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성경 읽기
오감으로 성경 읽기
김동문 / 포이에마
기고할 서평을 쓰려고 손가락에서 불이 나도록 글을 쓰고 있는데 신리교회 목사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오늘 동지(冬至)날인데 팥죽 먹으로 가자고. 야호! 이런 횡재가 있나? 이런 시골에서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는 동지(?)가 있다니요. 감사드립니다. 커피는 제가 산다고 아무리 기를 써도 통하지가 않습니다. 팥죽 두 그릇까지 포장해 주셨습니다. 이걸 어찌해야하나? 자꾸 빚만 늘어갑니다.
그런데 말 나온김에 하나만 더 얻겠습니다. 20년 전에 부산에서 하숙할 때 권사님이 동지라며 팥죽을 해주며 악귀를 쫒는다며 먹으라 했습니다. 어차피 예수님의 피도 빨간색이고 팥죽도 빨간색이니 도진개진이라며.(도진개진의 순 우리말은 도긴개긴이며 도찐깨찐으로 읽는다. 이건 순전히 개콘탓이다. 비슷한말로는 '거기서 거기' '대동소이 (大同小異)' '도토리 키 재기' '오십보백보 (五十步百步)'등이 있다.)
팥죽은 성경적이라고 하셨습니다. 구약에 보면 야곱도 에서에게 팥죽을 먹었지 않았느냐. 그러니 ‘우리나라 동지 팥죽 풍습은 분명코 성경에서 온 것이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참으로 똑똑한 권사님이십니다. 성경을 정말 열심히 읽으시고 전도도 열심히 하시는 분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권사님이 많아야 합니다.
“감히 영험한 권사님의 ‘팥죽 기원설'을 부정하다니!”
하여튼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가진 나는 아멘하며 먹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어떤 책을 읽다가 놀라운 발견을 했습니다. 우리가 먹는 팥죽과 에서가 먹었던 팥죽은 '다르다'는 내용을 읽은 것입니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감히 영한 권사님께 반란을 드는 사람이 있다니? 감히! 팥죽의 기원설을 무너뜨리는 무모한 용기를 가진 자는 누구인가?
바로 이사람! 김동문이란 분입니다. 이분은 한국외대에서 아랍어를 전공하시고, 총신신학대학원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에서 구약신학을 배웠습니다. 그 후 1990년 11월 이집트와 요르단 등 아랍 이슬람 지역에서 지내면 선교활동을 하십니다. 잘 하셨나? 여러분 1990년, 91년 기억하시나요? 그 때 걸프전이 있었죠? 그 후로 이라큰 전쟁과 911테러 등 이슬람의 광기어린 서구문명과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 기나긴 여정을 지내왔습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가슴으로 떠나는 이집트 이스라엘 성지순례> <이슬람의 두 얼굴> <이슬람 신화 깨기 무슬림 바로 알기> <요르단> <기독교와 이슬람 그 만남이 빚어낸 공존과 갈등> 등을 펴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책, <오감으로 성경 읽기>(포이에마)을 2014년 10월에 출간했습니다.
팥죽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는데 저자 소개가 너무 길었나요? 감히 존경하는 권사님을 음해(?)하고 새로운 팥죽설을 주장하기에 뿌리를 찾아 보았습니다. 찾아보니 반기를 들어도 충분한 실력을 갖춘 분 갔습니다. 그럼 팥죽 이야기로 들아가보죠.
에서가 먹었던 팥죽죽은 뭘까? 김동문 선교사님의 말로는 '렌틸 죽'이랍니다. 아시죠? 렌틸. 콩 같이 생긴 거. 다이어트에 좋아, 요즘 젊은 부부들이 많이 먹는다죠.
"야곱의 팥죽으로 오해하고 있는 렌틸 죽이 대표적입니다. 고소한 맛으로 다가오는 렌틸 죽은 영양 흡수력이 강합니다. 막 화덕에서 구워낸 밀가루 떡도 고소하기 그지 없습니다."(김동문, <오감으로 성경 읽기>p82)
렌틸콩의 효능은 말로 표현 못할만큼 많습니다. 기본적인 것 몇 가지만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식이섬유와 철분이 많습니다. 7가지 중요한 무기질과 비타민 B도 많습니다.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합니다. 섬유질은 장에 들어가 유해균을 제거하고 유익한 유산균 등에게 영양분을 제공해 줍니다. 배가 자주 아프거나 방구쟁이들은 명심하십시오. 렌틸 콩을 먹으면 낫습니다. 철분이 많아 생리는 하는 여성분이나 산모들에게 좋습니다.
특히 혈당과 인슐린 기능을 조절하기 때문에 당뇨 환자들에 최고의 식품이 바로 렌틸콩입니다. 이거 참. 이렇게 알려줘도 신경 안쓰는 당뇨환자들이 있으니 어쩌나? 당뇨 위험함 병이긴 하지만 못고치는 병은 아닙니다. 진짜로. 식이요법만 제대로 하면 1년 안에도 고치는 병입니다. 이거 참, 어쩌나? 하여튼 에서가 먹었던 팥죽은 렌틸죽이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김동문선교사님의 <오감으로 성경 읽기>는 참 좋은 책이라는 거. 이렇게 좋은 책이 판매지수가 너무 낮아 마음이 상합니다. 포이에마는 뭐하는지 몰라. 좀 광고도하고 서평도 부탁하고. 그래야 안 되나. 이 좋은 책이 사장된다는게 그냥 서글퍼서 그럽니다. 설교할 때 이 책 참고하면 정말 좋습니다. 성경 묵상글 쓸 때도 기막힌 책입니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코로 맡고, 손으로 만지는 성경. 멋지지 않나요?
제가 보기에 이런 좋은 책이 사장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순전히 저자인 김동문 선교사님의 책임이 크죠. 페북에도 안올려. 강의도 잘 안해. 누군가에게 소개도 잘 안해. 이런 저자 요즘 출판사들 안 좋아합니다. 책만 만들어 놓고 팔리지 않으면 난감하거든요. 그래서 저라도 발 벗고 나서서 좋은 책은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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