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1장 묵상 강해설교
증인과 나팔, 그리고 나라의 회복: 하나님의 주권 아래 드러나는 교회와 종말의 드라마
요한계시록 11장은 신약 전체에서 가장 상징이 풍부하고 신학적으로 깊은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은 성전의 측량, 두 증인의 사역과 죽음, 부활과 승천, 그리고 일곱째 나팔을 통한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로 이어지는, 종말의 핵심적 요소들을 포함합니다. 이 환상은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 고난과 승리, 그리고 하나님의 궁극적인 주권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며,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오늘의 삶 속에서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합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본문이지만, 핵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지키시며, 세상 앞에 복음을 증언하게 하시고, 마침내 그 나라가 임하도록 모든 역사를 이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자리에서 충성되게 살아가야 합니다.
성전을 측량하라는 명령과 교회에 대한 보호 (11:1-2)
요한은 천사로부터 지팡이 같은 갈대를 받아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을 측량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11:1). 이 장면은 구약 에스겔 40-42장의 성전 측량과 스가랴 2장에서의 예루살렘 측량 장면을 배경으로 하며, 하나님의 소유와 보호를 상징합니다. 헬라어로 "측량하다"는 단어 "μετρέω(metreō)"는 단순한 물리적 측정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소유로서 구별되고, 그의 임재 가운데 보호받는 영역임을 나타냅니다.
성전은 문자 그대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이것이 영적인 하나님의 공동체, 즉 교회를 상징한다고 봅니다. 제단은 예배의 중심, 경배하는 자들은 참된 신자들을 의미하며, 이들은 고난 중에도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존재들입니다. 반면, 성전 바깥 마당은 이방인들에게 내어주어 42달 동안 짓밟히게 됩니다(11:2). 42달, 곧 1,260일 혹은 3년 반은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종말적 환난의 기간으로, 제한된 고난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 상징은 교회가 세상 가운데 있을 때 외적으로는 고난과 핍박을 받을 수 있으나, 그 중심은 하나님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는 이중 구조를 드러냅니다. 이는 성도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난과 동시에 하나님의 영적 보호를 함께 보여주는 중요한 신학적 메시지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살아가는 동안 외적인 손해와 박해가 있을 수 있으나, 하나님의 주권 아래 그 어떤 것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롬 8:38-39).
두 증인의 사역, 죽음, 부활과 승천 (11:3-13)
하나님은 두 증인에게 1,260일 동안 예언하게 하십니다(11:3). 그들은 굵은 베옷을 입고 있으며, 이는 회개와 경고의 메시지를 상징합니다. 이 두 증인은 특정 인물일 수도 있지만, 대다수 학자들은 이들을 교회 전체를 대표하는 예언자적 공동체로 해석합니다. 또한 엘리야와 모세의 사역과 유사한 기적을 행하기에(11:6), 율법과 선지자를 대표하는 인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늘을 닫아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고, 물을 피로 변하게 하며, 원하는 대로 재앙을 내리는 능력을 가집니다.
이러한 묘사는 구약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권위로 세상에 경고와 심판을 선포하던 모습과 일치합니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교회가 세상 속에서 단순한 종교 조직이 아니라, 하나님의 권세 아래 복음을 담대히 선포하는 예언자적 공동체라는 점입니다. 교회는 세상 앞에서 진리를 말하는 공동체이며, 그 사명은 고난을 동반하지만, 결코 침묵하거나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
이 두 증인은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로 묘사되며(11:4), 이는 스가랴 4장에 등장하는 환상과 관련 있습니다. 감람나무는 기름을 상징하며, 이는 성령의 지속적인 공급을 의미합니다. 촛대는 빛을 비추는 도구로, 교회의 증언과 영향력을 나타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가운데, 세상 속에서 빛을 비추고, 회개와 복음을 외칩니다.
그러나 사역이 끝날 즈음, 무저갱에서 올라오는 짐승이 그들을 죽입니다(11:7). 이 짐승은 계시록 13장에서 더 자세히 등장하는 적그리스도의 상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대적하고 증인을 죽이는 세상의 권세를 나타냅니다. 그들의 시체는 "큰 성" 곧 영적으로는 소돔과 애굽이라 불리는 곳, 곧 주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곳, 즉 예루살렘 혹은 세속화된 종교 중심지를 상징하는 장소에 버려집니다(11:8).
그들의 시체는 3일 반 동안 방치되며, 온 세계가 그들의 죽음을 기뻐하고 서로 선물을 나눕니다(11:9-10). 이는 복음을 거부하는 세상이 하나님의 사람들의 죽음을 기뻐하는 완악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죽음이 끝이 아닙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생기가 그들 속에 들어가고, 그들은 살아나 하늘로 올려집니다(11:11-12). 이는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을 반영하는 장면으로, 하나님의 증인들은 결국 하나님의 손에 의해 높임을 받게 된다는 약속입니다.
그 순간 큰 지진이 일어나 성의 10분의 1이 무너지고, 7,000명이 죽습니다. 그러나 남은 자들은 두려워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11:13). 이는 일부 회개하는 자들이 있음을 시사하며, 심판 중에도 여전히 하나님의 긍휼이 역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단지 파괴가 아니라, 회개의 기회를 동반한 사랑의 호소입니다.
일곱째 나팔과 하나님의 나라의 완성 (11:14-19)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하늘에서는 큰 음성이 울리며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시리로다"(11:15). 이는 요한계시록 전체의 클라이맥스 중 하나로, 하나님의 통치가 마침내 완전히 이루어졌다는 선언입니다. 이 장면은 다니엘서 7장에서 인자에게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주어진 장면과 연결되며, 신약에서 말하는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 실현을 상징합니다.
24장로는 얼굴을 대고 엎드려 경배하며 하나님을 찬양합니다(11:16-17). 그들은 전능하신 주 하나님께서 그의 큰 권능을 잡고 왕 노릇 하시는 때가 왔다고 선포하며, 이는 과거의 억압과 불의가 종결되고, 의와 공의의 통치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나타나고, 죽은 자들이 심판받으며, 주의 이름을 경외하는 자들, 선지자들과 성도들에게 상이 주어지는 날이 도래한 것입니다(11:18).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 열리고, 언약궤가 보이며, 번개와 음성과 우레와 지진과 큰 우박이 따릅니다(11:19). 언약궤는 하나님의 임재와 언약의 신실함을 상징하며, 하나님께서 자신과 백성 사이에 맺으신 언약을 변함없이 지키신다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하늘의 현상들은 단지 물리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심판이 실제로 이 땅에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이는 그날이 현실이라는 경고이자, 그날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요청입니다.
결론
요한계시록 11장은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지만,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으며, 복음을 담대히 선포하는 예언자적 공동체입니다. 세상은 이를 반대하고 죽이려 하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증인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고, 부활과 승천의 영광을 통해 높이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며, 세상 나라들이 무너지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가 완성됩니다. 이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도전이며 위로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이 시대의 증인으로서 복음을 품고, 그 말씀을 전하며 끝까지 신실하게 살아가야 할 때입니다.
요한계시록 장별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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