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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법 다독(多讀)효과

샤마임 201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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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법

다독(多讀)효과

 

누구나 자기만의 독서법이 있다. 어떤 이는 천천히 읽기를 고집하고 어떤 이는 반복독서를 주장하고, 어떤 이는 여러 책을 동시에 읽기의 효용성을 추천(推薦)할 것이다. 한 가지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상황과 필요에 맞는 독서법을 구사하면 될 일이다. 필자는 여러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중에서도 모티머 애들러가 추천한 한 주제를 비교하며 읽는 신토피칼 독서법을 즐겨 사용한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정해진 틀이 없이 아무 책이나 잡히는 대로 읽는다. 통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잡다(雜多)한 책 읽기쯤으로 정의해도 될 것 같다.

 

울리히 슈나벨의 ‘지금 종교는 왜 멸망하지 않는가’를 읽고 있다. 종교는 과연 존재하는가를 따지는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연구다. 이곳에 보면 호텔 청소부들을 연구한 대목이 있다. 하버드 심리학자인 엘렌 랭어가 미국 보스턴의 호텔 직원들을 대상으로 행한 실험이다. 청소부들은 불러 그들의 생각을 바꾸어 주었다. 직접 인용하며 이렇다.

 

“랭어는 호텔 네 개의 객실 청소부들에게 그들이 날마다 하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피트니스 프로그램(운동)이며, 이 사실을 늘 의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날마다 열다섯 개의 객실을 20-30분에 걸쳐 청소하는 일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53쪽)

 

즉 지금까지 늘 해오던 일을 최고의 운동이라고 설명 해준 것이다. 청소부들은 랭어 교수의 말을 듣고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돈을 주면서 고급 피트니스 센터에서 받아야할 운동을 돈을 벌어가며 날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4주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청소부들의 평균 체중이 2파운드가 감소했고, 수축기 혈압은 약 10%, 비만도는 0.3% 떨어졌다. 즉 몸이 이전보다 건강해진 것이다. 이번에는 동일하게 일하는 다른 통제집단을 연구했다. 이들에게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결과는 재미있었다. 그들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생각을 바꾼 것뿐인데도 실제 운동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위의 똑같은 내용을 다른 책에서 발견했다. 울리히 슈나벨이 언급한 엘렌 랭어 교수가 직접 저술한 ‘마음의 시계’(사이언스북스)에서 소개하고 있다. 알랭 교수는 자신들이 ‘일을 운동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179쪽)고 그들에게 일이 운동이라고 소개해 주었다. 그러자 스스로를 운동부족을 생각하던 그들이 일도 운동이란 생각으로 전환되자 ‘건강이 현저하게 향상되었다.’(182쪽)

 

엘렌 랭어의 책과 율리히 슈나벨의 책은 전혀 상관없다. 슈나벨은 종교에 관련된 내용이고, 엘렌 랭어의 책은 심리적 변화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한 책이다. 내용은 서로 겹칠 수 있지만 의도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두 책은 동일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많은 부분에서 겹치고 있다.

 

다독(多讀)이 아니면 도무지 발견할 수 없다. 책과 책 사이에, 문장과 문장(文章)의 층(層)에 겹쌓인 동일한 이야기를 발견 한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 차별성과 동일성을 함께 발견하는 것처럼 다독은 책과 책의 간극(間隙) 속에서 차별성과 동일성을 발견한다. 밋밋한 2차원적 독서의 세계(世界)가 읽은 책이 쌓이고, 이야기가 축적되면 갑자기 3차원적 입체로 바뀐다. 시간의 변화도 읽어낼 수 있고, 공간의 이동과 사유의 흐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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