랑과 의지, 지혜를 내려놓고 하나님만을 붙들게 합니다.

 

몸의 거룩함과 성도의 윤리

고린도전서 5~6장은 교회의 윤리적 책임과 개인의 도덕적 거룩함에 대해 매우 실질적인 가르침을 줍니다. 고린도 교회 안에 존재하던 도덕적 타락, 특히 음행 문제에 대해 바울은 전례 없는 엄중한 어조로 경고합니다. “너희 중에 심지어 음행이 있다 함을 들으니… 그런 일은 이방인 중에서도 없는 것이라”(5:1).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불리는 공동체가 이런 부끄러운 일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자랑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교회를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버리라”(5:7). 누룩은 죄의 은밀한 전염성과 교회의 전체성을 오염시키는 속성을 상징합니다. 교회의 징계는 단지 정죄가 아니라, 회복과 정결을 위한 조처입니다. 이는 오늘날 교회가 성도의 도덕성과 공동체의 순결함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6장에서 바울은 성도의 몸이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교훈을 통해, 성적인 정결의 이유를 단지 윤리적 차원이 아니라 신학적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6:19). ‘전’은 헬라어 ‘ναός(나오스)’로서, 성막의 가장 거룩한 지성소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성도의 몸은 아무렇게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가 거하는 거룩한 처소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사랑의 본질과 공동체를 세우는 은사

고린도전서 12~14장은 성령의 은사, 공동체 내의 섬김, 그리고 은사의 목적에 대한 바울의 깊이 있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가 방언이나 예언 같은 특정한 은사를 두고 경쟁하거나 비교함으로 인해 혼란과 자랑에 빠진 것을 지적합니다. 그는 은사는 ‘공동의 유익을 위함’(12:7)이라고 분명히 밝히며, 은사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은사론의 중심부에 위치한 13장은 바로 이 모든 논의를 꿰뚫는 중심 가치인 ‘사랑’을 제시합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아니하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13:4~7). 이 사랑은 ‘ἀγάπη(아가페)’로, 자기를 내어주는 신적인 사랑입니다. 은사는 사라질 수 있지만, 사랑은 영원히 남습니다. 이것이 바울이 말하는 ‘더욱 큰 은사’이며(12:31), 모든 은사를 품고 절제시키는 능력입니다.

 

초대 교회 교부 크리소스톰은 “은사란 도구에 불과하나, 사랑은 본질이요 목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의 교회 안에서도 섬김, 사역, 리더십 등 모든 기능적 요소들이 사랑이라는 동기와 질서 안에 있을 때, 비로소 그것들이 공동체를 살리고 세우는 은혜의 통로가 됩니다.

 

부활의 소망과 승리의 확신

고린도전서 15장은 성경에서 부활에 관한 가장 심오하고 체계적인 신학적 진술이 담긴 장입니다. 바울은 복음의 핵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제시하며, 이는 단순한 과거 사건이 아니라, 우리 부활의 보증이요 초석임을 강조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15:20). ‘첫 열매’(ἀπαρχή, 아파르케)는 추수의 시작으로, 이후 전체 수확을 예고하는 상징입니다.

 

바울은 이 부활이 실제적이며 역사적인 사건임을 증거들—게바, 열두 제자, 500여 형제, 자신까지—를 통해 설명합니다(15:5~8). 그리스도의 부활은 단지 상징이나 신화가 아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졌던 실체임을 분명히 합니다. 이 부활이 없다면 우리의 믿음도, 사도직도, 복음 선포도 모두 헛된 것이 됩니다.

 

그리고 그는 ‘부활의 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씨앗과 열매의 비유로 현재의 육체와 장차의 영화로운 몸의 차이를 밝힙니다. “육의 몸이 있은즉 또 영의 몸도 있느니라”(15:44).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의 장차 몸의 부활을 예고하는 모델입니다. “사망아 네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15:55)라는 외침은 단지 시적 표현이 아니라, 구속사적 승리의 선언입니다. 우리는 이 부활의 소망을 따라, 고난을 견디고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주의 일에 힘쓰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15:58).

 

결론

고린도전서는 단지 하나의 고대 서신이 아닙니다. 이 책은 오늘날의 교회와 성도들이 직면한 분열, 윤리, 예배, 은사, 사랑, 부활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복음의 거울입니다. 고린도 교회를 향한 바울의 서신은 곧 오늘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교회가 어떤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지,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고린도 교회를 통해 오늘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이 말씀을 붙들고, 진리와 사랑, 거룩과 연합 속에서 하나님의 공동체를 세워 나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린도전서 장별요약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