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18장 강해
아직 분배되지 않은 땅,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믿음의 자세
여호수아 18장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가나안 땅을 정복한 후에도 여전히 분배받지 못한 지파들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분명히 성취되고 있었지만, 인간의 태만과 미루는 태도는 그 축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본문을 묵상하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더욱 신속하게 순종하며, 주어진 은혜를 온전히 누리는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 그들의 모습을 살펴 봅니다.
실로에 모인 이스라엘 (1절)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실로에 모여 회막을 세웠고 그 땅은 그들 앞에 돌아와 복종하였더라"(수 18:1). 이 구절은 이스라엘 백성의 중심이 실로로 옮겨졌음을 보여줍니다. 실로(שִׁלֹה)는 히브리어로 '평안' 혹은 '안식'을 의미하며,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이스라엘의 영적 중심지로 기능합니다. 회막이 실로에 세워졌다는 것은 하나님의 임재가 그들과 함께함을 시사하며, 이제는 땅 분배의 최종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알립니다. 이는 교회의 중심이 그리스도의 임재에 달려 있음을 시사하는 구속사적 예표이기도 합니다.
일곱 지파의 지체된 태도 (2-3절)
여호수아는 말합니다. "너희가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신 땅을 점령하러 가기를 어느 때까지 지체하겠느냐"(3절). 여기서 '지체하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רָפָה"(raphah)는 느슨해지다, 무기력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게으름이 아닌, 신뢰하지 않는 마음, 하나님의 약속을 사소하게 여기는 태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이러한 상태를 신랄하게 질책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믿음으로 취하라고 촉구합니다.
어거스틴은 『고백록』에서 “하나님의 은혜는 인간의 의지로 완성된다”고 말했습니다. 은혜는 주어졌지만, 믿음으로 반응하지 않으면 누릴 수 없습니다. 일곱 지파는 이미 땅이 그들 앞에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발을 내딛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씩 선정하여 조사하게 하라 (4-6절)
여호수아는 각 지파에서 세 사람씩 뽑아 땅을 탐지하여 책에 기록하도록 명령합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조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질서를 따라 움직이는 공동체의 신중한 결정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아직도 땅에 대한 두려움이나 인간적인 계산이 남아 있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하여 그들을 파송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땅을 정탐하라고 하지 않고 ‘책에 기록하라’는 것입니다. ‘기록하다’는 동사 “כָּתַב”(kathav)는 성경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보존하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믿음으로 하나님의 선물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기록하는 영적 행위임을 말해줍니다.
제비뽑기와 하나님의 주권 (8-10절)
조사된 땅은 여호수아 앞에서 여호와 앞에 나와 제비를 뽑아 분배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공정하고 신성한 방식으로 분배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제비뽑기의 행위는 인간의 판단이나 이익에 좌우되지 않는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신앙고백입니다. 자문 16장 33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이 말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드러내는 고백입니다.
이 제비뽑기는 당시 고대 근동에서 종교적, 정치적 판단의 방법이기도 했으며, 오리겐은 이를 두고 "하나님은 인간의 판단이 아닌 자신의 뜻으로 교회를 인도하신다"고 해석하였습니다. 결국 제비뽑기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는 행위였습니다.
베냐민 지파의 분깃 (11-28절)
베냐민 지파는 유다와 에브라임 사이에 위치하게 됩니다. 이는 훗날 예루살렘이 베냐민의 경계 안에 들어감으로써 역사적, 신학적 중요성을 더하게 되는 예표적 설정입니다. 실제로 예루살렘은 베냐민 지파의 땅 안에 있으면서도 유다의 중심이 되는 복합적인 위치에 놓입니다. 이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하나님 나라의 중심이 인간적인 혈통이나 지역이 아닌, 하나님의 선택과 섭리에 따라 결정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본문에서 제시된 베냐민의 경계는 매우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각 지파에게 주신 땅이 단지 임의적이거나 대충 배정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의도된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음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작은 지파 하나도 세심하게 기억하시는 분이심을 이 분깃의 묘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여호수아 18장은 축복 앞에 머뭇거리는 신앙을 향해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 안에서 순종하라는 권면입니다. 실로에서 회막이 세워진 것처럼, 우리의 신앙도 하나님의 임재를 중심에 두고 움직여야 합니다. 제비뽑기와 기록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질서와 섭리는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믿고,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땅을 미루지 말고 믿음으로 취하는 성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여호수아 장별 요약 및 강해
여호수아 장별 요약과 각 장의 강해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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