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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작가는 거짓말쟁이다.

샤마임 2014.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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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작가는 거짓말쟁이다.

 

 

작가는 거짓말쟁이다. 누구는 사기꾼이라 했다. 나는 그 느낌 안다! 작가가 그런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순전히 상상력 때문이다. 사실에 의지하지만 종속되지는 않는다. 이것이 문학의 세계이고, 작가의 능력이다. 작가는 하나님의 창조성을 잇는다. 작가의 의해 인물도 사건도 전혀 새롭게 재창조된다. 때론 과장되고, 때론 축소된다. 때론 없던 인물이 생겨나고, 있던 인물도 지워진다. 아마다 이러한 문학적 상상력이 가장 필요하고 사용되는 곳은 소설일 것이다. 이에 비해 역사서나 인물을 다루는 평전이나 전기는 사실에 더 가까워야 한다. 과도한 상상은 거짓과 조작이 된다. 적당한 선을 유지할 때 탁월한 전기가 탄생한다.

 

이틀 상관으로 두 권의 책을 읽었다. 한 권은 고() 강영우 박사의 <자녀 교육과 글로벌 리더십 원동력>이고, 다른 한 권은 전광 목사의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이다. 한 권은 백년이 훨씬 넘은 인물을 다룬 것이고, 다른 한 권은 자신이 직접 저술한 책이다. 링컨에 관한 책은 세 번째다. 자기계발 작가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가 쓴 <나의 멘토 링컨>이었다. 마지막 한권은 1991년 샘터사 출판사에서 출간한 김동길의 <링컨의 일생>이다.

 

카네기가 본 링컨과 전광 목사가 본 링컨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심지어 반대의 사실을 서술한 부분도 적지 않다. 완전한 링컨의 전기를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누구의 기술이 옳은지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아마도 전광 목사의 책은 한국 교인들에게 맞춰진 링컨처럼 보인다. 전광 목사의 링컨은 은혜로워도 너무 은혜롭다. 카네기의 링컨이 객관적이고 비판적 시각을 함께 가지고 있다면, 전광 목사의 링컨은 칭찬 일색이다. 문학적 상상력이 과도하다.

 

미안하지만 이런 책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데일 카네기에 의하면 링컨은 첫사랑에 힘들어 했고, 부인은 과도한 사치벽으로 인해 많은 미움과 링컨의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장애물이었다. 전광목사도 몇 문장 삽입해 넣었지만, 부부 사이가 좋았다고 평한다.

 

링컨은 오직 한 여자만을 사랑했고, 그 흔한 스캔들 한번 일으키지 않았다.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의 미국을 위해 큰일을 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특별한 존재인 아내의 행복을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인내하고 헌신하는 남편이었던 것이다.”(100)

 

심지어 부인인 토드 여사는 링컨에게 구혼을 했으나 거절당한 경력이 있으며, 링컨은 결코 토드를 좋아하지 않았다. 메리 토드가 접근해 올 때 도망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며, ‘지옥 같다는 표현도 자주 했다.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허황된 것이다. 링컨은 전광목사가 말하는 것처럼 독실한 그리스도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회의론자였으며, 불신앙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 이런 링컨이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신앙인으로 그려진다. 링컨이 성경을 가까이 한 것도 사실이고 성경의 진리를 부인한 적도 없다. 다만, 그는 어느 교단에 속한 적도 없었고, 죽은 아들을 만나기 위해 심령술사를 백안 관에 부른 적도 있었다. 그에게 특출한 신앙인의 옷을 강제로 입힌 건 전기 작가로서의 수치다. 다만 남북전쟁의 시기에 연합군이 계속하여 패하지 신을 찾아 기도하는 정도였다.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가지고 링컨을 다룬 책은 20032월에 남신수에 의해 살림출판사에서 번역 출판된 데이비드 허버트 도날드의 <링컨>이다. 다만 남부의 상황이나 전쟁의 흐름이 아닌 링컨 개인적인 궤적을 따라가는데 대부분을 설명하는 것이 흠이다. 링컨에 대한 무한한(문학적이 아니다) 상상력이 발휘된 영화도 있다. 수년 전 음울한 판타지 영화의 대가 팀 버튼과 액션의 연출의 대가인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만든 <링컨: 뱀파이어 헌터>이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 영화는 픽션 그 자체다. 남부 백인들이 흑인 들을 잡아먹는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고 정치에 입문하여 대통령이 되고 남부의 뱀파이어를 쳐부수기 위해 남북전쟁을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2012년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 역시 링컨을 작가적 상상력을 풀어낸 영화이다.

 

전광 목사의 링컨은 역사적 사실에 의거한다면 최하의 작품이다. 차라리 소설을 썼더라면 좋았을 뻔했다. 그러나 단점만 이야기 것은 아니다. 이 책의 강점도 만만치 않다.

 

먼저, 쉽다. 대가는 쉽고 초보는 어렵다. 전광 목사는 탁월한 글쟁이다. 여벽이 많기는 하지만 200쪽이 넘는 적지 않는 분량이다. 그럼에도 읽는데 힘들지 않다. 술술 읽힌다. 뼈를 깎는 훈련이 없는 이상 이런 글을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실력 있는 작가란 뜻이다.

 

다음으로 독자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저술했다.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이 아니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책이다. 독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하면 감동을 받는지를 정확하게 짚어낼 줄 아는 작가다. 필자도 이 책은 산 이유가 바로 그 점 때문이다. 수년전에 이미 50만권을 넘긴 책이다.

 

세 번째는 전달력이 탁월하다. 일반 독자들은 눈치 채지 못하겠지만, 책을 유심히 본 사람들은 목차와 글의 흐름이 전 생애를 다루면서도 몇 가지의 주제로 묶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1부를 예로 들어보자.

 

1. 통나무집에서 키운 꿈

1. 어린 시절 통나무집

2. 어머니는 나의 천사

3.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새어머니

4. 책벌레 링컨

5. 링컨에게 영향을 준책들

6. 링컨의 성경 사랑

 

어린 시절을 다루면서 링컨이 앞으로 성공할 수밖에 없는 밑천이 가정과 독서습관에서 나왔다는 것을 은연(隱然) 중에 보여준다. 전광 목사는 목차를 배분함에 있어서도 치밀하게 준비했음을 알 수 있다.

비평적 관점으로 본다면 결코 좋은 작가는 아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는 분명 탁월한 작가다. 어느 쪽을 택하든 자신의 문제이겠지만 둘 다를 이루고자하는 욕심은 정직한 작가들에게 꼭 필요하다.

 

3월 둘째 주에 읽은 도서 목록

 

14. 마크 트웨인 <왕자와 거지> 민음사

15. 마딘 로이드존스 <하나님 앞에서 사는 즐거움> 생명의말씀사

16. 강영우 <원동력> 두란노 2011-04-20

17. 유재혁 <길 잃음과 길 찾음> TnD북스 2014-1-25

18. 전광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생명의말씀사 200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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