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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감사는 성도의 생명이다

샤마임 2025.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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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는 신앙의 호흡입니다

가을의 바람이 들판을 지나며 곡식을 흔들 때, 교회는 한 해의 결실을 기억하며 추수감사절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추수의 계절이 아니더라도, 신앙인은 언제나 감사의 사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감사는 신앙의 가장 본질적인 언어이자, 믿음의 숨결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의 고백으로 이어집니다. 시편 기자는 “감사함으로 그의 문에 들어가며 찬송함으로 그의 궁정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의 이름을 송축할지어다”(시편 100:4)라 외쳤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문은 감사로 열리고, 그분의 임재 속으로 들어가는 길은 찬양으로 깔려 있습니다. 감사는 예배의 문을 여는 열쇠이며, 믿음의 시작점입니다.

 

 

감사는 신학의 중심에 있습니다

감사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신학적 행위입니다. 바울은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18)라고 말했습니다. 감사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순종의 행위입니다. 즉, 신학적으로 감사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고백이며, 동시에 인간이 피조물로서 창조주께 드리는 응답입니다.

감사는 ‘은혜(grace)’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헬라어 ‘카리스(χάρις)’는 은혜이자 동시에 ‘감사’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감사는 은혜를 깨닫는 눈에서 비롯된 반응입니다. 은혜를 모르는 자에게 감사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감사는 ‘받은 것’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지 않고,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인식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예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시기 전, “떡을 가져 감사 기도를 드리신 후에”(요한복음 6:11)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 감사는 풍요 앞의 기도가 아니라, 부족함 속에서도 하나님의 공급을 신뢰하는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감사는 신학적이며 동시에 실존적이었습니다. 그 감사가 기적을 불러왔습니다.


감사는 삶의 태도입니다

감사는 신앙의 이론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자 존재의 자세입니다. 성경은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립보서 4:6)고 가르칩니다. 감사는 기도의 언어이자, 불안과 염려를 이기는 영적 호흡입니다. 감사로 기도하는 자는 현실의 무게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더 크게 봅니다.

감사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피어납니다. 가족과의 식탁, 직장에서의 하루, 고단한 육신의 회복 속에도 감사의 이유는 숨어 있습니다. 성도는 그것을 발견하는 눈을 배워야 합니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시편 103:2)라는 말씀처럼, 감사는 잊지 않음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지금까지 행하신 일을 기억할 때, 감사의 샘이 터져 나옵니다.

감사하는 사람의 마음은 자유롭습니다. 심리학적으로도 감사는 불안과 우울을 감소시키며,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 심리학자 로버트 에몬스(Robert Emmons)는 ‘감사하는 태도’가 인간의 행복도를 가장 크게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감사는 마음의 시선을 결핍에서 은혜로 옮기는 내적 전환입니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감사는 영혼의 평강을 회복시키는 ‘성령의 호흡’과 같습니다.


고난 속의 감사는 믿음의 정점입니다

감사는 형편이 좋을 때만 드리는 노래가 아닙니다. 진짜 감사는 눈물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할 때 피어납니다. 다니엘은 사자굴에 던져질 위험 속에서도 “전에 하던 대로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다니엘 6:10)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감사는 두려움을 이기는 신앙의 습관이자, 고난의 시간에 하나님을 붙드는 끈입니다.

욥은 모든 재산과 자녀를 잃었을 때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기 1:21). 세상은 이런 감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주권 앞에서 서 있는 믿음의 사람의 감사입니다. 고난 중의 감사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월적 고백입니다.

 

 

감사는 공동체를 살립니다

감사는 개인의 미덕을 넘어 공동체의 회복을 일으키는 힘입니다. 바울은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노라”(골로새서 1:3)라고 고백했습니다. 감사는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향한 사랑을 자라게 합니다.

교회가 불평과 비교의 영에 사로잡히면, 공동체는 메말라갑니다. 그러나 감사가 공동체의 중심에 자리할 때, 그곳은 은혜가 흘러넘치는 집이 됩니다. 감사는 나눔을 낳고, 나눔은 또 다른 감사를 낳습니다. “너희가 모든 일에 넉넉하여 너그럽게 모든 착한 일을 하면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게 하느니라”(고린도후서 9:11).
감사는 순환합니다. 받은 은혜를 나누면 그 나눔이 또 다른 감사의 씨앗이 됩니다.


감사는 영원을 바라보는 믿음입니다

감사는 현재의 기쁨을 넘어 영원을 향한 신앙의 고백입니다.
요한계시록 7:12은 천상의 예배를 이렇게 기록합니다.
“아멘 찬송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권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감사는 이 땅의 언어이면서, 동시에 천국의 언어입니다.
영원한 생명 안에서도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할 것입니다.

감사는 미래의 소망을 붙드는 신앙의 행위입니다.
우리가 아직 완전한 회복을 보지 못했더라도,
감사는 이미 완성된 하나님의 약속을 미리 붙드는 믿음입니다.
그러므로 감사는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의 종말론적 찬양입니다.

 

감사는 결국 사랑의 언어입니다

감사는 사랑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사랑은 감사로 표현되고, 감사는 사랑을 깊게 만듭니다.
하나님께 대한 사랑은 감사를 낳고,
이웃에 대한 사랑은 감사를 나누게 합니다.
감사하는 사람은 미움보다 용서를,
비교보다 겸손을, 원망보다 평화를 택합니다.

감사는 인생의 모든 계절을 품는 언어입니다.
봄의 시작에도, 여름의 수고에도,
가을의 결실에도, 겨울의 침묵 속에도
감사는 여전히 우리 입술에 머물러야 합니다.
왜냐하면 감사는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신뢰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올해의 추수감사절,
우리는 풍성한 열매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감사는 결과가 아니라 관계에서 비롯되고,
형편이 아니라 믿음에서 자라납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영혼은 세상의 어떤 시련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편 136:1).
이 한 구절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믿음의 고백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는 신앙의 숨결이며,
하나님 나라를 미리 누리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자에게,
하나님은 오늘도 새로운 은혜의 계절을 열어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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