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모든 사람을 위한 성경 묵상법』 성서유니온선교회
달콤하고 위험한 묵상의 세계
김기현 『모든 사람을 위한 성경 묵상법』 성서유니온선교회
이 책은 위험하고 달콤하다. 성경을 제대로 읽게 하여 성경묵상의 재미에 빠져들게 하니 달콤하고, 성경을 제대로 읽게 되어 혁명성을 갖게 될 터이니 위험하다. 성경을 제대로 읽게 되면 세상의 부조리, 악과 죄, 수단화된 시대정신에 잠잠할 수 없게 된다. 루터는 성경을 연구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중세 교회가 성경에서 멀리 떠나 있을 것을 발견한다. 의기소침했던 루터는 종교개혁을 원한 것도 아니고, 담대함도 없었다. 그러나 성경이 루터 안에 들어가자 목숨만을 살려 줄테니 잠잠하라는 말에 이렇게 응수한다.
“내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 말씀에 반하는 일은 현명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달리 어찌할 수 없습니다. 저는 여기 서 있겠습니다. 주여, 나를 도우소서. 아멘!”(19쪽)
그렇게 루터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 소심했던 루터였지만 성경을 묵상하자 그는 뜨거워졌고, 죽음도 불사하게 되었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집안의 노예를 해방시켜 주고, 빚 문서를 불사르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었’(21쪽)다. 과연 성경 묵상은 위험한 책이다. 이 책은 그 위험한 성경을 제대로 읽게 만드니 어찌 위험하지 않는가.
읽는 재미는 쏠쏠하고, 내용은 실용적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한 신학적이고 이론적이다. 1부 묵상이 기초에서는 묵상에 대해 재 진술한다. 묵상의 원뜻은 ‘하가’라는 히브리어 단어가 보여주듯 ‘읊조리’(31쪽)는 것이다. 한 번이 아니라 ‘반복해서 읽기’(34쪽)이며, ‘천천히 읽기’(36쪽)이기도 하다. 저자는 더 나아가 ‘듣기’(39쪽)라고 말한다. 오랜동안 매일성경을 집필하며 스스로 묵상해온 내공 때문인지 묵상을 경험한 이들만이 느끼는 내밀한 밀담을 담아낸다. 2부에서는 묵상의 방법을, 3부에서는 묵상의 실천을 이야기한다. 필자는 목회자를 위한 묵상 전략에서 ‘목회자는 한 본문을 열 번 읽는 것을 목표’(113쪽)로 하라고 권면한다. 이 또한 숙달된 조교의 조언이 아니던가.
곁에서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대화체는 책 속에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번뜩이는 통찰력과 더불어 실용적 조언들이 가득하니 어찌 다시 읽지 않겠는가. 성경에 목마른 자들이여 어서어서 ‘이 책을 들고 읽어라!’ tolle lege,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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