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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전서 5:5-7 묵상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샤마임 202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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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으로 옷 입고 염려를 맡기라: 하나님의 손 아래에 거하는 삶

베드로전서 5장 5절부터 7절은 공동체 안에서 성도가 어떻게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께 의탁해야 하는지를 매우 실질적으로 가르칩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은 단지 도덕적 미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통로이며, 공동체를 하나되게 하는 힘입니다. 또한 베드로는 염려를 하나님께 맡기라고 권면하며,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돌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본문은 성도에게 겸손과 신뢰라는 두 가지 핵심적인 태도를 통해 하나님의 섭리 아래 살아가야 할 삶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따라, 자신을 낮추되 비굴하지 않고, 염려를 내려놓되 방심하지 않으며, 전적인 신뢰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젊은 자는 장로에게 순복하고 서로 겸손으로 옷 입으라

“젊은 자들아 이와 같이 장로들에게 순복하고 다 서로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는 은혜를 주시느니라”(벧전 5:5)

본문은 먼저 ‘젊은 자들’에게 권면합니다. 헬라어 ‘νεώτεροι(neōteroi)’는 생물학적인 나이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덜 성숙한 사람들, 또는 공동체 내에서 지도층이 아닌 이들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이들에게 ‘장로에게 순복하라’는 권면은 단순한 복종을 넘어, 영적 권위와 질서를 인정하고 존중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 서로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고 확장합니다. 여기서 ‘허리를 동이다(ἐγκομβώσασθε, enkombōsasthe)’는 표현은 특별한 헬라어로, 종이 일을 하기 전에 겉옷을 벗고 허리에 수건을 동이는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는 요한복음 13장에서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실 때 사용된 행위와도 연결됩니다. 겸손은 단지 마음의 태도가 아니라, 몸을 낮추는 실제적인 행위이며, 서로를 향한 적극적인 섬김의 자세입니다.

베드로는 잠언 3장 34절을 인용하여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에게는 은혜를 주신다’고 말합니다. ‘대적하다(ἀντιτάσσεται, antitassetai)’는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군사적으로 맞서 싸우는 강한 저항을 뜻합니다. 반대로 ‘은혜를 주신다(δίδωσιν χάριν, didōsin charin)’는 것은 자격 없는 자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호의와 능력의 임재를 의미합니다. 겸손은 하나님의 은혜를 불러들이는 문이며, 교만은 그 은혜를 차단하는 벽입니다.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겸손하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벧전 5:6)

이 구절은 ‘그러므로’라는 연결어로 앞의 겸손의 권면을 이어갑니다. ‘하나님의 능하신 손’은 구약 전통에서 종종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 보호와 인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애굽기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출한 손이며, 시편에서는 원수를 멸하시는 손으로 묘사됩니다. 따라서 이 ‘능하신 손 아래에’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뜻이며, 우리의 삶과 시기와 형편이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합니다.

‘겸손하라’는 헬라어 ‘ταπεινώθητε(tapeinōthēte)’는 수동형으로, 스스로를 낮추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강요된 굴복이 아니라 자발적인 순복입니다. 중요한 것은 ‘때가 되면 높이시리라’는 약속입니다. 여기서 ‘때(καιρῷ, kairō)’는 일반적인 시간(chronos)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하신 특별한 순간을 의미합니다. 이는 겸손한 자에게 반드시 하나님께서 영광을 주시며, 그 시기는 하나님의 완전한 계획 속에 있다는 소망의 메시지입니다.

겸손은 일시적인 유익을 바라보고 선택하는 전략이 아니라, 하나님의 때를 신뢰하며 자신을 내려놓는 영적인 결정입니다. 사람의 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 아래에 자신을 두는 삶은, 그 자체로 믿음이며 헌신입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 5:7)

이 짧은 한 절은 성도의 삶 전체를 지탱하는 기초가 되는 말씀입니다. ‘염려(μέριμνα, merimna)’는 마음을 나누고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걱정과 근심을 뜻합니다. 성도의 삶에는 때로 책임과 시험,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염려가 찾아오지만, 성경은 그것을 붙들고 씨름하라고 말하지 않고, ‘맡기라’고 말합니다.

‘맡기라(ἐπιρίψαντες, epiripsantes)’는 헬라어는 문자적으로는 ‘던지다’는 뜻으로, 무거운 짐을 짐승의 등에 올려놓듯, 내 손에서 그 무게를 내려놓는 결단을 의미합니다. 즉, 염려는 단순히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하나님께 전가시키는 것이며, 이는 믿음의 행위입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여기서 ‘돌보다(μέλει, melei)’는 단순한 감정적 관심이 아니라, 실제로 보살피고 책임지는 보호자의 태도를 뜻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아십니다. 우리의 필요와 상황, 아픔과 미래까지도 알고 계시며, 단지 지켜보는 분이 아니라, 직접 돌보시는 분이십니다.

이 말씀은 단지 위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초청입니다. 염려는 인간 중심의 삶에서 나오는 산물이고, 맡김은 하나님 중심의 신앙에서 비롯된 태도입니다. 염려를 줄이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적으로 맡길 수 있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결론

베드로전서 5장 5-7절은 성도가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물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겸손은 단지 미덕이 아니라 은혜의 조건이며, 하나님의 손 아래 자기를 낮추는 자를 하나님은 때가 되면 높이십니다. 또한 우리의 모든 염려는 하나님께 맡겨야 하며, 그 이유는 하나님이 친히 우리를 돌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겸손히, 신뢰하며, 하나님 손 아래 거하는 복된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베드로전서 5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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