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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전서 3:8-12 묵상,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샤마임 202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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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유업으로 삼는 자의 공동체 삶

베드로전서 3장 8절부터 12절은 믿음의 공동체가 세상 속에서 어떤 삶의 원칙을 따라 살아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제시합니다. 믿는 자들의 삶은 단지 개인의 경건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향한 태도와, 세상을 향한 응답 속에 드러나야 합니다. 특별히 베드로는 구약의 시편 말씀을 인용하며, 복을 유업으로 삼는 자로서 악을 멀리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따르는 삶을 살도록 권면합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복음으로 말미암아 새롭게 된 자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식이며, 하나님의 눈과 귀가 항상 함께하시는 복된 길입니다.

믿는 자의 기본적 태도: 하나 됨과 공감

“마지막으로 말하노니 너희가 다 마음을 같이하며 동정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불쌍히 여기며 겸손하라”(벧전 3:8)

본문은 ‘마지막으로’라는 접속어 ‘τὸ δὲ τέλος(pas de telos)’로 시작합니다. 이는 베드로의 이전 권면들을 종합하여 결론적으로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먼저 ‘마음을 같이하며’는 헬라어 ‘ὁμόφρονες(homophrones)’로, 생각과 방향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같은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중심으로 하나의 마음을 이루는 영적 일치를 말합니다.

‘동정하며’는 ‘συμπαθεῖς(sympatheis)’로, 고통을 함께 느끼는 능력입니다. 단순한 감정적 연민이 아니라, 형제의 아픔과 기쁨에 함께 참여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이어 ‘형제를 사랑하며’는 ‘φιλάδελφοι(philadelphoi)’로, 공동체 안의 가족 같은 사랑을 의미합니다. 이는 조건 없는 애착, 믿음 안에서 맺어진 새로운 혈연적 유대감을 표현합니다.

‘불쌍히 여기며’는 ‘εὔσπλαγχνοι(eusplagchnoi)’로, 문자적으로는 ‘좋은 내장’을 가진 자, 즉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자비로운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겸손하라’는 ‘ταπεινόφρονες(tapeinophrones)’로, 낮은 마음, 곧 스스로를 높이지 않고 타인을 높이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는 성도의 삶의 근본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요소들로, 공동체 안에서의 진정한 일치와 사랑을 이루는 필수적 덕목입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3:9)

이 구절은 공동체 안과 밖의 관계를 모두 포함하여, 성도가 세상을 향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먼저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라’는 부정 명령은 인간의 본능적 보복심을 억제하라는 뜻입니다. ‘갚다’는 헬라어로 ‘ἀποδιδόντες(apodidontes)’는 원래 값을 돌려준다는 의미이며, 여기서는 앙갚음의 행위를 말합니다.

그러나 성도의 태도는 ‘도리어 복을 빌라’는 긍정 명령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복을 빈다’는 ‘εὐλογοῦντες(eulogountes)’는 ‘좋은 말로 말하다’, 즉 상대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선을 선언하는 언어를 의미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산상수훈(마태복음 5장)의 정신과도 연결되며, 그리스도인의 참된 증언은 말과 삶 모두에서 선을 향해야 한다는 권면입니다.

이렇게 사는 이유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입니다. 여기서 ‘이어받다’는 ‘κληρονομήσητε(kleronomēsēte)’는 유업을 물려받는 상속자의 위치를 가리키며, 성도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복을 유업으로 받기 위해 이 땅에서 복을 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복은 단지 최종적으로 받는 상급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심고 가꾸어야 하는 실재입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자의 말과 행실

“그러므로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 그 입술로 거짓을 말하지 말고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고 화평을 구하며 그것을 따르라”(벧전 3:10-11)

베드로는 시편 34편 12-16절의 말씀을 인용하여 복 있는 삶의 구체적인 태도를 제시합니다.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단지 장수나 평안을 바라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 참된 생명을 누리고자 하는 자를 가리킵니다.

먼저,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는 말의 절제가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악한 말, 즉 험담, 비난, 저주 등은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이며, 성도는 언어로 복을 나누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어 ‘입술로 거짓을 말하지 말고’라는 구절은 진실함의 중요성을 부각합니다. 거짓은 하나님의 성품과 어긋나는 것이며, 참된 복을 누리는 삶은 항상 진리를 향해 나아갑니다.

또한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라’는 능동적인 삶의 방향성을 요구합니다. 단지 악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선을 행하며 적극적인 의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화평을 구하며 그것을 따르라’는 명령은 평화를 위한 노력과 추구를 강조합니다. ‘따르라’는 헬라어 ‘διώξῃ(diōxē)’는 쫓다, 추격하다라는 의미로, 평화를 위한 열정적인 추구를 의미합니다. 성도는 화평의 도구가 되어야 하며, 갈등의 상황 속에서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주도적인 자리에 서야 합니다.

하나님의 눈과 귀는 의인을 향하시며

“주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의인의 간구에 기울이시되 주의 얼굴은 악행하는 자를 대하시느니라 하였느니라”(벧전 3:12)

이 구절은 성도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확신하게 합니다. ‘눈’과 ‘귀’는 하나님의 주권적 감찰과 응답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하나님은 단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의인의 삶을 주목하시고, 그들의 기도에 민감하게 응답하시는 인격적인 하나님이십니다.

‘주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라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의인의 삶을 바라보시며, 보호하시고 인도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의인’은 단지 죄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자, 즉 복음을 따라 의롭게 살아가는 성도를 의미합니다.

‘그의 귀는 의인의 간구에 기울이시되’라는 구절은 기도의 응답에 대한 확신을 줍니다. 하나님의 귀는 멀지 않으며, 정결한 심령으로 드리는 기도는 반드시 하나님의 응답 안에서 열매를 맺게 됩니다. 반면, ‘주의 얼굴은 악행하는 자를 대하시느니라’는 경고는, 하나님께서 악을 결코 눈감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대하시느니라’는 ‘ἐπὶ δὲ πρόσωπον(epi de prosōpon)’으로, 정면으로 마주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이 악한 자에게 피할 수 없이 임한다는 의미입니다.

결론

베드로전서 3장 8-12절은 믿음의 공동체가 세상 속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마음을 같이하고 동정하며 사랑과 자비, 겸손으로 하나 된 공동체를 이루며,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도리어 복을 빌며 살아가야 합니다. 혀를 절제하고, 선을 행하며, 평화를 추구하는 삶은 하나님의 복을 유업으로 받는 자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의인을 향해 눈과 귀를 여시며, 그들의 삶과 기도를 기뻐하시고 응답하십니다. 이러한 복된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베드로전서 3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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