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영문은 이렇게 되어 있다.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정의, 옳은 일을 행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의란 말은 결코 접근하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정의는 반드시 논의 되어야 하면 정의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근래에 들어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되고 읽혀지고 있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몇 가지의 견해를 적어 보고자 한다.
이 책은 초반부터 심각하고 도전적인 인류의 부도덕과 끔찍한 사고의 현장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정말 옳은가 아니면 정당한가 아니면 적어도 용인해도 괜찬은 것인가를 질문한다. 정확한 답을 주기보다는 끊임없는 질문과 역사 가운데 있었던 수많은 철학자들과 군자들의 논리로 답을 제시한다. 정확하게는 답이 아니다. 또 다른 질문으로 나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전반적인 큰 주제를 알고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 장인 10강 정의와 공동선으로 넘어가 보자.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탐색했다. 어떤 이는 정의란 공리나 행복 극대화, 즉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선택은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 법한' 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과 몇문장되지 않는 이 문장들은 이 책의 모든 주장과 논의의 요약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정확하게 세가지의 주레를 다룬다. 첫번째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두번째는 자유의 문제, 세번째는 공동체의 미덕, 즉 공동선이 그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첫번째와 세번째 주제는 많은 부분 닮아있다. 그러나 동일하지는 않다.
-세가지 주장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들어보자.
첫번째 주제인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으로 요약되는 공리주의는......
두 가지 단점이있다.
첫째는 정의와 권리를 원칙이 아닌 계산의 문제로 만든다
둘째는 인간 행위의 가치를 하나의 도량형으로 환산해 획일화하면서 그것들의 질적 차이를 무시한다.
벤덤의 '최대행복'에 대한 두 가지 반박....
하나는 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권리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중요한 도덕적 문제를 모조리 쾌락과 고통이라는 하나의 저울로 측정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주장이다.(73쪽)
즉 이런 것이다.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벤덤의 논리에 따르면 이렇다. '어떤 사람이 밭을 가지고 있는 데 그곳에 엄청난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 그 밭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가문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정유회사 와서 밭을 팔라고 한다. 그러나 그러나 그 사람은 돈 보다는 밭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두기 때문에 거절했다. 그러자 기업의 관리가 와서 이렇게 말한다. '이 밭에서 나오는 석유로 말미암아 우리나라가 더욱 부강해지고 행복해 질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은 최대행복을 위해 당신이 밭을 팔아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정부는 다수의 행복을 위해 그 밭을 강제적으로 팔게 했다.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는 인간의 가치나 존엄성 보다는 오직 많은 사람들이 누리는 쾌락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소수가의 피해와 약자의 불행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이다.
두번째 주체 자유에 대해서......
자유는 공리주의의 첫번째 문제를 해결하지만, 두번 째 문제 즉 인간의 행위 가치를 도량형으로 획일화시켜 질적차이를 무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자유주의자는 인간의 취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악한 취향과 비도덕적인 행위는 어떻게 할까? 그것도 인정해야 할까? 자유주의는 답을 주지 못한다. 삶의 질과 정의의 영역을 벗어나 버린다.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 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세 번째 공동선에 대하여....
샌델의 가장 좋은 답안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보아야 하고,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샌델의 세가지 주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공리주의, 선택의 자유, 공동선
목차를 보면서 좀더 깊이 들어가 보자.
2강 [최대 행복 원칙]에서 샌델은 공리주의를 다룬다.
벤덤에 의하여 제창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은 사회를 평균화시키고 단순화 시키는 힘이있다. 어떤 정책을 시행할 때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득이 된다면 그것은 정의다. 이러한 단순한 원리에 의해서 사회는 약자나 소수에 대한 배려는 없어지고 다수와 권력자에 의한 필연적인 의견선택이 이루어진다.
3강에서 샌델은 자유지상주의를 다룬다.
자유지상주의는 사람은 다른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소유를 마음 껏 사용해도 된다고 인정한다. 한 예로 마이클 조던의 엄청난 보수에 대해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지적한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정부가 개인을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개인 어떤한 취향을 갖고있던, 어떤 삶을 살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 선택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고, 낙태를 결정하고, 서로 합의하에서 살인을 저질러도 좋은 가를 묻는다. 역시 자유지상주의자들의 주장은 틀렸다. 그들은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하지 못한다.
"적어도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나는 지금까지 소개한 여러철학적 주장과 씨름하면서 그 주장이 공적인 삶에서 어떻게 나타났는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선택의 자유는, 공정한 조건에서 이루어질 경우에도 정의로운 사회의 기초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중립적인 정의의 원칙을 찾다보면 어뚱한 길로 빠진다는 느낌마저 든다. 본질적으로 도덕 문제를 다루지 않고서는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기가 때론 불가능하다."(308쪽)
샌델은 세번째 주제인 공동선에서 답을 찾는다.
9강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를 질문하며, 조상들의 죄를 후손들이 사죄할 필요가 있는가를 점검한다. 독일과 일본을 예로 들면서 후손들이 조상들의 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지만 사죄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무엇 때문일까? 연대성 때문이다.
샌델은 공동선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에게서 찾는다. 매킨타이어는 인간을 서사적 존재로 보았으며, 공동체로 보았다.
"우리는 누구나 특정한 사회적 정체성을 지닌 사람으로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한다. 나는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누군가의 사촌이거나..... 이 나라에 속한다. 이처럼 나는 내 가족, 내 도시, 내 부족, 내 나라의 과거에서 다양한 빚, 유산, 적절한 기대와 의무를 물려 받는다. 이는 내 삶에서 기정사실이며, 도덕의 출발점이다."(311쪽 매킨타이어의 말을 인용함)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한번도 노예를 소유한 적이 없다 하더라고 사죄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사죄를 하는 것은 정당하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그들의 조상으로부터 받은 모든 유산을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나와 상관 없다고 하며 나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서'도덕적 천박함'을 보게 된다. 바로 이것이 자유주의 한계인 것이다. 자유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은 인정하지만 자신의 약속(사회계약이든 가언합의이든)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 나머지는 어떻게 되든 나와는 상관 없는 것이다. 역사와 관계속에서 만들어진 서사적 존재로서 인간을 볼 때 다른 사람에 대한 의무를 다하게 된다. 의무를 단지 자신의 자유 선택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다. 또한 서로 합의에 의하여 서로에게 의무를 이행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진정한 정의란 공동체의 관점에서 이해 되어야 한다. 서로가 보이지 않는 의무에도 충실해야 하고, 또한 서로에게 요구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가치에도 충분히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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