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통독일기] 성경은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다.
[성경통독일기] 성경은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다.
2017년 10월 29일 주일
지난번 성경 통독 일기가 9월 29일이었으니 한 달 만에 성경 통독을 다시 시작한 셈이다. 기고해야 할 권고와 매일 마태복음 묵상을 하고 있어서 성경 통독은 잠깐 뒤로 밀었다. 성경 묵상은 깊이 읽기다. 문장, 단어에 집중하고,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세심히 살피는 고된 노동이다. 이에 비해 통독은 가능한 빠르게 읽어야 한다. 오늘은 여호수아를 완독했다.
여호수아는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다. 후대의 저자가 여러 기억과 전통, 다른 책들(야살의 책, 여호와 전쟁기 등)을 참고하여 기록한 것이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모세 오경의 연장이라는 모세 육경설을 단호하게 배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호수아는 모세 오경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여호수아 1장의 경우는 모세의 죽음 이후, 요단을 강을 건너는 것으로 시작한다.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신명기 사관에 입각한 역사관이 여호수아서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 점에서 오경과 여호수아는 육경이라는 억지스러운 주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될 수 있다. 그러나 오경과 여호수아는 엄밀하게 구분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여호수아는 오경의 서술 방식과 상당히 다르다. 오경이 전체적으로 연대기적 흐름을 거의 흩트리지 않았다면 여호수아는 상당히 비연대적이다. 특히 1장과 3장 사이에 끼어있는 2장의 사건은 참으로 모호하다. 2장의 잃어버린 3일은 실제로 깊이 고민되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여호수아가 나이 들었다는 표현이 13:1과 23:1에서 반복된다. 13장과 23장 사이에는 열두 지파의 땅 분배와 요단 동편 지파의 제단 문제가 존재한다. 마지막 결론이라 할 만한 23장 이후는 마지막 경고가 들어가 있다.
여호수아의 핵심은 24:19이다. 이곳에서 여호수아는 여호와만 섬기겠다는 백성들의 다짐에 일침을 놓는다.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가 여호와를 능히 섬기지 못할 것은 그는 거룩하신 하나님이시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니 너희의 잘못과 죄들을 사하지 아니하실 것임이라"(수 24: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여호와를 섬기라 할까? 우리는 여기서 여호수아의 신학적 난제를 만나게 된다. 이러한 난제의 핵심에는 여호수아가 오경과 연결되어있음에도 단절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경은 모세의 신학적 사상이 깊이 스며 있으며 인간의 선택과 결과에 대한 해설보다는 '섬기라'는 명령투의 교훈들이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섬기지 못한다'는 단죄와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내 준다. 무엇 때문일까? 이러한 사상은 여호수아의 서술 방식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2장에서 라합이 정탐꾼들에게 한 말이 있다. 라합은 그들에게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줄을 내가 아노라'(2:9)고 고백한다. 내가 너희를 살려 줄 테니 너희도 우리를 살려 주라는 거래가 성사된다. 또 하나의 사건은 7절의 아간 사건이다. 이 사건은 그들의 부주의함을 말하기보다,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9:14)에 있다. 아이성과 기브온 족속과의 화친 속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하나님께 묻지 않으면 결국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호수아서는 승리의 사건을 반복하고, 실패의 사건을 연속적으로 보여줌으로 강조하고, 확정 짓는다. 이것은 하나님께 묻지 아니하면, 즉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지 않으면 아무리 사소한 전쟁이라 할지라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여호수아 1장의 말씀은 여호수아의 문을 여는 동시에 닫는다. 여호수아는 철저하게 모세의 율법에 의거하고 있으며, 율법의 준행 정도에 따라 저주와 축복의 문이 열리고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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