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창희 / 생명의말씀사
[이 책은 전도서 설교집입니다. 글이 명료하고 패기가 있습니다.]
인생이 허무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허무는 삶의 의미를 상실할 때 일어난다. 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삶의 가치를 잃어버릴 때 허무함을 느낀다. 인생이 허무할 때 읽어야 할 전도서를 읽어야 한다. 전도서는 허무로 시작해 소망으로 마무리한다. 이 책은 한사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서창의 전도사의 전도서 설교다.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전도서가 전하고자 하는 삶의 의미를 정확하게 짚어낸 명저다. 글은 명쾌하고 힘이 있다. 내용은 삶의 경륜을 뛰어넘은 지혜가 담겨 있다. 젊은 나이에 어떻게 설교할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은혜가 분명하다.
목차를 보면 모두 10장으로 구분했다. 전도서는 12장이기 때문에 순서를 따라 구분한다면 12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바로 이점에서 저자의 안목의 탁월함이 돋보인다. 허무, 열심, 타이밍, 극단, 우상, 돈, 한계, 관점, 조직과 생존, 그리고 마지막은 리스크라는 주제를 담아 설교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결핍을 ‘허무’(vanity)라고 말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사람들은 허무를 통해 창조적 삶으로 인도된다. 그런 의미에서 허무는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머물러야 할 삶의 방식이다.
“허무는 불청객입니다.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함부로 내 삶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허무를 섣불리 내쫓으려 하면 안 됩니다.”(12쪽)
저자는 다양한 주제들이 있음에도 전도서의 큰 주제는 허무이며, 삶도 허무의 관점에서 풀어야 할 것을 바르게 지적한다. 책 표지에 ‘열심히 살아도 허무하다면 하나님, 어떡합니까?’라는 문장을 담았다. 바꾸어 생각해보다면 열심히 살았갔기 때문에 더 허무할 것이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삶에 의미를 두고 최선을 다했지만 의미를 찾지 못할 때 허무를 강하게 느끼는 법이다. 허무는 열심히 살았기에 당연히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성경은 인생의 허무에 대해 어떤 답을 할까? 저자는 ‘영원히 머무르시는 하나님’을 소개한다. 인생은 찰나이고 삶은 순간이다. 성육신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찰나의 인생 가운데 찾아오셨다. 하나님의 찾아오심은 찰나의 인생을 영원으로 이끈다.
두 번째 주제인 ‘열심’에서는 열심히 살았음에도 허무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를 다룬다. 허물을 ‘구멍’이란 이름으로 치환시킨다. 구멍은 다름 아닌 인간이 고유한 종교성이다.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는 구멍을 메꾸기 위함이다. 그러나 그 구멍은 다른 무엇으로 절대 메꾸어질 수 없는 것이다. 즐거움의 구멍, 지혜의 구멍, 성취의 구멍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해석한다. 필자는 저자의 명료함에 탄복했다. 이것은 젊은 혈기가 아닌 명민(明敏) 함이다. 저자는 ‘구원’으로 마무리한다. 구원이 무엇인가? 하나님의 찾아오심이 아닌가. 저자는 다시 성육신의 문제를 언급하며 하나님만이 삶의 답, 즉 구원이라고 답한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명료하면서도 단호하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밤이 오기 전에 읽을 수 있다. 외람된 표현일 수 있으나 전도서를 설교하고 싶은 목회자들이 있다면 필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전도서는 불필요하게 복잡하거나 난해하게 설교할 필요가 전혀 없다. 전도서를 정경으로 받고 구속사적 관점으로 해석하고자 한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빠뜨릴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집요할 만큼 그리스도를 붙잡고 밀어붙인다. 그러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명료한 성경해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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