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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식물] 로뎀나무(대싸리, White Broom)

샤마임 2019.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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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성경의 식물] 로뎀나무(대싸리, White Broom)

 

 

1. 용어

 

로뎀은 히브리어 로템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구약에 4번 사용되었다. 다른 나무에 비해 극히 빈도수가 낮음에도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이유는 엘리야가 죽기를 구했던 장소이기 때문이다.(왕상 19:4,5) 우리는 로뎀나무를 가시나무로 알지만 가시나무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명아주과의 1년생 식물이다. 잎은 바늘처럼 뾰족하고 가지사 무성하다. 줄기를 자라서 비(빗자루)로 사용한다. 그러나 성경의 대싸리와 동일한 식물은 아니다. 성경에 나오는 로뎀(로템)은 좀 더 크고, 잎이 날카롭다. 영어는 White Broom로 번역한다.(Retama raetam) 장미목 콩과의 낙엽활엽관목이다. 지중해 동남부가 원산지다. 팔레스타인 사하라사막, 아라비아 지역에서 많이 자란다.

 

로뎀나무꽃

 

가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많지 않다. 최근 들어 로뎀나무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면서 그늘이 전혀 없는 약1m 남짓의 작은 대싸리 수준으로 이해하지만 사실은 3m까지 자라는 약간 관목에 해당한다. 종종 로뎀나무와 떨기나무를 동종으로 보지만 약간 다르다. 욥기 30:4에 의하면 떨기나무와 대싸리가 반복되어 사용된다. 히브리어는 서로 다른 단어이다. 아마도 떨기나무와 대싸리(로템)나무는 거의 비슷한 종류인 것으로 보인다. 하얀 꽃이 피며, 잎이 떨어지면 빗자루로 재료로 사용된다. 광야에서 종종 발견되는 흔한 나무이다.

 

2. 성경 속 로뎀나무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를 죽였지만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세벨의 분노를 피해 남쪽으로 도망한다. 그러나 엄밀하게 도망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 소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브엘세바에서 하룻길 되는 광야로 더 들어간다. 죽기를 구하며 로뎀나무 아래 앉는다. 오늘날에도 이 지역에서 로뎀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

 

하갈과 관목 덤불

창세기 21장에 하갈이 아브라함의 집에서 쫓겨나 광야에 헤매는 장면이 나온다. 아브라함의 백세에 낳은 아들 이삭을 이스마엘이 희롱하는 것을 본 사라가 아브라함에게 말해 쫓아낸 사건이다. 두 번째 추방이며, 영원한 추방이다. 이때 하갈은 15쯤 되는 이스마엘을 데라고 광야로 나간다. 집에서 가져온 물이 모두 떨어지자 죽기를 결심한다. 어린 이스마엘을 관목 덤불 아래에 두고 하살 한 바탕 거리로 떨어져 이스마엘을 향해 마주 앉아 통곡한다.

 

  • [창세기 21:15-16] 15 가죽부대의 물이 떨어진지라 그 자식을 관목덤불 아래에 두고 16 이르되 아이가 죽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겠다 하고 화살 한 바탕 거리 떨어져 마주 앉아 바라보며 소리 내어 우니

 

이곳에서 사용된 ‘관목 덤불’은 ‘이쉬하(חיש)’라는 단어로 ‘로템’이 아니다. 개역한글에서는 ‘떨기나무’로 번역했고, 쉬운 성경은 ‘어떤 작은 나무’로 번역했다. 성경에서 ‘이쉬하’라는 단어는 창 2:5; 21:15, 욥 30:4,7에서 네 번 사용되었다. 나무는 정확히 동일하지 않지만 맥락상 떨기나무와 로뎀나무는 전혀 다른 의미의 나무는 아니다. 그러나 로뎀에 비해 이쉬하는 좀 더 크고 잎이 많으며, 많은 그늘을 제공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갈 스토리에 나오는 떨기나무로 번역되 이쉬하, 이쉬하는 로뎀나무보다 크고 그늘도 많다.

 

엘리야의 절망스런 통곡

  • [왕상 19:1-5] 1 아합이 엘리야가 행한 모든 일과 그가 어떻게 모든 선지자를 칼로 죽였는지를 이세벨에게 말하니 2 이세벨이 사신을 엘리야에게 보내어 이르되 내가 내일 이맘때에는 반드시 네 생명을 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생명과 같게 하리라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신들이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림이 마땅하니라 한지라 3 그가 이 형편을 보고 일어나 자기의 생명을 위해 도망하여 유다에 속한 브엘세바에 이르러 자기의 사환을 그곳에 머물게 하고 4 자기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5 로뎀 나무 아래에 누워 자더니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

 

하갈이 대성통곡한 곳도 브엘세바 광야이다.(창 21:14)이다. 엘리야가 이세벨을 피해 도망간 곳도 브엘세바이다. 이곳은 야곱이 요셉을 만나기 위해 가나안을 떠날 때 머물러 하나님께 기도했던 곳이다.(창 46:1) 야곱이 이곳에서 희생의 제사를 드린 이유는 무엇일까? 아브라함 때에 들었던 흉년이 이삭의 시대에 다시 일어난다. 그때 이삭은 블레셋으로 들어간다. 성경에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창세기 26:2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명하신다. 아마도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애굽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블레셋으로 간 후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진 것을 볼 때,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블레셋이 애굽과 같다는 것, 다른 하나는 블레셋에서 다시 애굽으로 내려갈 계획이 이삭에게 있었을 가능성이다. 어쨌든 하나님은 족장들이 애굽으로 내려가는 것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셨음이 이삭의 때에 명확해진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야곱이 애굽으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되자 두려웠던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기근이 심할 때이다. 브엘세바는 가나안의 끝, 약속의 땅을 벗어나는 경계지점이었던 것이다.

 

 

 

엘리야가 브엘세바 간 의미는 족장들이 가진 브엘세바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즉 브엘세바를 벗어난다는 것은 약속의 땅을 벗어나는 것을 의미했다. 엘리야는 브엘세바에서 하갈처럼 갈등했다. 야곱처럼 하나님의 약속의 땅에 대한 의미를 찾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 엄밀하게 엘리야는 이세벨 때문에 도망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소명의 자리, 곧 가나안에서 도망갔던 것은 분명하다. 하늘에서 비가 그쳐도, 하늘에서 불이 내려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백성들, 소망 없는 이스라엘을 보며 그만 포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엘리야는 로뎀나무에 자신의 고개를 처박고 울부짖는다. 그늘이 거의 없는, 잎이 가시와 같아 불편한 자리에서 하나님께 자신을 죽여 달라고 기도한 것이다.

 

엘리야의 신세는 광양의 로뎀나무처럼 별다른 가치도 없고, 땔감으로 사용되는 무가치한 인생이 되고 말았다. 엘리야는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절망의 순간, 그 자리에 그는 로뎀나무 아래 있었던 것이다.

 

욥의 로뎀나무 뿌리

 

  • 욥 30:4 떨기나무 가운데에서 짠 나물을 꺾으며 대싸리 뿌리로 먹을거리를 삼느니라

 

욥기 30:4에서는 ‘대싸리 뿌리로 식물을 삼느니라’고 기록된다. 대싸리가 또한 로뎀나무라는 것을 알기는 쉽지 않다. 대싸리 뿌리로 식물을 삼는다는 말은 이 로뎀나무 뿌리를 우리들이 칡뿌리 먹듯이 먹는 것이 아니다. 그 뿌리로 숯을 만들어 그것을 팔아먹을 것을 마련했다. 대싸리나무의 뿌리는 매우 단단해 숯으로 만들기 적합하다. 그런데 팔아서 먹을거리를 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싸리 뿌리를 먹는다면 심각한 기근을 말하는 것이다.

 

베두윈 사람은 로뎀나무로 숯을 만든다. 시편 120:4을 보면 '로뎀나무 숯불이란 표현이 있다. 로뎀나무의 잎은 미네랄 풍부해 쓰지만 중요한 식물이다. 로뎀나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덤불’로 표현한다.

 
  • 시 120:4, 사 14:23
  • 시편 120:4 장사의 날카로운 화살과 로뎀 나무 숯불이리로다
 

[묵상] 로뎀나무 아래서

구약의 선지자를 대표하는 엘리야는 로뎀나무 아래 있습니다. 이스라엘 전역이 바알 숭배에 빠지고 타락의 길을 걸을 때 홀로 여호와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엘리야의 기도는 힘이 있어 하늘의 닫고 열었습니다. 바울의 본거지인 갈멜산 정산에서 바울의 제사장들과 대결하는 용맹한 선지자였습니다. 하늘에서 불을 내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습니다. 아무도 여호와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실망했고, 억울했고, 소명에 회의를 느꼈습니다.

 

이스라엘의 남단 끝, 브엘세바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광야이고 절망의 장소입니다. 제대로 된 그늘도 만들지 못하는 로뎀나무 아래 앉았습니다. 며칠을 굶었지만 허기를 느끼지 못했다. 육체의 허기보다 더 강렬한, 영혼의 허기가 그를 압도해 버린 것입니다. 그는 기도합니다.

 

이제 끝났습니다. 저의 목숨과 생명과 모든 힘을 다해도 이스라엘은 여호와께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나님, 실수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왜 불렀습니까? 이렇게까지 당신을 위해 헌신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지만 어느 누구도 저의 이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 제가 당신의 이름으로 가진 선지자인 것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당신은 저를 당신의 말씀을 전하는 자로 불렀는지 모르지만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제 저를 죽여주십시오.

 

천사가 찾아와 그를 위로합니다.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줍니다. 그리고 엘리야에게 일어나 힘을 얻어 네가 가야 할 길을 가라고 말합니다. 엘리야는 일어나 시내산으로 가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그가 행해야 할 것을 일러 줍니다. 역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눈에 모든 것이 불안하고 절망스러워 보여도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역사를 주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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