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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버틀러 에이츠

샤마임 201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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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Butler Yeats




사랑이 이우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들의 슬픈 영혼은 이제 지치고 피곤합니다.

헤어집시다. 정열의 시간이 우리를 잊기 전에 

수그린 당신 이마에 입맞춤과 눈물을 남기고

20세기 영국 시의 거장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낙엽 The falling of the leaves>이란 시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 좌절하는 그동안의 애달픈 수고, 사랑하던 모드 곤이라는 여인을 떠나 보내면서 지은 시이다. 예이츠의 곤에 대한 사랑은 너무 일방적이었다. 금발 미녀, 열정적인 성격, 유명한 아일랜드 독립운동가, 모든 집회에서의 주도적 역할... 한 남자의 여인으로 살기에 그녀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존재였다. 그것을 예이츠를 몰랐을까? 1891년 예이츠는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그러나 보기좋게 거절당하고 만다. 숭배에 가까운 예이츠의 곤에 대한 사랑은 깊어 지면 질수록 더욱 예이츠를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삶의 가치를 낮게 만들었다. 그러다 1903년 겨울, 예이츠는 짝사랑하던 여인 곤이 독립 운동가인 존 맥브라이드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가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컷던지  이렇게 표현한다.


"번개와 함께 당신이 내게서 떠나던 날 / 내 눈은 멀고 내 귀가 안 들리게 된 바로 그날"

Maud Gonne



그러나 결혼은 곧 파경에 이르고 예이츠 구애 역시 다시 시작되지만 결국 맺지 못한다. 한 여인을 구애하다 인생을 망쳐버린? 예이츠.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시적 세계로의 도약이요, 초청이었다. 지독한 괴로움과 상실감이 인간의 깊은 내면으로 시인의 눈동자를 초대한 것이다. 어쩌면 곤의 냉혹한 거절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예이츠의 위대한 시들은 도무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비평가들의 이러한 평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예이츠는 [하늘의 옷감]이라는 시로 이렇게 답한다.

-하늘의 옷감-
금빛과 은빛으로 무늬를 놓은 / 하늘의 수놓은 옷감이라든가 
밤과 낮과 어스름한 저녁 때의 푸른 옷감 / 검은 옷감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 밑에 깔아 드리오리다만 / 내 가난하여 가진 것 오직 꿈뿐이라 
그대 발 밑에 내 꿈을 깔았으니 / 사뿐이 밟으소서 /내 꿈 밟고 가시는 이여

곤데 대한 예이츠의 사랑은 막무가내라고 표현해야 옳을 듯하다. 운명적인 첫만남. 큐피트의 화살에 맞은 후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고통를 이렇게 묘사했다.

-화살-
당신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습니다 / 그러자 그 생각은 날카로운 상념이 되어 내 뼈 깊이 박혔습니다.


예이츠는 그것이 달콤한 화살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예리한 시인의 통찰력도 때론 어이없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하기야 시인이야 원래 하늘의 언어로 삶을 노래해야 하니 미치광이의 정열로만 보일 것이다. 인생을 되돌아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쩌면 전도자의 고백처럼 아무런 가치도 없는 헤벨의 삶이라고 고백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예이츠는 전도자의 허무(헤벨)를 관통하는 의미심장한 고백을 남기고 갔다.

-술노래-

 

 술은 입으로 흘러들고 / 사랑은 눈으로 흘러든다.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 알아야할 진실은 이것뿐.

술잔을 입에 대면서 / 나 그대를 쳐다보고 한숨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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