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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보서 3:17–18 강해, 위로부터 난 지혜

샤마임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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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부터 난 지혜, 열매 맺는 성도의 삶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야고보서 3장 17절과 18절 말씀을 통해 은혜 받기를 원합니다. 지혜에 대한 교훈의 절정을 이루는 말씀입니다. 앞선 구절들에서 야고보는 땅에서 난 지혜, 정욕적이고 마귀적인 지혜가 시기와 다툼을 일으키며 혼란과 악을 퍼뜨리는 모습을 고발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참된 지혜, 곧 위로부터 내려온 하늘의 지혜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아름답고도 강력하게 제시합니다. 이 말씀은 단지 윤리적 교훈을 넘어, 구속사적으로 하나님께 속한 성품이 성도 안에서 어떻게 열매 맺는지를 보여주는 복음의 실체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기를 원하시는 지혜의 본질과 그 열매를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1. 위로부터 난 지혜는 하늘에서 오는 것입니다 (3:17上)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3:17上)

야고보는 땅에서 난 지혜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이제 위에서 온 지혜를 설명하며 완전히 대조적인 특성을 드러냅니다. ‘위로부터 난 지혜’(ἡ δὲ ἄνωθεν σοφία, hē de anōthen sophia)라는 표현은 이 지혜가 인간의 노력이나 철학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임을 강조합니다. 이는 야고보서 1장 5절에서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하신 말씀의 연장선입니다.

 

이 지혜는 단지 사고의 정확함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성품이 성도 안에 내주하셔서 드러나는 실천적 경건이며, 성령 안에서 연단된 인격의 열매입니다. 잠언에서 강조된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잠 1:7)이라는 말씀이 실제 삶으로 성취되는 장면이 바로 이 본문입니다. 위로부터 난 지혜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 안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야고보는 이 지혜가 ‘성결하다’고 말하며 시작합니다. ‘성결’(ἁγνὴ, hagnē)은 거룩함, 도덕적 순결함, 동기와 목적의 정결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도덕적 결백을 넘어서, 하나님 앞에서의 진실함과 구별됨을 뜻합니다. 참된 지혜는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깨끗하고 진실된 동기에서 시작되며, 그 중심에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순전한 마음이 존재합니다. 성결함은 성령의 역사로 이루어지며, 성령이 임하실 때 사람의 동기와 계획이 새롭게 정화됩니다.

 

초대교회 교부 클레멘스는 “참된 지혜는 거룩한 침묵과 겸손에서 자란다”고 하였으며, 칼빈은 “지혜는 항상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 안에서 시작된다”고 주해했습니다. 우리가 지혜를 구할 때, 먼저 우리 마음의 동기를 성결하게 하여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 참 지혜는 성품으로 나타납니다 (3:17下)

“…다음에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나니” (3:17下)

야고보는 위로부터 난 지혜의 열매를 일곱 가지 덕목으로 구체화합니다. 이 덕목들은 단지 외적인 행위의 나열이 아니라, 지혜가 내면에서 자라 성품으로 발현된다는 영적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화평'(εἰρηνική, eirēnikē)은 참된 지혜의 본질적인 결과입니다. 위에서 난 지혜는 갈등을 부추기지 않으며, 오히려 그 갈등을 해소하는 조정자 역할을 합니다. 이 지혜는 사람 사이의 오해와 긴장을 줄이며, 서로 다른 입장 속에서도 화목을 이루는 능력을 발휘합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마 5:9) 하신 말씀이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둘째, '관용'(ἐπιεικής, epieikēs)은 상대의 부족함과 허물을 덮어주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상대를 품는 태도입니다. 이는 정의를 넘어서 자비를 실현하는 차원이며,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흡사한 인격적 표현입니다. 셋째, '양순'(εὐπειθής, eupeithēs)은 쉽게 설득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기보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고집 부리지 않고 겸손하게 복종하는 자를 뜻합니다. 이는 지혜가 단단한 교만이 아니라 부드러운 순종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넷째와 다섯째는 '긍휼'(ἐλεος, eleos)과 '선한 열매'(καρπῶν ἀγαθῶν, karpōn agathōn)입니다. 긍휼은 남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며, 실천적 사랑을 촉진시키는 덕목입니다. 여기서 '선한 열매'는 단지 마음의 선의가 아니라, 실제로 드러나는 행동의 열매를 의미합니다. 사랑, 인내, 도우심, 기도, 섬김 등은 모두 이 지혜가 만들어내는 선한 열매입니다.

 

여섯째는 '편견 없음'(ἀδιάκριτος, adiakritos)입니다. 이는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바라보는 태도로, 하나님의 시각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게 하는 은혜입니다. 마지막 일곱째는 '거짓 없음'(ἀνυπόκριτος, anypokritos)입니다. 외식과 위선을 멀리하고, 내면의 진실함이 그대로 나타나는 삶의 태도를 뜻합니다. 이는 당시 유대사회에서 형식적 신앙이 팽배했던 상황에서 야고보가 특히 강조하고자 했던 지점입니다.

 

이 일곱 가지 열매는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에서 바울이 말한 성령의 열매와도 긴밀하게 연결되며, 이는 성도 안에 성령이 역사하실 때 자연스럽게 맺히는 구속사의 열매입니다. 야고보는 단지 윤리적 생활을 권면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으로 인해 새로워진 존재의 변화와 그 열매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3. 화평하게 하는 자의 의의 열매 (3:18)

“화평하게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 (3:18)

야고보는 지혜에 대한 논의를 ‘화평’과 ‘의’라는 두 축으로 마무리합니다. 본문의 구조는 농부가 씨를 뿌리는 장면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화평이라는 씨를 뿌리는 자들이 결국 의의 열매를 거두게 된다는 원리입니다. 여기서 ‘화평하게 하는 자들’은 단순히 평화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평화를 조성하고 화해를 중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화평으로 심는다’는 것은 이들이 갈등과 분열의 상황에서도 복음의 사랑과 인내로 화해를 일으키기 위해 헌신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개인 간의 관계 회복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 전체의 화합을 위한 사역입니다. ‘의의 열매를 거둔다’는 말은 단지 외적인 성취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기준 앞에서 바른 삶을 살아감으로써 맺는 영적 열매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의'(δικαιοσύνη, dikaiosynē)는 단지 법적 선언으로서의 칭의만을 의미하지 않고,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서 오는 전인적 삶의 실천, 즉 삶의 의로움까지 포괄합니다.

 

루터는 “화평은 의에서 흘러나오며, 의는 반드시 화평의 열매를 동반한다”고 하였고, 칼빈은 “의는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이며, 그 열매는 언제나 사랑과 화평이다”라고 주해합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개인의 신앙을 넘어서 공동체 안에서의 지혜로운 사역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복음의 본질은 화해이며, 그 화해의 결과는 공동체 안에서 나타나는 의의 열매입니다.

 

결론: 참된 지혜를 사모하며, 열매 맺는 삶으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야고보는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분명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세상의 지혜는 자기 중심성과 경쟁심을 조장하며 공동체를 무너뜨리지만, 위로부터 난 지혜는 성결과 온유함, 화평과 긍휼, 그리고 의의 열매로 나타납니다. 위의 지혜는 인간적인 꾀나 처세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령이 성도 안에 거하실 때 맺히는 열매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지혜를 추구하고 있습니까? 말과 행동의 습관 속에서, 우리가 뿌리고 있는 씨앗은 화평입니까, 분쟁입니까? 오늘도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가 위로부터 오는 지혜를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그 지혜는 단지 나를 위한 판단력이 아니라, 공동체를 세우고 회복하는 복음의 능력입니다. 그 지혜가 우리의 성품 속에서 자라고, 말과 행동 속에서 열매 맺기를 소망합니다. 지혜의 온유함으로 말하고, 화평의 씨앗을 뿌리며, 의의 열매를 거두는 삶을 살아가는 성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멘.

야고보서 3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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