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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통찰 안명준 / 외 45인 / 세움북스

샤마임 2020.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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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통찰

안명준 외 45인 / 세움북스

다급하다. 서두르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도 코로나 이후 주일 예배 참석하는 인원이 거의 절반이 줄었다. 코로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코로나를 빌미로 교회에 나오지 않는 성도도 있고, 교회를 옮긴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온라인 예배가 활성화 되면서 기존 오프라인교회의 이탈이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교회는 아직도 안일하게 코로나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그들은 ‘언젠가는 괜찮아 지겠지’라는 단순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제 다시 시대의 석학들에게 코로나 상황 속에서 교회가 어디로 가야하고, 어떻게 준비해야할 것인가를 주의 깊게 물어야 한다.

이번에 출간된 『교회 통찰』은 그 이전의 책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출판사들은 코로나 시대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담아낸 책들을 적지 않게 출간했다. 올 3월에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된 황을호의 <대유행병과 기독교>를 시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아마도 코로나 관련 책 제목을 일렬로 나열해도 족히 한 페이지는 넘을 것이다. 그런데도 코로나 관련 서적들은 '더' 그리고 '계속' 출간되어야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팬더믹 시대 속에서 교회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논의하고 숙고할 때 바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교회 통찰』은 그러한 맥락 속에 있는 동시에 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기꺼이 환영한다.

이 책은 46명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코로나 속에서 교회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450쪽에 넘어가는 게 얇지도 가볍지도 않은 분량이다. 크게 6장으로 분류했으며, 각 주제에 맞게 기고한 형태를 취한다. 필자가 보기에 출판하기 위해 진지한 토론이나 숙고를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일관성이 결여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크게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먼저는 단기간에 원고가 작성되었고, 아직도 다양한 관점에서 코로나와 그 시대를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합의된 논의’보다는 다양성이 더 중요한 시기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이 책은 다른 기존의 책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두 번째는 조직신학자와 성경 신학자, 교회 역사 전문가들의 관점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할 거리가 많다. 최근 들어 정부의 교회 ‘개입’에 대해 논쟁이 뜨겁다. 아무리 팬더믹 시대라도 할지라도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가. 한쪽에서는 엄연해 ‘침해’ ‘억압’ ‘핍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정부를 실랄하게 비판한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잘 협조하여 팬더믹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보인다. 두 극단의 주장은 이 책 안에서도 미묘하게 스며들어 있다. 이러한 긴장들은 교회 역사 속에서 살필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박응규의 경우는 한국 초기 선교사들의 행적을 살피면서 전염병을 어떻게 대처했는가의 실례를 보여준다. 전염병을 피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전쟁과 기근으로 고통 속에 있는 자들을 위해 희생하며 그들을 전심을 다하여 섬겼’(247쪽)다. 김호욱 역시 소외 받는 자의 친구로 살았던 선교사들의 일화를 들려준다. 

이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진행 중인 팬더믹 시대 속에서 교회가 무엇이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는 고민하도록 이끌어 준다. 특히 3장 ‘교회사의 거울로 보기’에서는 종교개혁 시대와 현시대를 비교하고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1~4장이 원론적 이론에 가깝다면 5장은 실용적 성향이 많다. 다만 필자들 스스로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의외로 연세들이 많으신 분들이다. 즉 젊은 세대의 관점이 거의 스며있지 않는 비현실적 논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은 안타깝다. 물로 저자들의 의견이 틀렸다거나 불필요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부분의 견해가 연로하기에 시대적 흐름을 ‘연로한 관점’으로 무리하게 읽어내려는 시도들이 아쉽다는 것이다. 만약 이 책의 한 장이 20대에서 40대 초반까지의 젊은 목회자나 청년들의 견해가 들어가 있다면 최고의 조합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부분은 읽는 내내 아쉬웠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샬롬나비 상임대표로 있는 김영한의 총론이다. 이 부분은 과감하게 삭제해야 한다고 믿는다. 글은 전반적으로 극보수의 성향이 짙다. 또한 ‘우한 폐렴’이란 단어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그의 성향이 책 전반에 부정적인 느낌이 들도록 유발한다. 코로나 발병 초기에 세계는 ‘우한 폐렴’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로 사용하도록 정식명칭을 공개했다. CO는 코로나(CORONA)이고, VI는 바이러스(VIRUS)를, D는 질병(disease)을 뜻한다. 왜 ‘우한 폐렴’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WHO는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WHO는 2015년 감염성 질환 작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곳에서 질병으로 이름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들을 발표했다. 그곳에는 지리상 장소나, 도시, 국가, 지방, 대륙, 사람 이름, 동물, 음식 이름, 문화 인구, 산업, 공포 조장 단어들이 포함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지어진 질병 이름에 대해서는 소급적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우한 폐렴이란 단어가 사용될 때 질병에 중국에 한정되어 중국 외의 사람들에게 감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 또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사람들이 질병을 전염시킨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혐오와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아시아에 대한 아시아계 사람들에게 대한 혐오와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상당히 매력적인 책임에도 필자는 김영한의 총론에서 심각한 우려와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우한 폐렴’이란 단어 사용은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 오류이며, 이 책의 치명적 오류다.

그럼에도 이 책은 여전히 반드시 읽어야할 중요한 교회통찰을 제공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코로나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고민하도록 돕는다. 교회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기꺼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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