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 리처드 보컴 외 / 신호섭 옮김 / 이레서원
삼 위 일 체
리처드 보컴 외 / 신호섭 옮김 / 이레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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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 리처드 보컴, 마이클 리브스 외/신호섭 | 출판사 : 도서출판 이레서원 판매가 : 27,000원 → 24,300원 (10.0%, 2,700↓) “기독교 신앙의 근간이며 핵심인 삼위일체 교리를 성경, 특별히 신약의 빛 아래서 주석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변호하는 무게 있는 책이다.” - 류호준 교수(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최고의 학자들이 참여한 이 책은 삼위일체론에 관한 가장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 문화랑 교수(고려신학대학원)삼위일체는 기독교 신학의 토대이다. 하지만 지금도 삼위일체가 성경적 교리가 아니며, 후대 교회가 만들어 낸 교리라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삼위일체 교리를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취해도 되고 버려도 되는 교리’ 정도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 저자들은 삼위 하나 …[더보기▶] |
성경을 읽는 최고의 방법이 무엇일까? 적지 않는 사람들이 물어온 질문이다. 답은 기이할 만큼 단순한데 ‘성경을 그냥 읽는 것’이다. 성경을 처음 통독할 때는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하는 것 같은 수많은 난관을 만난다. 다 읽고 나면 희미하게나마 맥락을 잡을 수 있지만 정확하게 역사의 지표를 잡아내기 힘들다. 그래서 성경을 1독 했다면 성경의 역사를 간략하게 기록한 개요서 한 권을 읽는다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좀 더 신학적으로 성경을 접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성경 각론서를 읽어 주는 것이 좋다. 5독까지는 성경 개론이나 총론에 해당하는 책을 읽으면 각 권에 말하는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그다음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어느 정도 성경을 파악한 후 쉽게 성경을 ‘다 안다’라고 착각해 버린다. 물론 신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나름 신학생보다 나아가서는 목사들보다 ‘훨씬’ 성경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한다. 가장 위험한 시기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 특히 신앙생활을 5년 이상 한 교인들이나 중직을 맡은 신자들의 경우 이곳에서 성경 읽기를 중단한다. 성경을 가장 많이 알고, 가장 익숙하고, 가장 성경이 쉽다고 느낀다. 그러나 진짜 성경 읽기는 이제 시작이다. 이때는 지금까지의 성경 읽기를 뛰어넘어, 아니면 확장시켜 풍성하며 깊이 있는 성경 읽기를 시작해야 한다. 이것을 주제별 성경 읽기 또는 특별한 관점으로 성경 읽기 방식이다. 예를 들어 팔머 로벗슨이 쓴 <언약이란 무엇인가?>(그리심)라는 책처럼, 언약이란 관점에서 성경을 읽는다. 번 포이트레스는 <하나님 중심의 성경 해석학>(이레서원)이란 책에서 성경을 ‘하나님 중심’으로 읽기를 권한다. 그 외에도 사랑이나 헌신, 믿음이나 여행, 나그네와 소외된 자들이란 주제들로 성경 읽을 수 있다. 예전에 필자가 가장 좋아했던 주제 중의 하나는 ‘족보’이다. 성경에 나타난 족보를 읽고 정리하고 연구하여 족보가 가진 신학적 특징들과 하나님의 섭리를 더불어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관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성경을 ‘삼위일체론’이란 관점에서 읽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시도하고 싶었던 주제이긴 하지만 긴급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오랫동안 묵혀둔 주제이다. 그런데 멋진 한 권의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것이다. 이 책은 삼위일체론적 관점에서 성경읽기가 무엇인지 잘 제시한 명작이다. 삼위일체 교리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삼위일체론 관점에서 성경 읽기가 무엇인지 잘 보여 준다.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이 책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적 성경읽기가 무엇인지 몇 가지의 주제들을 찾아보자.
삼위일체론적 성경 읽기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생각해볼 주제는 삼위일체론적 성경읽기란 무엇인가이다. 이 책을 직접 읽는다면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먼저 개념을 정리하고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혹자는 ‘삼위일체는 성경에 없다’고 확신할 뿐 아니라, 삼위일체를 언급하는 이들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운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에서 시작한다. 삼위일체는 과연 성경과 아무 상관이 없는 후대에 만들어진 교리에 불과할 것인가? 이 책은 ‘삼위일체 교리가 성경의 사상으로부터 합법적으로 또한 필연적으로 흘러나온다는 것‘(17쪽)을 전제한다. 즉 비록 성경에 삼위일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성경은 이미 삼위일체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일까? 먼저는 ‘삼위일체적으로 해석할 것을 요구하는 성경 본문, 특별히 구약 성경보다 삼위일체 교리가 훨씬 더 충분히 계시되어 있는 신약 본문에 충실한 주해를 보여 주는 것’(17쪽)이다. 또한 ‘삼위일체가 성경에 기초해 있으며(제1부), 삼위일체 교리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중대한 문제가 된다는 것(제2부)’을 드러내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성경은 이미 삼위일체론적으로 기록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삼위일체론적으로 읽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또한 삼위일체론적으로 살아가도록 촉구한다는 점이다.
1부에서는 ‘신약의 근거’라는 제목으로 네 복음서를 중심으로 삼위일체론적 성경 읽기를 시도한다. 8장에서는 요한계시록을 살피면서 다니엘서의 영향을 탐색한다. 첫 장인 ‘삼위일체와 마태복음’에서 브랜드 D. 크로는 ‘세 위격 간의 놀라운 연합’(41쪽)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마태복음의 절정인 지상명령(28:18-20)에서 ‘마태복음뿐만 아니라 전체 신약 성경에서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서로 뚜렷하게 협력하심에 대한 가장 명백한 본문’(43쪽)으로 평한다. 다니엘 요한손은 마가복음 속에 나타난 삼위일체를 살피면서 마가복음이 구약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바람과 바다를 잠잠케하신 예수님(4장)을 논하면서 예수가 곧 하나님이심을 유대인들을 알았다고 증언한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의 견해에 따르면 자기 자신이 하나님과 동등한 신성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라는 증거를 <마카비 2서>가 제공한다.”(59쪽)
마가뿐 아니라 신약의 저자들은 유대인들의 정서를 충분히 알았고, 그 바탕 위에서 복음서를 기록한 것이다. 신약은 구약이라는 지반 위에 세워진 건물이다. 지반 없이 건물은 세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반이 전부가 아니다. 지반은 건물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에서 신약의 삼위일체는 구약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구약(성경)은 삼위일체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1부의 9장은 1부의 마지막 장이자 결론이다. 이곳에서는 삼위일체론적 성경읽기의 근거를 논한다. 저자인 마크 S. 지그닐리아트는 구약에 나타난 야훼의 개념을 살핀 다음 ‘구약 자체의 제시는 신실한 독자로 하여금 이러한 해석적 결론(즉 삼위일체론적 성경읽기-필자 주)에 이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252쪽)고 말한다. 유일신으로 믿는 구약의 야훼는 종종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천사로 나타난다. 어떤 곳은 천사인지 야훼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지그닐리아트는 구약의 야훼를 ‘한 분이시며 여러분’(244쪽)으로 소개한다. 이처럼 구약은 이미 삼위일체를 명시하고 있다.
삼위일체론적 삶은 무엇인가?
2부는 삼위일체와 삶을 다룬다. 서문에서 ‘삼위일체가 실제적인 교리로서의 적실성이 없다는 비난’(17쪽)을 암시적으로 다룬다. 종종 ‘교리와 삶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를 고민한다. 교리는 단지 하나님에 대한 정보가 아니다. 교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명료하게 정리한 것이라면 생명력을 지녀야 한다. 삶으로 드러나지 않는 진리는 거짓이다. 잠언은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이며(잠 1:7), 주님의 말씀이 곧 지혜가 아니던가. 교리는 하나님의 말씀이며, 말씀은 삶으로 드러나야 한다. 삶과 괴리(乖離)된 교리는 죽은 것이다. 2부는 삼위일체가 믿음 생활과 얼마나 긴밀한가를 다룬다. 삼위일체와 신비, 기도, 계시, 예배, 설교 등을 다룬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결코 교리, 특히 삼위일체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역설한다.
14장인 ‘삼위일체와 설교’를 유의하여 읽었다. 저자인 마이클 리브스는 설교에 대해 ‘의심의 여지없이 삼위일체적 활동’(349쪽)으로 못 박는다. 나아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자체가 삼위일체의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믿는 일과 관계된다고 확신한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해석하여 풀어내는 ‘말씀 사역’이다. 사도들이 구제를 집사를 선출에 위임한 것도 말씀 사역을 위해서다. 설교, 즉 가르치는 사역은 목회자의 가장 중대한 임무이다. 설교의 전제는 ‘말씀하시는 하나님’(351쪽)이다.
“인간 설교자들은 스스로 선포하거나 가르치려는 의지나 능력이 없는 하나님에게 고용된 것이 아니다. 설교는 하나님의 이 정체성의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자신이 들은 것을 말씀하시는 성령님은 설교자들이 그의 아들에 대한 하나님 자신의 선포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신다. 그리스도를 설교하는 것은 하나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일이다.”(351쪽)
설교는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예표하는 행위이자, 하나님께 받은 소명이기도 하다. 그리스도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분이다. 말씀은 ‘성령의 능력 안에서, 아버지로부터’(355쪽) 나오며, ‘사람의 입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359쪽)신다.
칼 R. 트루먼은 ‘삼위일체와 기도’를 다루면서 ‘건강하고 힘 있는 기도 생활은 상당 부분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의해 좌우된다’(273쪽)고 강조한다. 상식적으로 기도는 성부 하나님께 한다. 기도를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한다. 이것은 그리스도가 유일한 중보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도는 성령의 힘으로 한다. 트루먼은 로마서 8장을 언급하며 성령의 사역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바울은 성령이 직접 하나님께 기도한다고 소개한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롬 8:26-27)
삼위일체 교리는 난해하고 사변적인 억지가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으며, 믿음과 경건한 삶의 전제이자 기초이다. 마크 D. 톰슨은 삼위일체와 계시를 다루면서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만 우리는 참되게 하나님을 알 수 있다’(316쪽)고 못 박는다. 하나님의 작정은 아들 그리스도를 통해 말씀하시고 보여 진다. 성령은 계시를 알게 하고 깨닫게 하신다. 성도의 삶은 의식하든 하지 않든 삼위일체적이어야 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나가면서
이 책은 명저이다. 개론적이면서도 심오하다. 13명이란 공동저자가 ‘삼위일체’란 주제로 서술해 나가는데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다양한 서술 방식과 관점의 미미한 차이들은 모호함이 아닌 풍성함을 선물한다. 조직신학으로 배운 삼위일체와는 사뭇 느낌이 다른다. 성경 읽기의 신선함과 즐거움을 선물한다. 특히 목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삼위일체론적 성경 읽기가 얼마나 유익한가를 보여준다. 필자는 브라이언 S. 로즈언이 바울과 삼위일체를 소개하면 마친 글로 이 책의 소개를 마무리 하려고 한다. 이 보다 더 멋지게 이 책을 명징하게 보여준 문장은 없다.
“복음을 전하며 신자들에게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가고 행동할 것인지를 교훈해야 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요 사도로서의 소명에 충실한 바울은 필연적으로 삼위 하나님 교리를 깊이 있게 추구한다. ... 바울은 목회적 사안을 다룰 때, 한 분 하나님을 구성하는, 신적 정체성을 가지신 세 분, 곧 하나님과 그리스도와 성령의 연합되고 협동적인 사역을 언급할 수밖에 없다.”(158쪽)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삼위일체 교리를 전제하지 않는 믿음과 경건은 불가능하다.
[이 책은 이레서원에서 출간된 리처드 보컴 외 12명이 공동저술한 <삼위일체>를 서평한 것입니다. 이레서원에서 책을 제공받았으며,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나 어느 곳에 옮겨 가셔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 필자에게 허락을 맡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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