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별설교] 고린도후서 2장 그리스도의 향기
[장별설교] 고린도후서 2장 그리스도의 향기
가끔을 집의 고장 난 부분을 고치려다 아예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은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시작한 일이 온 집을 다 뒤집어 놓고야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고린도교회가 그런 곳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물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들은 위로도하고 책망도 하면서 문제들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고린도전서를 기록한 후 고린도교회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건은 생각한 것보다 너무나 심각했고, 바울을 온갖 멸시와 조롱을 받고 고린도교회에서 쫓겨 나오다시피 나와야했습니다. 바울은 어디로 가아할지 길을 잃었습니다. 현재의 거처는 너무나 불안하고, 남겨둔 고린도교회는 자신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습니다. 지금 발을 딛고 있는 이곳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깊은 어둠이 바울을 덮었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다시 본질, 즉 십자가와 부활의 주님께 돌아갑니다. 그리고 위로하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그것이 바로 지난 번에 나누었던 1:1-11절까지의 내용입니다. 2장은 용서에 관한 것입니다. 2장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1:23-2:4 고린도에 가지 않는 이유
2. 2:5-11 용서를 권하는 바울
3. 12-17 그리스도의 향기
1. 1:23-2:4 고린도에 가지 않는 이유
고린도교회에서 나온 바울은 암담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는 즉시 펜을 들어 다시 편지를 보냅니다. 2:4에 의하면 이 편지의 별명은 ‘눈물의 편지’입니다. 교회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아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바울은 이 편지를 통해 고린도교회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를 말했습니다. 또한 4절 말씀의 표현대로 ‘오직 내가 너희를 향하여 넘치는 사랑이 있음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함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의 의도하지 않고 바울의 편지는 고린도교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고린도교회 성도들로 하여금 놀라운 각성을 일으키는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회개와 각성이 교회 가운데 강력하게 일어났고, 죄인들을 추방하고 교회를 정결케하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고, 마음이 무너져 내리게 되었습니다. 바울은 그들이 다칠 것 같아 고린도교회에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1:23)
가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1:24에 표현대로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믿음에 섰’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기대한 것보다 더 큰 믿음의 운동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교회가 열심히 잘 하고 있는 데 바울이 굳이 나서서 참견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스스로 겸비할 수 있도록 그들을 지켜보고 기도만 해 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1:24절 전반부에 표현된 ‘너희 믿음을 주관하려는 것이 아니요’의 뜻입니다.
교회에서 행하는 징계는 잘못은 지적하고 벌 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비록 그런 의미가 담겨있기는 하지만 목적은 징계 자체가 아니라 성도를 세우는 것입니다. 만약 성도를 세우지 못한다면 징계는 잘못된 것입니다. 조석민교수는 본문을 주해하면서 의미 심장한 표현을 합니다.
-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사랑의 눈물을 쏟아 낸다. 사랑은 눈물을 마시며 성장한다. 하지만 사랑의 눈물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복음 사역자는 사랑의 눈물이 항상 마르지 않아야 한다.”
참으로 맞는 말이 아닙니까? 사역자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기술과 정보가 아닙니다. 성도들을 향한 눈물이 필요합니다. 성도들의 죄를 보고 자신의 죄처럼 생각하며 가슴 아파 해야 하고, 성도의 슬픔과 고통을 보며 함께 아파하고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성도들은 자신의 자녀처럼 생각하며 하나님 앞에 거룩하고 순결하게 살아가도록 부모의 마음으로 양육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래서 톰 라이트라는 학자는 교회에 정말 필요한 능력은 ‘사랑의 능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2. 2:5-11 용서를 권하는 바울
바울은 그들을 용서합니다. 그들이 교회를 근심하게 하고 고통에 빠뜨렸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고 말합니다.(6절) 그러나 이제는 ‘그들을 용서하고 위로’(7절)하라고 말합니다. 8절에서는 ‘그들에게 사랑을 나타내라’고 권면합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5절에 보니 죄를 짓는 사람들은 ‘너희 모두를 근심하게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교회는 각자 객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몸으로 연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을 용서함으로 다시 연합해야 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죄를 짓고 실수 했다면 당연히 엄히 책망하고 징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실족하고 넘어질만큼 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도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산 하나님의 백성이며,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된 교회의 지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중요한 원리 중의 하나는 ‘함께’입니다. 이 ‘함께’가 사라지고 혼자만 남게 된다면 교회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몸도 아니고, 하나님의 백성들도 아닙니다. 다시 고린도전서 12:26로 돌아가 봅시다. 교회를 몸의 비유로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 고전 12:26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의 본질적인 상호 연합을 전제’하며, ‘가족처럼 우리의 운명은 불가피하게 얽혀 있’습니다. 어떻게 자신의 몸을 죽이기까지 징계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면 용서하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해야 사탄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게 됩니다. 11절에서 바울은 용서함으로 우리가 사탄에게 속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가끔은 교회가 거룩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다른 사람의 죄를 끊임없이 지적하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교회가 분란이 일어나고 큰 다툼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사단이 노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문제와 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그 배후에는 반드시 사단이 음흉하게 노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사단의 틈을 타서 교회를 무너뜨리려 할 것입니다.
3. 12-17 그리스도의 향기
바울은 이제 마지막으로 세 번째 주제로 넘어갑니다. 그것은 자신의 사역에 대한 간략한 소개입니다. 드로아에서 디도를 만나지 못함으로 마음이 힘들어 마케도냐로 갔습니다.(13절) 14-16절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후각적 감각을 통하여 복음을 소개합니다. 14절에서는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로 표현하고, 15절에서는 ‘그리스도의 향기’로 표현합니다. 16절에서는 이것들이 어떤 이에게는 ‘사망에 이르는 냄새’가 되고, 어떤 이들에게는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바울이 말하는 ‘냄새’ 또는 ‘향기’는 무엇을 말할까요? 톰 라이트는 ‘자신이 복음을 전할 때, 희생 제물이나 향 냄새처럼 예배 중에 하나님께 상달되고 주위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임재를 알리는 효과를 낳는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이 냄새와 향기를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 복음이 어떻게 사망과 생명을 가르는 기준이 될까요? 그것은 복음이 갖는 종말론적 특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복음을 듣고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바로 영생을 얻게 됩니다. 즉 영원한 생명이 현재 그의 삶과 영혼을 압도해 버립니다. 그는 나중에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서 영생을 살아가는 존재가 됩니다. 찰나의 시간을 살아가는 성도들 안에 영원이 충만하게 거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의 신비(神祕)이자 역설(逆說)입니다.
17절은 앞 절들과 부조화를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엄중한 경고에 속합니다. 복음이 사람들의 죽음과 생명을 가르는 대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음은 혼잡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고린도교회 안에 복음을 혼잡하게 하는 이들이 존재한 것이 분명합니다. 바울은 자신이 받은 복음은 혼잡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명징하게 드러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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