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權讓)의 공부법-끊임없이 노력하라.
권양(權讓,1688-1758)의 공부법
2012.09.25 17:16
권양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자는 예경이며 호는 지족당이다. 서인인 송준길의 제자로 성품이 소박하고 청빈을 좋아해 영화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뒤 지평, 장령, 정언, 사간 등을 지냈다. 무장, 함양, 한산 등의 수령으로 있을 때 선정을 베풀어 지역민들의 칭송이 높았다. 말년에 정국이 당파싸움에 휩싸이자 벼슬을 내놓고 안동으로 내려가 세상일을 잊고 살았다. 저서에는 <영가지지독가훈>이 있다.
1. 공부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권양은 어려서 머리가 그다지 총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예순 다섯에 삶을 되돌아본 글 속에 이런 표현이 있다.
“나는 어린 시절에 궁색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나를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여겼다. 행동도 느리고 두되도 뛰어나지 못했다. 당연히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나는 분노하고 새롭게 결심했다. 죽음을 각오한 결심으로 힘써 공부했다. 천신만고 끝에 과거에 급제했다. 벼슬은 당하관인 삼품에 이르렀다.”
비록 그는 총명치 못한 머리였지만 열심히 노력한 결과 과거에 급제하였고, 삼품이란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되었다.
2. 공부는 덕을 쌓은 후에 시작해야 한다.
그는 공부에 있어서 순서가 있는데 그것은 먼저 덕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나서 경서와 역사를 읽기를 권했다.
“인간성 수양은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고, 정성과 공경을 다하면 이룰 수 있다. 어린이는 반드시 먼저 모범적인 삶을 산 옛사람의 길을 알려주면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다음에 몸을 닦는 공부를 하면 가히 사람답게 된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순서는 먼저 역사를 배우고, 자라나 교육초보서인 <소학>을 읽히게 했다. 소학은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가를 배우는 학문이다. 학문이라기보다는 실용서이다. 모두 3편으로 나누어져있다. 1편에서는 어떻게 입교, 2편에서는 명륜, 3편에서는 경신장으로 모두가 올바로 처신해야하는 방법과 도리를 가리치고 있다. 소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두 가지만 인용하여 이렇다.
사람이 사람다운 이유
사람이 사람다운 까닭은 예(禮)와 의(義)가 있기 때문이다. 예와 의의 시작은 얼굴과 몸가짐을 바르게 하며, 낯빛을 부드럽게 하며, 말을 이치에 어긋남이 없이 공손하게 하는 데에 있다. 얼굴과 몸가짐이 바르게 되고 낯빛이 부드러워지며, 말이 공손해진 다음에 예와 의가 갖추어진다. 예와 의를 갖춤으로써 임금과 신하의 관계를 바르게 할 수 있고, 부모와 자식이 친밀해지도록 할 수 있으며 어른과 어린아이의 관계를 화순하게 할 수 있다. 임금과 신하의 관계가 바르게 되고, 부모와 자식이 친해지며, 어른과 어린아이의 관계가 화순해진 다음에 예와 의가 확립될 수 있다. (『예기』「관의」)
곁눈질로 보지 마라
귀를 기울여 비스듬한 자세로 듣지 말아야 하며, 고함쳐서 대답하지 말아야 하며, 곁눈질해서 흘겨보지 말아야 하며, 게으르고 나태한 몸가짐을 갖지 말아야 한다. 걸어다닐 때는 거만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하며, 설 때에는 몸을 한쪽 발에만 의지해 비스듬히 서지 말아야 하며, 앉을 때는 두 다리를 쭉 뻗지 말아야 하며, 잘 때에는 엎드려 자지 말아야 한다. 머리털을 싸맬 때는 늘어뜨리지 말며, 갓은 벗지 말아야 하며, 피곤해도 상의를 벗어 어깨를 드러내지 말아야 하며, 더워도 하의를 걷어올리지 말아야 한다.
(『예기』「곡례」)
소학이 모든 학문의 기초이자 시작이 되는 이유는 학문을 하기 전에 예와 마음가짐을 올바로 갖추어야 진정한 학문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올바르지 못한 몸가짐에서는 올바른 학문을 할 수 없다. 올바른 몸에 올바른 정신이 깃드는 법이다. 그 후에 역사와 경서를 가르쳐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도록 당부한다.
“다음에 여러 가지 역사와 경서를 가르치고 다음에 유명 문장가의 글을 읽게 한다. 그 내용을 모두 통달해 옛 사람이 대처한 좋고 나쁨의 방법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
권양의 공부는 자기 수양적이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성취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자신의 나쁜 머리를 탓하며 학문을 게을리하는 것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공부해야하는 이유일 뿐이다. 권양의 공부법을 통해 진정한 공부는 자신을 세워가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 본 내용은 이상주의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이라는 책에서 발췌 인용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 [본문으로]
'Book > 독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법 프란시스 베이컨 (0) | 2012.10.07 |
---|---|
비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예술이다. (0) | 2012.09.26 |
유성룡의 공부(독서)법 (0) | 2012.09.24 |
묵독에 대하여 (0) | 2012.09.23 |
<독서법> 소리 내어 읽기(김무곤) (0) | 2012.09.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