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음식] 떡 또는 빵(bread)

[성경의 음식] 떡 또는 빵(bread)

 

떡과 빵은 만드는 과정이 상당히 다르다. 모든 빵이 동일한 과정을 거치지 않지만 대체로 빵은 효모를 넣어 발효 시킨다. 그러나 떡은 쌀을 빻아 찐 것이다. 빵이 밀를 사용한 반면 떡은 쌀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번역함에 있어서 떡은 그리 옳은 번역은 아니다. 초기의 번역들은 예외 없이 ‘떡’으로 번역했다. 아마다 한국교회 초기에 빵은 일반인들에게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떡’으로 번역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번역된 성경들도 여전히 ‘빵’이 아닌 ‘떡’으로 번역하고 있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이 부분은 성경 번역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논외하면 떡과 빵이란 단어를 혼용해 사용할 것이다. 다만 성경 원문은 떡이 아닌 빵 또는 그와 비슷한 종류로 읽어야 한다.

 

1. 빵의 종류

 

팔레스타인에서 빵은 주식이다. 물론 빵 만 먹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밥처럼 주식으로 사용된다. 빵은 대체로 밀로 만들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보리로도 빵을 만든다. 빵은 양식으로서,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물로서, 성막에 진열되는 상징으로서 존재한다. 유월절의 경우는 발효된 빵이 아니라 효모가 들어가지 않는 무교병으로 사용한다.

 

발효된 빵

 

성경에 소개되는 빵의 대부분은 발효된 빵이다. 일상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대체로 설명하지 않고 곧바로 음식, 빵으로 소개된다.

 

굽는 빵

 

발효된 빵을 먹지만 효모를 넣지 않거나 반죽해 바로 굽어 먹는 빵이 대부분이다. 발효된 빵보다 굽는 빵이 더 일상적이다. 밀가루를 되게 반죽해 넓게 편 다음 화덕 벽에 붙이면 몇 분 안에 노릇하게 익는다. 얇기 때문에 즉석해서 먹을 때 주용 사용된다. 히브리인들은 예루살렘 도시 안에 거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대부분 부엌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렇게 먹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병

 

전병에는 무교 전병과 유교 전병 두 가지가 있다. 효모를 넣고 안 넣고의 차이일 뿐이다. 제사에 무교병만 드린다고 생각하지만(레 2:4) 그렇지 않다. 레위기 7:13에서는 요교병, 즉 효모가 들어간 전병을 제물로 드리도록 하고 있다.

 

건포도로 만든 빵(떡)

 

역대상 12:40 또 그들의 근처에 있는 자로부터 잇사갈과 스불론과 납달리까지도 나귀와 낙타와 노새와 소에다 음식을 많이 실어왔으니 곧 밀가루 과자와 무화과 과자와 건포도와 포도주와 기름이요 소와 양도 많이 가져왔으니 이는 이스라엘 가운데에 기쁨이 있음이었더라

 

2. 빵을 만드는 과정

 

빵은 곡물을 빻아 삶거나 쪄서 만든다. 기존의 곡물이 갖는 특성과 모양을 완전히 상실한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주 양식이기 때문에 주식으로 사용한다. 크게 보리와 밀이 사용되지만 종종 다른 잡곡도 포함된다. 만드는 빵의 종류에 따라 다른 잡곡을 혼용해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맥분(삿6:19;삼상1:24;왕하4:41)

보리(민5:15;요6:9,13)

잡곡(겔4:9)

3. 빵(떡)에 관한 상징과 비유

성경에서 떡은 의외의 부분에서 상징적인 음식으로 비유는 된다. 

기드온의 보리떡(삿 7:13)

기드온이 미디안과 싸울 때 겁이 많아 전쟁을 시작하지 못한다. 이때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적진에 내려가 보라고 한다. 초병들이 기드온을 보리떡으로 비유하면서 자신들을 무너뜨리는 꿈 이야기를 한다. 기드온은 그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게 된다. 보리떡은 떡 중에서 초라하고 가치 없는 떡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하급의 식품이다. 기드온은 자신을 초라한 존재로 여기고 섣불리 전쟁을 시작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보잘 것 없고 초라한 보리떡이 적들을 쳐부수는 꿈을 통해 자신도 얼마든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삿]7:9-15

9 그 밤에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진영으로 내려가라 내가 그것을 네 손에 넘겨 주었느니라 10 만일 네가 내려가기를 두려워하거든 네 부하 부라와 함께 그 진영으로 내려가서 11 그들이 하는 말을 들으라 그 후에 네 손이 강하여져서 그 진영으로 내려가리라 하시니 기드온이 이에 그의 부하 부라와 함께 군대가 있는 진영 근처로 내려간즉 12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의 모든 사람들이 골짜기에 누웠는데 메뚜기의 많은 수와 같고 그들의 낙타의 수가 많아 해변의 모래가 많음 같은지라 13 기드온이 그 곳에 이른즉 어떤 사람이 그의 친구에게 꿈을 말하여 이르기를 보라 내가 한 꿈을 꾸었는데 꿈에 보리떡 한 덩어리가 미디안 진영으로 굴러 들어와 한 장막에 이르러 그것을 쳐서 무너뜨려 위쪽으로 엎으니 그 장막이 쓰러지더라 14 그의 친구가 대답하여 이르되 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이라 하나님이 미디안과 그 모든 진영을 그의 손에 넘겨 주셨느니라 하더라 15 기드온이 그 꿈과 해몽하는 말을 듣고 경배하며 이스라엘 진영으로 돌아와 이르되 일어나라 여호와께서 미디안과 그 모든 진영을 너희 손에 넘겨 주셨느니라 하고

뒤집지 않은 전병(호 7:8)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 이방종교를 함께 섬기는 혼합주의에 빠져 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뒤집지 않는 전병에 비유하신다.

호 7:8 에브라임이 여러 민족 가운데에 혼합되니 그는 곧 뒤집지 않은 전병이로다

환난의 떡(사 30:20)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이스라엘을 향하여 ‘환난의 떡’과 고생의 물을 주신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스승을 숨기지 않음으로 바른 길로 지도하실 것을 약속하신다. 여기서 환난의 떡은 하나님의 징계를 뜻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불투명하다.

 

사 30:20 주께서 너희에게 환난의 떡과 고생의 물을 주시나 네 스승은 다시 숨기지 아니하시리니 네 눈이 네 스승을 볼 것이며

신 16:3에서는 ‘고난의 떡’이라 표현한다. 유월절 급하게 떡을 만들어 발효되지 않은 빵을 먹을 때를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대하 18:26에서도 아합 왕은 ‘고난의 떡과 고난의 물’이란 표현을 통해 왕을 기분 나쁘게 한 미가야 선지자를 징벌한다. ‘수고의 떡’(시 127:2)이란 표현은 인생 자체가 고난과 환난의 연속임을 말한다.

불의 떡(잠 4:17)

[잠 4:16-17] 16 그들은 악을 행하지 못하면 자지 못하며 사람을 넘어뜨리지 못하면 잠이 오지 아니하며 17 불의의 떡을 먹으며 강포의 술을 마심이니라

악인들은 불의 떡을 먹고, 강포의 술을 마신다. 불의의 떡은 합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모은 재산의 비유다. 노동자들에게 주지 않는 품삯, 거짓 증인과 재판장을 매수하여 강탈한 고아와 과부의 재산들을 뜻한다. 하나님은 이런 자들의 떡을 저주하신다. 먹고 마심이 죄가 되여 하나님의 심판의 이유가 된다.

더러운 떡(말 1:7)

말 1:7 너희가 더러운 떡을 나의 제단에 드리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를 더럽게 하였나이까 하는도다 이는 너희가 여호와의 식탁은 경멸히 여길 것이라 말하기 때문이라

더러운 떡은 제물로서 합당하지 않는 ‘흠 있는 떡’을 말한다. 가장 좋은 것을 드려야 함에도 그것이 아까워 쓸모없는 것, 하자 있는 것, 가치가 열등한 것을 하나님께 드린다. 하나님은 이러한 제물에 대해 받지 않으시겠다고 선언하신다. 하나님께는 가장 좋은 것을 드려야 한다. 아벨은 자신의 첫 새끼와 기름을 드렸다. 

생명의 떡(요 6:35)

신약으로 넘어오면 빵(떡)은 갑자기 신학적 의미로 치환된다.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린 만나이며, 생명의 떡이시다. 자신의 몸을 대속 제물로 내어 놓았고, 그 떡을 먹음으로 생명을 얻게 된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예수님을 죽음을 떡을 뗌으로 기념했다. 

사도행전 2:42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사도행전 2:46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고전 11:23-26]

23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24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5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26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