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목사 추천도서(2018년)
정현욱목사 추천도서(2018년)
[이 글은 크리스천투데이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8년 동안 기독교 출간 도서 중에서 열권의 책을 추천합니다.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었고, 양서들이 많았지만 직접 읽지 않거나 내용을 모르는 책은 선정에서 제외했습니다.
칼뱅은 정말 제네바의 학살자인가?
정요한 / 세움북스
짧지만 강력한 책이었습니다. 그동안 칼빈이 살인자라는 오명을 벗겨낸 역작입니다. 역사적 1차 문헌에 천착하여 명료하고 분명하게 논지를 펼쳐 나갑니다. 아마도 읽게 된다면 예리한 논리와 명백한 근거로 인해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게 될 것입니다. 칼빈은 학살자가 아니라 말씀의 선포자였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 서구 사상과 문화의 부흥과 쇠퇴
프란시스 쉐퍼 / 생명의말씀사
이 책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는 명불허전입니다. 이십년 전 읽을 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유용하고 긴요합니다.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인지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왜 교회가 무너지지 않은지를 설명해 나갑니다.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 - 인간의 사고 영역에서 벌어지는 영적 싸움의 역사
존 프레임 / 생명의말씀사
존 프레임은 보수신학의 거장입니다. 변하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철학과 신학의 역사를 통찰합니다. 그러나 사회참여에 관한 내용이 빈약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도스토옙스키, 지옥으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한 신학
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 / 포이에마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책입니다. 신정통주의라는 미묘한 긴장이 저와 저자 사이에 흐르기는 하지만 탁월한 책입니다. 문학의 힘이 무엇인지, 왜 성경이 서사로 기록되어야만 했는가를 이 책을 통해 맛볼 수 있었습니다.
랍비 예수
로이스 티어베르그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이 책이 전혀 독특한 것은 아닙니다. 성경을 유대적 관점에서 읽어 내려는 노력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성경 자체를 삶의 맥락 속에서 읽도록 요청한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유용합니다. 다시 예수님의 공생애 시간으로 돌아가 사도들처럼 함께 삶을 나누는 여정 속에서 진리를 맛보도록 인도합니다.
마크 존스의 선행과 상급
마크 존스 / 이레서원
아마도 올해 출간된 책 중에서 가장 도발적인 책이라 생각합니다. 상급론에 대핸 논의는 성경의 역사만큼 오래 되었지만 종교개혁 이후, 아니 청교도 시대 이후 상급은 ‘없다’로 편중되었습니다. 그러나 마크 존스는 성경을 조목조목 분석하면서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내용이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럼 이 책을 읽어 보십시오. 더불어 C. S. 루이스의 <영광의 무게>도 함께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
로완 윌리엄스 / 비아
작년 겨울, 로완 윌리엄스의 <삶을 선택하라>를 읽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성육신에 대한 설교인데 교리가 아닌 서사적 설교 기법을 사용합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심판이란 주제로 복음이 갖는 독특성과 절대성을 그만의 관점으로 서술해 나갑니다.
피터 리더만 / 대장간
2차적 자료에만 의존해 아나뱁티스트를 배웠습니다. 용어도 다양하여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파입니다. 가장 진보적이고 혁명적 관점에서 성경을 따르고자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권력과 유아세례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도 이곳에서 상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왜 핍박을 받아야만 했는지 이 책은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번 포이트레스 / 이레서원
제목만큼 내용도 흥미로운 책입니다. 최근의 성경 읽기는 ‘문학적’ 또는 ‘하나님 나라’ 중심의 성경 읽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하나님’ 자체로 성성경을 읽어 가도록 도와줍니다. 다 읽고 나면 ‘신론’이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성경을 풍성하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한국교회, 인문주의에서 답을 찾다
배덕만 / 대장간
강의를 묶은 소책자입니다. 해박한 저자의 지식과 맛깔스런 글솜씨가 술술 읽히게 합니다. 종교개혁과 인문주의에 관련된 수많은 책이 있지만, 이 책을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수백편의 논문과 책을 가장 중요한 부분만 골라 요약한 것처럼 짧지만 명쾌한 책입니다.
열권을 모두 선정하고 나니 올해는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회를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목사가 아닌 직장인으로서의 생활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웁니다. 책이란 기묘하여 상황이 바뀌면 책을 보는 관점도 달라집니다. 올해는 일반 서적을 많이 읽었습니다. 기독교 서적이 담지 못한 오묘한 하나님의 진리와 영광을 담아내고 있는 책도 적지 않습니다. 책은 인간의 지문이기도 하지만, 인간 속에 담아둔 ‘하나님의 형상’즉 하나님의 지문입니다. 책을 통해 나를 보고, 하나님을 기억한다면 그처럼 좋은 독서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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