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와 넘어
너머와 넘어
너머는 공간을 지칭한다.
저 너머에 000이 있다.
넘어는 동사의 의미다.
넘어간다.
산을 넘어 갈 것이다.
국립 국어원의 설명이다.
'너머'는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이라는 뜻을 가진 명사로, '고개 너머, 저 너머'에서처럼 공간이나 공간의 위치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넘어'는 동사 '넘다'에 어미 '-어'가 연결된 것으로 '국경을 넘어 갔다, 산을 넘어 집으로 갔다'에서처럼 동작을 나타냅니다. 즉 '산 너머'는 산 뒤의 공간을 가리키는 것이고, '산 넘어'는 산을 넘는 동작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한글 맞춤법 제19항 [붙임]에 보면 "어간에 '-이'나 '-음'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다른 품사로 바뀐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명사로 된 '귀머거리, 까마귀, 너머, 뜨더귀, 마감, 마개' 등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나타내는 '너머'의 경우도 원래는 '넘다'라는 동사에서 온 말이기는 하지만 제19항에 적용되는 예로 원형을 밝혀 적지 않습니다.
파인(巴人) 김동환(金東煥)의 시 <산너머 남촌에는>를 읽어 보자.
<산너머 남촌에는>
1
산너머 南村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南으로 오데.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내향긔
밀익는 오월이면 보릿내음새.
어느 것 한가진들 실어안오리
南村서 南風불제 나는 좋데나.
2
산너머 南村에는 누가 살길내
저하늘 저빛갈이 저리고을가.
금잔듸 너른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노래
어느것 한가진들 들여안오리
南村서 南風불제 나는 좋데나.
3
산너머 南村에는 배나무섯고
배나무꽃 아레에는 각씨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자최안뵈나,
끈었다 이어오는 가는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요히들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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