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서신서

고린도후서 12장 묵상 강해설교

샤마임 2025. 5. 3.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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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할 그때에 강함이 되는 은혜의 비밀

세상은 강함을 자랑하지만, 하나님은 약함을 통해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십니다. 고린도후서 12장은 사도 바울이 자신의 놀라운 체험과 동시에 극심한 고통 속에서 깨달은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하는 장입니다. 그는 셋째 하늘에 이끌려 올라간 환상과 계시를 경험했지만, 그것을 자랑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약함을 자랑합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능력이 인간의 연약함을 통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설명하며, 진정한 영적 성숙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장은 고난과 약함의 신학이 얼마나 복음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셋째 하늘의 환상과 말할 수 없는 계시

바울은 갑작스럽게 셋째 하늘로 올라간 환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12장을 시작합니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사람을 아노니… 셋째 하늘에 이끌려 간 자라”(12:2). 여기서 '셋째 하늘'은 유대인의 우주관에서 하나님의 거하시는 가장 높은 차원의 하늘, 곧 천상의 영역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자신을 삼인칭으로 표현하며, 이 체험이 자신의 자랑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겸손함 속에서 이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는 낙원에 이끌려 갔다고 말하며, "사람이 가히 말할 수 없는 말을 들었으니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이로다"(12:4)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말할 수 없다'는 헬라어 ‘arreta rhēmata’는 단지 표현이 어렵다는 뜻이 아니라, 금지된 신성한 영역의 말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는 그 체험을 통해 도취되거나 그것을 근거로 자신의 사도직을 증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약함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자랑하려 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바울이 얼마나 복음 중심적이고 자기 중심이 아닌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계시를 받았다는 것을 말하지만, 그것을 자신의 영적 우월함의 근거로 삼지 않습니다. 이는 당시 고린도 교회 안에서 계시와 영적 체험을 지나치게 강조하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입니다.

육체의 가시와 충분한 은혜

이제 바울은 자신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영적 체험, 아니 영적 고통에 대해 고백합니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12:7).

이 유명한 '육체의 가시'(skolops tē sarki)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육체적 질병, 반복되는 박해, 정신적 고통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정체보다도 그 목적입니다. 하나님은 바울이 자만하지 않도록 이 가시를 허락하셨고, 그것을 통해 바울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바울은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 번이나 간절히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이렇게 응답하십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12:9).

이 구절은 복음의 핵심이 약함에 있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은혜가 족하다’는 말씀은 바울에게 더 이상의 외적인 변화나 응답이 필요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그 고통의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는 충분히 바울을 감당하게 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약함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능력이 ‘온전하여진다’(teleitai)는 말씀은, 하나님의 능력이 연약함 가운데서 가장 온전히 드러난다는 놀라운 진리를 선포합니다.

이 깨달음은 바울의 인생을 바꾸었고, 그의 사역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내가 약한 그때에 강함이라”(12:9–10)라고 고백합니다. 이 고백은 고난 가운데 있는 모든 성도에게 위로이며, 동시에 도전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충분함을 믿을 때, 우리의 약함은 더 이상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 머무는 성소가 됩니다.

사도의 정체성과 영적 권위

바울은 이어서 자신이 부득불 자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는 자신이 영광을 구하려 하지 않고, 자신을 통해 나타난 표적과 인내와 능력이 사도의 증거였다고 말합니다. “사도의 표가 된 것은 내가 모든 참음과 표적과 기사와 능력을 행한 것이라”(12:12).

그는 고린도 교회가 오히려 다른 교회보다 더 많은 사랑과 수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합니다. 그는 교회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자비량으로 사역했고, 이로 인해 오히려 사랑을 덜 받는 상황을 겪었습니다(12:15).

바울은 자신이 자녀를 위해 재물을 쌓는 부모처럼 고린도 교회를 섬기며 자신을 다 내어주었다고 말합니다. “너희 영혼을 위하여 재물을 쓰고 또 내 자신까지 쓰기를 기뻐하리니…”(12:15). 이 고백은 사역자의 진정한 사랑과 헌신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결과나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자신을 내어주는 삶을 삽니다.

그리고 바울은 자신이 다시 고린도에 갈 때 책망이나 근심이 아니라 기쁨으로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그는 교회 안에 아직 회개하지 않은 자들에 대한 근심을 가지고 있으며, 만일 그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책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12:20–21).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은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니라, 진리를 따르게 하는 권면과 인내를 포함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 약함 속에서 드러나는 복음의 능력

고린도후서 12장은 바울의 가장 깊은 고백이 담긴 장입니다. 그는 하늘의 환상을 경험했지만, 그 체험이 그의 자랑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육체의 가시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충분한지를 배웠고, 그 약함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강하게 임하는지를 체험했습니다.

오늘 우리도 인생의 여러 가시를 안고 살아갑니다. 건강의 문제, 관계의 아픔, 사역의 실패, 반복되는 좌절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약함 속에서 우리를 새롭게 하시며,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감싸주십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 나아가 “은혜가 내게 족합니다”라고 고백할 때, 그 고백은 단지 체념이 아니라 믿음의 선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우리가 약할 때, 주님은 강하십니다. 세상은 능력을 자랑하지만, 우리는 은혜를 자랑합시다. 그 은혜는 우리를 살리고, 교회를 세우며,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바울처럼 그 약함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능력이 머무는 자랑의 자리로 삼으십시오.

아멘.

고린도후서 장별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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