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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후서 1:12-15 묵상 항상 말씀을 기억하라

샤마임 2025.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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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일깨우는 사명의 유언, 기억되기 위한 말씀의 사역

베드로후서 1장 12절부터 15절까지는 사도 베드로가 그의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한 깊은 신앙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베드로는 이미 복음을 알고 있는 성도들에게 왜 자신이 반복하여 말씀을 상기시키려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교육적 반복이 아니라, 영혼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기억'의 사역입니다. 이 본문을 묵상하며 우리는 신앙의 본질이 단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진리 위에 굳게 서기 위해 그것을 반복해서 되새기고 확증해 가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도 베드로는 자신이 땅에서의 장막을 곧 벗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고, 그 짧은 남은 시간 동안 성도들이 진리 위에 흔들리지 않도록 돕는 일에 자신의 전 생애를 던지고자 하였습니다.

진리를 상기시키는 반복의 중요성

12절에서 베드로는 "그러므로 너희가 이것을 알고 이미 있는 진리에 서 있으나 내가 항상 너희에게 생각나게 하려 하노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생각나게 하다'라는 표현은 헬라어로 'ὑπομιμνῄσκω'(휘포밈네스코)이며, 이는 단순히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넘어, 이미 알고 있는 진리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게 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베드로는 성도들이 진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 진리를 상기시키는 것이 자신에게 마땅한 사명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새로운 지식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복음을 계속해서 되새기며 살아가는 데서 시작합니다. 신앙의 여정은 '반복'을 통해 단단해집니다. 반복은 지루함이 아니라, 영혼 깊은 곳에 말씀이 뿌리내리게 하는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베드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죽음이 가까운 순간에도 여전히 복음을 반복하여 전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단지 성도들을 지적으로 무장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의 영혼이 마지막 날까지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기 위한 간절한 노력입니다.

장막을 벗기 전에 해야 할 마지막 사명

13절과 14절에서 베드로는 더욱 개인적인 고백을 나눕니다. "내가 이 장막에 있을 동안에 너희를 일깨워 생각나게 함이 옳은 줄로 여기노니 이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지시하신 것 같이 나도 나의 장막을 벗어날 것이 임박한 줄을 앎이라." 여기서 '장막'(σκήνωμα, 스케노마)은 인간의 육신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며, 이는 임시적인 거처이자 언젠가는 떠나야 할 땅의 삶을 상징합니다. 베드로는 자기 생명이 끝날 날이 가까움을 자각하고 있으며, 그 사실 앞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복음의 기억을 성도들의 마음에 새기는 일이었습니다.

"벗어날 것이 임박한 줄을 안다"는 말은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의 담담한 고백이자, 부활 신앙 안에서의 담대한 확신을 보여줍니다. 그는 단지 죽음을 피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죽음을 복음을 위한 마지막 봉헌의 기회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이 고백은 모든 목회자와 신앙인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 땅의 장막을 벗게 될 존재이며, 그 순간이 다가올수록 무엇을 남기고 떠나야 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베드로는 자기 유언의 형태로 복음을 남기기를 원했고, 그것이야말로 성도를 위한 가장 고귀한 유산임을 깨달았습니다.

떠난 후에도 남는 말씀의 기억

15절에서 베드로는 "내가 힘써 너희로 하여금 내가 떠난 후에라도 어느 때나 이런 것을 생각나게 하려 하노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어느 때나 생각나게 하려 한다"는 말입니다. 이는 일회적인 기억이 아니라, 삶 속에서 반복적으로 되새겨지고, 사건마다 되살아나게 되는 말씀의 기억을 뜻합니다. '힘써'(σπουδάζω, 스푸다조)는 열심과 긴급함을 담고 있는 단어로, 베드로가 자신의 전 존재를 다해 이 사역을 수행하고자 했다는 의미입니다.

베드로는 죽음 이후에도 성도들이 진리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말씀의 흔적을 남기고자 했습니다. 이는 단지 기록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각인되는 진리입니다. 성경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성령의 감동으로 쓰여져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 있는 말씀입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전한 말씀이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변해도, 성도들의 삶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있기를 바랐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사도적 사명의 완성이며, 교회를 세우는 일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본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살아가는가? 우리는 말씀을 잊지 않기 위해 얼마나 스스로를 훈련하며, 다른 이들을 일깨우는가? 죽음이 점점 가까워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가려 하는가? 베드로의 고백은 단지 과거의 한 인물의 고백이 아니라, 오늘날 교회가 붙들어야 할 말씀의 본질과 우선순위를 되묻게 합니다.

결론

베드로후서 1장 12절부터 15절은 사도 베드로의 마지막 사명과 목회적 열정을 담은 고백입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도 진리를 상기시키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며, 성도들이 흔들림 없이 복음 위에 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진리는 반복을 통해 견고해지며, 성도는 기억을 통해 믿음에 굳게 서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말을 남기고 어떤 복음을 전할 것인지, 말씀 앞에서 다시 다짐하게 되는 본문입니다.

베드로후서 1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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