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일상, 하나님 만나기
[독서일기] 일상, 하나님 만나기
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금요일이다. 그러니까 내일 토요일이다. 이틀 전에 주문한 책이 몇 권 도착했다. 요즘은 돈이 궁해 책은 거의 사지 않는다. 꼭 필요한 책이 아닌 이상 절대로... 꼭 필요한 책도 몇 번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이 책이 정말 필요할까? 그렇게 사야만 한다는 결정을 내리면 여지 없이 중고 책을 찾는다. 여기 저기 찾고 또 찾고 책 값과 택배비까지 계산해 십 원이라도 더 싼 곳에 주문한다. 예전에 가격이 차이가 그리 많지 않으면 새책이나 더 좋은 책으로 구입한다. 그러나 이젠 책의 질이 아닌 가격만 본다.
아내와 멀지 않는 멀지 않은 곳으로 외출 을 나갔다. 바람은 세차고, 낙엽은 딩군다. 몇 주 전에 아내에게, 오늘은 나에게 댓글이 달린다. 작년 아내를 처음 만날 때 이야기 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이야기인지 당황한다. 사는 게 뭘까? 죽으면 모두 끝이나지 않던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들려 오는 것일까? 그들은 서로 무슨 이야기를 할까? 이것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신 것들이라면 다 받아야 하지 않을까?
"수많은 세월 고단한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걸어왔습니다.
인생길이 종종 아득하고 길게 느껴집니다.
마음은 조각난 유리처럼 산산이 깨어졌고
까닭 모를 눈물은 마음을 흠뻑 적셨습니다.
힘을 잃은 나그네는 길가에 펄썩 주저앉았습니다.
'더 이상 걷는 것을 불가능이야.' "
여기까지 읽었다. 어느 나그네의 기도다. 그 다음 이야기는 희망으로 반전한다. 그런데 더 이상 읽기 싫다. 희망이 힘들다. 그냥 그대로 앉아 있었으면 좋겠다. 몇 몇 문장을 담았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덧칠할 수 있는 기회, 다시금 제대로 해낼 수 있는 기회, 적어도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주신다. 27
도무지 하나님이 계시지 않을 것 같은 곳이 변하여 하나님을 만나는 성소가 될는지 누가 알겠는가? 41
아버지가 없는 나를...43
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 46
사는 게 뭔지 자꾸 묻는다. 길을 간다.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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