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주목신간-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10월 22일 주목신간
유난히 눈에 띄는 신간이 보인다. 이상하리만치 사회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삶의 의미와 방식을 끈덕지게 물어온다. 당신은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아니다. 누가 그들의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묻는다. 희망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했다. 희생 없는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게 삶이다. 근래에 출간된 책 중에서 5권을 골라 보았다.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곽은경. 백창화 / 남해의 봄날
사회약자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 때 우리의 심장을 뜨겁게 할 한 권의 책이 출간 되었다. 25년 동안 NGO일을 하면서 글로벌한 시대에서 글로벌하게 편재한 편견과 착취의 현장과 함께 있다. 사진작가인 윌리 로니스(Willy Ronis)는 '아름다움은 길 위에 있다'고 했다. 길은 사람의 소통이 도구다. 이동하며 살아가는 생존 현장이다. 저자는 길에서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했다. 생생하게 들려주는 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린 잘 있어요, 마석
샬롬의집. 고영란. 이영
역설적이다. 마석이란 이주민 노동자들의 버려진 공간에서 평안을 이야기 한다. 여는 글에서 '아무도 묻지 않았던 그들의 안부'를 말한다. 역설이 분명하다. 최신간이라 따끈하고, 한국의 개발 이면을 차지한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라 뜨겁다. 불편한 양심의 소리인 셈이다. 마석가구동단에서 일하는 이주민 노동자들의 안녕하지 못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잠이 와도 잠들기 힘든 고단한 삶의 연속이다. 그들에게 안녕을 주려고 힘쓴 이들이 있다. 그래서 샬롬의 집이 된 것이다. 그들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중년의 발견-과학이 밝혀낸 중년의 놀라운 능력
데이비드 베인 브리지 /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중년이 이슈다. 마흔은 불혹이라 했다. 다른 말로 부록이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처절하리만큼 유혹 당하는 시기다. 죽음이 멀지 않고, 가정의 파탄과 이혼, 자녀의 재가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진 시기다. 정말 이상한 현상 중의 하나, 중년이 되면 반박자가 느려진다. 반주자가 애를 먹어 노래 맛이 떨어진다. 왜일까?
진화론자의 이야기에 기독교인이 귀 기울여야할 필요가 있을까. 필자는 많다고 생각한다. 잘만 걸러내면 쓸 만한 이야기와 정보들이 많다. 중년의 숨겨진 비밀을 캐내는 기쁨, 퇴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란 조언이 듣기 좋다. 내가 중년이니까.
교실 카스트
혼다 유키. 스즈키 쇼 / 김희박 옮김 / 베이직북스
학교가 일본을 닮아 버렸다. 십여 년 전 왕따란 말이 건너오면서 '세상에 그런 일이?' 의아해 하던 물 건너 일이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제 미국을 들여다볼 일이 아니다. 일본의 학교를 들여다 볼 때다. 일본과 너무 닮아 버렸기 때문이다.
교실 안에도 신분제도가 존재한다고? 교실 안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신분, 카스트를 파헤쳤다. 믿기 어렵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학기 초가 되면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다. 서열을 정하는 시기다. 교사들은 알면서 간섭하지 않는다. 잘못 개입하면 일이 커진다. 조용이 멀리서 기다린다. 그 시기에 어떤 학생은 왕이 되고 어떤 학생은 노예가 된다.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김재규 평전
문영심 / 시사IN북
박정희의 심장에 총구를 들이 댄 사람.
유신의 핵심이면서 유신을 무너뜨린 사람.
군부에게도 민주운동가들에게도 버림받은 사람.
너무 어려 소문으로만 들었던 김재규를 다시 읽어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이 생겼다. 판타지도 논픽션도 아니다. 그러나 인간 김재규를 다시 들여다보기를 간절히 갈망하여 김재규 평전이라 명했다. 소개로만 이 책을 지나치기에는 왠지 아깝다. 반드시 사서 읽어야할 책이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찰하는 인물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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