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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7장 묵상 강해설교

샤마임 2025.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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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침 받은 자와 큰 무리의 구원

요한계시록 7장은 6장에서 여섯째 인이 열리며 펼쳐진 종말의 공포, 곧 하나님의 진노의 큰 날 앞에서 누가 능히 설 수 있는가에 대한 응답으로 주어집니다. 이 장은 종말의 심판 속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 어떻게 보호받고, 또 어떤 자들이 구원을 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인침 받은 14만 4천 명과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 이 두 장면은 교회가 하나님의 보호 안에 있으며, 최후의 구원에 이른다는 소망의 메시지를 줍니다. 이 본문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철저하며, 환난 가운데서도 그분의 백성을 잊지 않으신다는 진리를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땅과 바다를 해하기 전의 인침 (7:1-8)

요한은 네 천사가 땅 네 모퉁이에 서서 땅과 바다와 나무를 해하는 권세를 받고 있는 장면을 봅니다(7:1). 여기서 "네 모퉁이"라는 표현은 온 세상을 의미하며, 이 네 천사는 하나님의 심판을 대행하는 사자들입니다. 이들은 아직 해하지 않고, 특정한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심판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철저하게 그분의 계획 안에서만 시행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때 다른 천사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인"을 가지고 동쪽에서 올라옵니다(7:2). 여기서 "인"(σφραγῖς, sphragis)은 소유와 보호의 표시로, 고대 문서에서 권위를 나타내는 도장입니다. 하나님의 인은 단지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확증과 보호, 그리고 마지막 날까지의 보존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에베소서 1:13에서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다"고 말하며, 성령 자체가 하나님의 소유됨의 보증이라고 선언합니다.

 

이 천사는 "우리가 우리 하나님의 종들의 이마에 인치기까지 땅이나 바다나 나무를 해하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철저한 보호 조치이며,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기 전 그분의 백성이 확실히 구별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인이 있는 자는 어떤 심판 속에서도 보호받는다는 상징은 출애굽기 12장의 유월절 장면이나 에스겔 9장에서 하나님의 탄식을 인식하는 자들의 이마에 표를 하는 장면과도 연결됩니다.

 

그 수는 각 지파에서 1만 2천 명씩, 총 14만 4천 명이라 명시됩니다. 이 숫자는 12(지파 수) × 12(사도의 수) × 1,000(충만함)을 상징하는 수로, 문자적 숫자보다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문맥상 자연스럽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이스라엘 지파 목록은 전통적인 구약의 목록과 다르며, 단 지파가 제외되고 요셉이 포함된 점에서 영적 이스라엘, 곧 구원받은 교회를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민족적 개념의 이스라엘을 넘어서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받은 하나님의 백성을 의미합니다.

 

흰 옷 입은 큰 무리와 그들의 찬양 (7:9-12)

8절까지는 하나님의 인침 받은 자들의 수를 언급하지만, 9절부터는 다른 시각에서 전혀 다른 장면이 전개됩니다. 요한은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를 봅니다. 이들은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나온 자들로, 하나님 보좌 앞과 어린양 앞에 서 있습니다(7:9). 이는 복음이 민족적 경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며, 오순절 사건과 지상명령의 성취를 상징합니다.

 

이들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흰 옷은 성결과 구속의 상징이며, 종려 가지는 고대 유대 전통에서 승리와 환영의 표시입니다. 이는 요한복음 12장에서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사람들이 들었던 가지와 연결되며, 이 무리는 그리스도의 영광의 입성을 함께 찬양하는 무리임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큰 소리로 외칩니다.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있도다"(7:10). 이는 구원의 주체가 오직 하나님과 어린양이심을 고백하는 신앙의 중심 선언이며, 인간의 공로나 행위가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찬양입니다. 천사들, 장로들, 네 생물도 이 찬양에 동참하며 경배합니다. 이 하늘의 예배는 계시록 4-5장의 찬양과 구조적으로 연결되며, 구속받은 백성과 하늘 존재들이 함께 드리는 전 우주적 예배의 장면입니다.

 

큰 환난에서 나온 자들 (7:13-17)

그때 장로 중 하나가 요한에게 묻습니다. "이 흰 옷 입은 자들이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 요한은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장로에게 그 설명을 부탁합니다(7:14). 장로는 그들이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큰 환난"(θλίψεως τῆς μεγάλης)은 단순히 역사적 고난을 넘어, 교회가 이 땅에서 맞닥뜨릴 총체적인 박해와 시련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지 말세의 특정 기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 사이의 시대 전체를 포함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어린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다고 말합니다. 이 표현은 구속의 은혜를 가장 아름답게 묘사한 복음의 정수입니다. 피로 물든 옷이 아니라, 피로 인해 희게 된 옷이라는 이 역설적 표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서만 우리가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교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이것은 바울이 로마서 5장에서 말한 것처럼, "그 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롬 5:9)라는 복음의 핵심과 일치합니다.

 

이들은 이제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으며, 그의 성전에서 밤낮으로 하나님을 섬깁니다. 이는 단지 예배의 장면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와 영원한 안식, 성도의 사명 완성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그들 위에 장막을 치시며, 이는 구약 광야 시대의 임재 상징을 연상케 합니다. 성막(스케네)은 하나님의 임재와 보호를 뜻하며, 이제 그 임재 안에서 성도들은 목마르지도, 해나 염열에 상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약속됩니다(7:16).

 

마지막으로, 보좌 가운데 계신 어린양이 그들을 목자가 되어 인도하시며,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7:17). 이는 시편 23편의 목자 되신 하나님과 요한복음 10장의 선한 목자로서의 예수님을 연결시킵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기신다는 말은 이사야 25:8과 요한계시록 21:4로 연결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궁극적 회복의 약속입니다.

 

결론

요한계시록 7장은 심판 중에도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구별하시고 보호하심을 보여주는 은혜의 장면입니다. 인침 받은 14만 4천 명은 하나님의 철저한 보호 아래 있는 교회를 상징하며, 흰 옷 입은 큰 무리는 전 세계에서 구원받은 백성들이 예배하는 천상의 공동체를 나타냅니다. 이들은 큰 환난 가운데서도 어린양의 피로 구속받아, 하나님 앞에 서게 된 자들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위로이자 도전이 됩니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아시고, 인치시며, 마침내 그의 보좌 앞에 서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우리는 두려움보다 확신으로, 절망보다 소망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요한계시록 장별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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