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고전의 힘
독서일기, 고전의 힘
2013, 10, 2
한 달에 수십 권 먹어치우는 책괴물이다. 처음 책을 먹기 시작할 땐 무엇이 영양이 있는지,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지 몰랐다. 닥치는 대로 먹었다. 마치 쥐라기의 아라토사우루스처럼. 십년동안 그렇게 먹어치운 양이 자그마치 1만 5천권을 넘어간다. 학부시절, 사정의 여의치 않아 야간대학에 진학했다. 낮에는 생활을 위해 일을 할 생각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포기하고 도서관에 앉아 하루종일 책만 읽었다. 적게는 한 두 권, 많게는 열권 정도의 책을 거의 매일 읽었다. 게걸스럽게 먹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음식을 그렇게 먹었다면 초비만을 넘어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이러니 책괴물이라 부르지 않겠는가.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더욱 책 갈증은 심해지고 바닷물을 마시듯 책에 중독되어 갔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건 활자중독이라 불리는 중독이었다. 진리탐구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였지만 심각한 지적 영적 결핍증에서 일어난 강박증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이란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다. 결핍을 채우기 위해 괴물처럼 책을 먹어치우지만 갈증은 더욱 심해 진다.
고전에서 답을 찾았다. 고전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집요한 집착 내지 천착을 통해 이루어낸 깊은 성찰의 결과이다. 즉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것이다. 이번에 고전을 하나씩 먹기 위해 몇 권을 구입했다.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의 <하느님을 찾는 사람>이란 제목의 기도,
드리트리히 본회퍼의 <성도의 교제>
플라톤의 <국가>
플라톤의 국가는 전공자이며 전문 번역가인 천병희의 번역본을 택했다. 번역이 중요함을 절감한 탓이다. 쉽지 않는 도전의 시작이다. 갈 길이 멀다. 얼마만큼 성공할지 마지수다.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좋을 결과를 얻을 줄 믿는다. 플라톤의 책은 몇 권 더 읽은 참이다. 대화도 읽을 계획이다.
본회퍼의 책은 대한기독교회서희 출판부에서 출간된 책으로 모두 구입할 작정이다. [창조와 타락]은 이미 구입했고 이번이 두권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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