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김민영/청림출판
처음을 글쓰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처음 글과 생각을 확장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글쓰기를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생각을 차분히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할 뿐이다.
글쓰기가 얼마나 두려운지 써보지 않으면 모른다. 특히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예전에 사이토 다카시의 <원고지 10장 쓰는 힘>을 읽을 때 글쓰기를 마라톤에 비유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러나 달리기를 그냥 달리면 되지만, 글쓰기는 그냥 쓴다고 써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 나도 글쓰기를 시작할 때 5문장 정도 쓰고 나니 더 이상 머리가 하해지면서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30분을 넘게 노트를 붙잡고 있어도 한 문장도 더 써지지 않았다. 도대체 뭘 쓴단 말인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한 권의 책이 나왔다. 글쓰기 알고 보면 쉽다. 그것도 아주 쉽다. 자신할 수 있을까? 장담한다. 몇 가지의 방법을 배우고 나면 ‘아하!’가 절로 나올 것이다. 정말인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라.
먼저 저자부터 소개해보자. 김민영, 그녀는 글을 쓰기 위해 날나가서 증권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배고픔을 참아가며 글쓰기에 매진한다. 결국 그녀는 시트콤 작가가 되고, 영화 평론가를 거쳐 출판 기자가 된다. 원 업이 글을 쓴 것이다. 현재 그녀는 독서교육 전문회사인 ‘행복한 상상’의 이사이며, 에스24 파워 문화블로거이며, 네이버 책.교육 분야 파워블로거다. 그녀는 ‘글 쓰는 도넛’이란 블로그를 운영하며 끊임없이 글쓰기를 진행 중이다.
자, 좋다. 그럼 그녀가 소개하는 글쓰기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
“거의 모든 명문들도 거의 다 형편없는 초고로부터 시작된다.”-앤 라모트
1부의 제목이 1부의 모든 이야기를 대변한다. 제목은 ‘머릿속 빨간 펜은 잊어라.’이다. 예전 초등학교 다닐 적 글쓰기를 해가면 선생님은 빨간 펜으로 죽을 죽죽 그었다. 받침도 틀렸고, 문법도 틀렸고, 문장도 어법에 맞지 않다는 등등의 이유로 ‘틀렸다’는 표시다. 일종의 지적 질이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글쓰기의 달인이 되려면 먼저 자기 안에 있는 ‘자기검열’을 피해야 한다고 일러 주었다. 자신에게 하는 지적 질만큼 나쁜 것은 없다. 또 어떤 작가는 글을 완전히 마무리 할 때까지 절대 펼쳐 보지 말라는 충고도 한다. 그건 글쓰기 실력이 어느 정도 붙을 때가지 자신을 아끼라는 말이다. 저자는 분명히 그런 의도로 말한다.
글감을 찾아라.
글쓰기의 시작은 글감을 찾는 것이다. 글감은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살아가는 현장에 있다. 내가 살아가는 이곳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독자들이 기다리는 글은 바로 이런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삶의 다양한 면을 보고 싶은 거죠. 그걸 글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작가입니다.”(21쪽)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글쓰기를 신성하게 생각한다. 뭔가 대단한 것을 써야 한다는 오해가 글쓰기를 두렵게 만든다. 오늘 일어난 사소한 일상을 간략하게 적으라고 한다면 누구도 부담을 가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글쓰기를 시작하려면 일상을 꼼꼼히 들여다보라고 한다.
“출근길 풍경, 퇴근길의 고단함, 직장 내 갈등 같은 일상의 소재들은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글 재료입니다.”(17쪽)
‘글감, 지금 네 옆에 있어’ 소제목이다. 저자는 일상뿐 아니라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글쓰기의 두려움을 없애는 좋은 방법으로 소개한다. 글을 쓰기 전과 후의 확연히 달라진 점의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일상을 들여다보는 꼼꼼함이다. 피상적인 일상이 갑자기 글이 되기 시작하면서 치밀해 진 것이다.
숨어서 써라.
신약성경에 보면 아무도 보지 않는 골방에 들어가서 기도하라는 말씀이 나온다. 기도가 겉치레가 아니라 하나님께 진심을 쏟아 놓아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글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기 전까지 홀로 글 쓰는 시간이 필요하다. 빨간 펜, 즉 누군가의 지적 질을 피하기 위해서는 숨어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맞춤법과 띄어쓰기다. 아직도 배울 것이 너무 많다. 글쓰기 전에는 몰랐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죽을 지경이다. 한 번은 아내에게 보여 줬더니 정말 빨간 펜으로 죽을 죽죽 긋는 것이다. 이런 실력으로 무슨 작가가 되려느냐고 타박을 주었다. 그 후로 일주일 정도 낙심이 되어 글을 쓰지 못한 적도 있다. 그 후로 아내에게 글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 다행히 그런 시간이 지나가 자신감이 붙었고, 아내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그 외의 방법들
글쓰기가 아니라 친구에게 수다 떨듯 쓰라고도 하고, 제목을 붙이지 말고 아무렇게나 써보라고도 한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라 자신감이다. 저자는 하루키의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마라토너처럼 치열하게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마라톤은 하루아침에 완주하지 못한다. 하루하루 꾸준한 연습을 통해 체력과 지구력을 길러 도전해야 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이게 1부의 이야기다.
이 책은 3부까지 있다. 1부가 첫 문장을 시작하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2부에서는 중급자?를 위한 개요 짜기와 시선 끌기, 단락 연결하기 등을 소개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독자의 관점에서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를 알려 준다. 초등학생처럼 쉽게 쓰는 법, 말을 듣는 것처럼 술술 읽히는 글쓰기의 방법, 논리적인 글과 고쳐 쓰기 등도 소개한다.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책이 아니다. 실전에 관한 글이다. 책 중간 중간에 베껴 쓰기 란도 만들어 놓을 정도로 현장성이 강하다. 이 책으로 글쓰기 워크북을 삼아도 될 만큼 실전중심의 책이다. 정말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한 번 술술 읽어도 도움이 된다. 자 어떤가? 한 번 도전하고 싶지 않는가? 올해는 작가의 꿈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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