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함이 주는 결과>
<분주함이 주는 결과>
-김광성목사
모비 딕이라는 소설에 보면 그 배에 선원들이 고래를 잡기 위해 총동원 되는 장면이 나온다. 선원들은 자기의 임무를 감당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서 매진한다. 분주하고 바쁘고 정신이 없다.
그 때 단 한사람의 모습을 작가 허먼 멜빌은 인상 깊게 그린다. 그 주인공은 '작살 꾼'이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작살만 들고 고래의 움직임과 전체적인 상황만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작살 꾼도 다른 이들과 동일하게 분주함에 빠져 든다면 마지막 일격을 고래에게 가할 순간에 그의 임무를 놓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는 그의 진정한 임무를 위해 작살만 들고 서있다.
많은 교회들이 소비 지향적 종교로 우리의 신앙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목회자와 성도는 반드시 '프로그램' 이라는 도구를 덥석 물어버린다. 살아있는 느낌을 받고 싶은 것이다. 무언가 역동적인 현상을 일구어 내고 싶은 마음에 이것에 마음을 던져버린다.
그것은 마치 순환논리가 작용하는 원리처럼 다시금 목회자와 성도를 분주함의 일상으로 몰아넣는다. 쉼을 누릴 시간도 없고, 기도와 묵상의 자리를 삶의 현장에서 형식적인 절차로 밀어버린다.
이런 절차 가운데 교회는 분주함 속에 메말라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틴 로이드존스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을 ‘생각하는 것’ 이라고 했다. 생각 속에도 질과 깊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님의 교회가 목회자와 성도를 분주하게 만드는 문화는 좋은 것이 아니다. 깊은 기도와 묵상이 가능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 속에서 목회자는 좋은 설교와 목회 적 안목이 나오고, 성도는 말씀에 천착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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