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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후서 1:20–21 성경의 영감론적 관점에서

샤마임 2025.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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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성경, 사사로운 해석을 넘어선 계시의 권위

베드로후서 1장 20절과 21절은 성경의 영감론을 다룰 때 가장 중요한 본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말씀은 성경이 인간의 생각이나 철학, 혹은 당시 시대 상황에 따라 임의로 쓰인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감동으로 된 것임을 선언합니다. 베드로는 성도들에게 성경의 해석이 개인의 사적 의도나 해석자 중심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져서는 안 되며, 그 말씀의 기원과 본질이 하나님께 있음을 깊이 각인시키고자 합니다. 이 본문은 단지 해석학적 논쟁을 위한 이론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로 서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핵심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사람의 지혜로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계시하신 진리로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말씀을 통해 성도는 말씀 앞에서 겸손히 엎드려야 하며, 말씀은 살아 있는 하나님의 음성임을 신뢰하고 경외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사로운 해석의 위험성과 경계

20절은 "먼저 알 것은 성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니"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사사로이'는 헬라어로 'ἰδίας ἐπιλύσεως'(이디아스 에필뤼세오스)이며, 문자적으로는 '자기 해석' 혹은 '개인의 풀이나 설명'을 의미합니다. 이 표현은 말씀의 해석이 개인의 판단이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이미 앞선 구절들에서 예언의 말씀을 '어두운 데를 비추는 등불'로 비유했으며, 이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성도의 길이라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빛을 올바르게 따르기 위해서는, 해석 역시 빛의 근원 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유일하고 완전한 계시입니다. 그렇기에 그 말씀을 해석할 때, 우리는 인간의 지혜나 경험, 혹은 당시 문화나 시대정신을 근거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배경과 문맥을 이해하는 작업은 해석에 있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해석의 기준은 말씀 자체 안에 있으며, 무엇보다 성령의 조명 없이는 성경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도 고린도전서 2장에서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성령이 통달하신다고 하였고, 우리가 성령을 받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깨달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해석의 올바름은 학문적 완성도 이전에, 영적 자세와 성령의 인도하심에 있습니다.

 

또한 이 본문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초대교회는 사도들의 가르침과 예언자들의 말씀이 검증되고 선포되는 장을 공동체 안에서 세웠습니다. 이는 말씀의 진리가 개인의 직관이나 감정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질서입니다. 오늘날에도 다양한 이단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통해 진리를 왜곡하고 성도들을 미혹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이 말씀을 더욱 엄중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사로운 해석은 말씀의 본래 의도를 흐리게 하고, 결국은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게 합니다.

 

성령의 감동, 말씀의 기원과 본질

21절은 20절의 경고에 이어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힙니다.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라." 이 말씀은 성경의 기원이 인간이 아닌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선언합니다. '감동하심'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φερόμενοι'(페로메노이)이며, 이는 '끌려가다', '운반되다', '이끌림 받다'는 뜻의 수동형 동사입니다. 이는 예언자들이 자신의 의지나 판단에 따라 말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성령에 의해 이끌린 존재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는 뜻입니다.

 

성경의 영감은 단지 영적인 분위기 속에서 인간이 하나님에 대해 느끼고 기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도적으로 인간 저자를 사용하셔서 그들의 인격과 언어, 역사적 상황을 포함하여 하나님의 뜻을 정확하게 기록하게 하신 신비한 사역입니다. 이것이 개혁주의 전통이 말하는 '유기적 영감'이며, 이로 인해 성경은 무오하며,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전달하는 권위 있는 계시가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 저자는 도구로만 쓰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체와 개성, 배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오차 없이 전달하도록 성령께서 이끄셨다는 점입니다. 이는 성경의 전권과 무오성을 지지하는 신학적 근거이기도 합니다.

 

또한 본문의 표현은 '예언'이 특정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말해줍니다. '언제든지'(πότε, 포테)는 시간을 제한하지 않는 표현이며, 이는 모든 성경이 동일한 원리로 기록되었음을 시사합니다. 곧, 모세 오경부터 사도 요한의 계시까지, 전체 성경이 동일한 성령의 감동 아래 기록되었으며, 그 권위와 진리는 시대를 초월하여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이 변하지 않는 진리로서 오늘 우리에게도 살아 있는 말씀이 되는 이유입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말씀을 기록하게 하셨다는 이 진리는 우리에게 두 가지 태도를 요청합니다. 첫째는 경외심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할 때 우리는 인간적 가벼움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의 음성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둘째는 신뢰입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우리는 그 말씀을 온전히 믿고, 그 말씀 안에서 인생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의 철학이나 사상, 인간의 감정은 변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변하지 않으며, 그 말씀이 우리 발에 등이요 길에 빛이 됩니다.

 

말씀 앞에서의 자세, 순종과 신뢰

이제 우리는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 돌아봐야 합니다. 성경은 단지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말씀을 연구할 뿐 아니라, 그 말씀 앞에 순종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말씀은 지식과 이론을 넘어, 실제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되었다는 사실은 단지 신학적 선언이 아니라, 실천적 요청을 동반합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거절하거나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말씀을 읽지만, 그 말씀을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해석하거나, 때로는 감정에 따라 수용하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감된 말씀은 감정이나 상황을 초월한 진리이며, 우리를 평가하는 기준이지, 우리가 평가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말씀 앞에서는 우리가 판단자가 아니라 피조물로서, 듣고 순종해야 할 존재입니다. 또한 이 말씀은 공동체 안에서 함께 나누어야 할 은혜의 통로입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묵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해석하고, 함께 순종하며, 함께 그 말씀을 실현해 나갈 때 말씀은 더욱 풍성한 생명을 품고 역사합니다.

 

결론

베드로후서 1장 20–21절은 성경의 기원과 본질, 그리고 해석의 태도에 대한 깊은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성경은 사람의 뜻으로 된 것이 아니며, 성령의 감동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기록한 거룩한 계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씀 앞에서 겸손히 엎드려야 하며, 사사로운 해석이 아닌 성령의 조명과 교회적 분별 가운데 그 진리를 따라야 합니다. 이 말씀이 살아 역사하는 하나님의 음성임을 인정하고, 그 빛 안에서 순종하며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참된 신자의 길입니다.

베드로후서 1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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