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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어떻게 신앙을 더 깊게 만드는가 / 이정일 / 예책

샤마임 202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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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어떻게 신앙을 더 깊게 만드는가

이정일 / 예책



 

[갓피플몰] 문학은 어떻게 신앙을 더 깊게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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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렌즈다. 삶을 조명하고, 종교가 규명하지 못한 실존을 해석한다. 토라의 대부분이 교리가 아닌 스토리라는 점은 삶은 삶으로 해석하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 최근 들어 기독교와 인문학이 조우(遭遇)하고 있다. 한스 W.프라이의 <성경의 서사성 상실>을 대입 시키지 않더라고 현대교회는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 ‘서사’를 상실했다. 성경의 서사성 상실은 교리와 교조주의적 성향을 진리인 것처럼 왜곡시켰다. 삶은 삶으로 해석된다. 예수는 진리를 설파하실 때 언제나 삶의 맥락을 놓치지 않았다. 

‘시와 소설과 그리스도인’ 범상치 않는 구절이 호기심을 유발했다. 책이 손에 들렸을 때 과도한 호기심 탓에 단숨에 읽었다. 하지만 글로 옮겨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먼저는 의외로 깊었다. 또한 기존에 ‘인문학’이란 단어를 언급한 기독교 서적과는 차이가 상당했다. ‘기독교 인문학’이란 용어 자체가 있기 전, ‘기독교 문학’이란 논쟁이 있었다. 기독교와 문학이 공존할 수 있는가? 공존할 수 있다면 기독교와 문학은 어떤 관계이며,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가? 등의 난제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90년대 초반에 번역 출간된 리런드 라이켄의 <기독교와 문학>은 기독교와 문학의 관계를 정리한 중요한 책이었다. 큰 관심을 갖지 못한 체 절판되고 말았지만. 이제 이러한 논쟁은 불필요하다. 아니면 더 포괄적이며 깊게 논의해야할 필요가 있는 지도 모른다. 마치 90년대 초중반에 일어났던 드럼과 기타가 과연 기독교적인가에 대한 논쟁과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문학이 보편화된 이 시대는 문학의 필요성과 응용성의 관점에서 논해야함이 마땅하다. 이 책은 정확하게 그런 관점에서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성경의 메시지를 새롭게 조명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성경과 일상이라는 두 개의 텍스트를 주셨다. 하지만 요즘 우리는 일상(현실)이라는 텍스트를 잃어버린 것 같다. 이 두 텍스트를 잘 연결시킬 수 있어야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는데, 문학은 바로 이 일상이란 텍스트를 읽는 연습이다. 즉 문학을 읽으면서 작품 속 메시지를 해석할 줄 알게 된다면 평범한 일상에서 펼쳐지는 우리의 삶을 하나님이 얼마나 섬세하게 살피고 계신지 깨닫게 된다.”(17쪽)

이 책의 첫 매력은 문장에 있다. 저자는 문학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에 묻힌 통찰의 언어를 캐낸다. 살아보지 않으면 모를 맥락적 언어다. “누구나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22쪽) 언어는 실존의 고백이다. 책을 읽다보면 밑줄을 긋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저마다의 삶에는 북쪽이 있다.”(35쪽) 저자는 일상에 박힌 통찰의 원석을 캐내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소설은 실제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실제를 전제한다. 공감하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다. 명백한 정의로만 삶은 해석할 수 없다. 삶은 모호함 그 자체이며, 철저히 비논리적이다. ‘논리의 눈으로 보면 하나님의 나라는 비현실적이고 세상은 악이 이기는 것처럼’(71쪽)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삶이다.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라. 신정론으로 신자들의 모든 삶을 정의할 수 있는지.

“리더의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진짜 중요한 아이디어들이 사장되어 버린다.”(81쪽) 장자(莊子) 역시 군주는 호불호를 그러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나 지도자의 한 마디는 수백 수천의 팔로우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리더는 질 줄도 알아야 한다. 리더의 목소리가 작아지면 사람들의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문학은 삶을 보는 거울이다. 수년 전에 어떤 문제를 안고 상담을 해온 성도님을 만났다.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기존 교회의 언어로는 답을 줄 수 없었다. 기도 만해 주고 돌려보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교회 안에서 통용되는 얼마나 제한되어 있고, 보수적인지 그때야 알았다. 그러나 문학은 다르다. 비록 종교적 언어가 아닐지라도 진리가 무엇인지 이야기로 전달할 수 있다. 저자는 문학 속에서 길러낸 삶의 통찰을 우리에게 비춰준다. 성경은 계시다. 일상에 침투한 진리다. 하지만 짧게는 이천년에서 멀게는 3500년 전의 이야기다. 언어도, 문화도, 시대도 다르다. 문학적 상상력이 없다면 성경은 유대인의 유물에 불과할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력적이다. 문학의 관점으로 읽는 성경은 전혀 다른 맛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신학 안에 언어로 해석할 수 없는 다양한 삶의 의미와 문제를 풀어 준다. 급하게 읽을 필요는 없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놓기 힘든 책이다. 각장을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다. 한 장 한 장 읽어 가는 동안 어느새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는 막론하고 누구든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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