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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보길도의 추억

샤마임 2017.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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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보길도의 추억

2017년 1월 7일




보길도는 참 매혹적인 섬이다. 수년 전 보길도 친구를 만나서 들으니 보길도가 자신의 고향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나다. 학교 다닐 때는 촌이고 섬이라 교통이 불편히 싫었는데 지금은 아니란다. 그럴 것이다. 불편함이 나쁜 것은 아니다. 보존과 가치를 창출한다. 그래서 윤선도사 유배 당한 곳이 아니던가. 



시와 산문이 어우러진 묘한 글인 강제윤의 <보길도에서 온 편지>는 내게는 어색하다. 난 시를 부러워하지만 좋아하진 않는다. 난 산문이 맞다. 그럼에도 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범접할 수 없는 그윽한 향기가 있다. 어쩌면 시가 싫다는 말에는 시를 쓰지 못해 발현하는 은근한 질투심이 스며있을 지도 모른다. 고산 윤선도의 [낙서재에서 우연히 읊다]의 전문이다.


눈은 청산에 있고 귀는 거문고 있으니

세상에 무슨 일이 내 마음에 이르리요

가슴 가득한 호연지기를 아는 이 없으니

한 곡의 미친 노래를 홀로 읊어 보노라



섬은 외로운 곳이다. 접근하기 힘든 곳이다. 일상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곳이다. 뭍에 사는 이들에게 섬은 두려운 곳이다. 가면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그런 곳. 예전에 김훈의 <흑산>을 읽으면서 두려움을 느꼈다. 지독한 외로움. 사람이 그리운. 그러나 삶이 뭘까? 존재가 외로움이 아닐까? 그래.. 외로움이다. 외로움을 모르는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다. '군중 속이 고독'이 아니라 원래 인간은 타자이기에 고독한 것이다. 


외롭게 피는 동백이 좋다. 홀로 피어 아무도 모르게 추락한다. 몽뚱이가 땅에 닿아도 아직도 지지 않는 꽃이 동백이다. 향기 없다하여 타박도 많이 받는다. 누구와도 합하지 않으려는 무뚝뚝함이 동백이다. 그런데도 동백은 외롭지 않다. 홀로 피어도 함께 있고, 바닥에 떨어져도 여럿이다. 이 묘한 꽃이 보길도에 많다. 


아래의 사진은 강제윤 페이스북에서 가져왔습니다.(https://www.facebook.com/jeyoon.kang.7)

현재 강제윤 시인은 통영시에 거하고 있는데 통영시로부터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함께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보길도에서 온 편지
국내도서
저자 : 강제윤
출판 : 이학사 200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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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기행
국내도서
저자 : 김나흔
출판 : 현실문화 20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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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섬
국내도서
저자 : 강제윤
출판 : 꿈의지도 201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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