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특권이다
우리의 작은 꿈이 있다면 그것은 평범하게 사는 것입니다.
평범함이란 누구나 소박한 것을 이루고 꿈꾸며 살아가는 것이죠. 즉 이런 것들입니다.
아침이 오면 일어나 조반을 짓고, 남편을 출근 시키고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이고 학교에 챙겨 보냅니다. 오전에는 밀린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려 놓은 다음, 아침마당을 시청하고, 며칠 째 읽은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읽습니다. 점심이 되면 혼자이기에 적당하게 때우거나 라면으로 때우기도 합니다. 아참... 아침에 세탁기에 돌려 놓은 빨래를 널지 않았군요. 볕이 잘드는 베란다에 빨래를 널기 시작합니다.
점심을 넘어 오후가 되니 조금은 나른 합니다. 마저 책을 읽으려다 졸려서 잠깐 잠이 들었는 데
'딩동'
벨소리에 잠을 깹니다. 벌써 막내가 유치원에서 돌아와 벨을 누르는 모양입니다. 잠깐의 혼 자만의 여유도 이제 막을 내리는 군요. 막내에게 새참을 먹인 다음 한글 단어와 영어 알파벳을 가르칩니다.
그러다 보니 벌서 두시간이 흘렀네요. 30분 정도 게임을 하도록 시간을 줍니다.
'딩동'
두 번째 벨소리가 초등학교 큰 아들이 누리는 소리임을 압니다.
아직 저학년이라 미술학원과 영어학원에 딱 두 군데 밖에 보내지 않습니다. 태권도를 싫다고 하고 피아노는 올 들어 하기 싫다고 해서 끊었죠.
알림장을 펴서 숙제는 없는 준비물은 없는 지 확인합니다. 마침 저녁을 준비하려 마트에 가야하는 데 내일 미술 시간에 점토가 필요해서 함께 사와야 할 것 같습니다.
'딩동' 갑자기 세번째 벨이 들립니다.
"누구지? 아직 남편 올 시간은 아닌데?"
"택뱁니다"
맞다 어제 쇼핑몰에서 남편 바지와 아이들 겨울도 셧츠를 주문했는데 벌써 도착한 모양입니다.
7시가 조금 넘자 남편도 들어왔습니다. 근래에 들어와 회사에 일이 별로 없이 될 수 있으면 일찍 퇴근 시키는 추세라 일찍 들어온 모양입니다.
오늘은 마트에 다녀온 덕에 반찬도 푸짐하군요.
온 가족에 이렇게 둘러 앉아 저녁 먹기도 힘든데 남편 회사에 일이 없으니 돈이 안되서 안 좋지만 함께 저녁을 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삶을 평범한 삶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지루하고 단순하고 매일의 반복되는 삶이 새로운 뭔가를 찾아 떠나고 싶어지지만 그러나 이러한 평범함도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번호(2010년 11월호) 좋은 생각에 올라온 어느 젊은 주부의 이야기는 우리가 무료하게 생각하고 있는 평범한 삶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해준다.
신재인(가명)이란 이름으로 올라온 수기이다. 그녀는 어릴 때 이혼한 부모로 인해 할머니 손에 맡겨져 살게된다. 당시 할머니는 삼촌집에 얹혀서 살았다고 한다. 손녀를 키우기 위해 할머니는 쑥도 팔고 나물도 팔아 겨우 겨우 살아가셨다. 그러나 삼촌과 숙모는 늘 못 마땅해 했고, 결국 어느날 숙모는 술에 만취해 할머니에게 욕을하며 재떨이를 집어 던졌다. 재인씨는 숙모에게 대들었고 이 일로 숙모는 더 이상 못살겠다며 집을 나가 한 모텔에서 동맥을 끊게 된다. 결국 이 일로 삼촌에게 재인씨는 엄청난 매질을 당하고 쫓겨나게 된다.
학교를 다니는 중 남자 친구와 함께 살면서 아이를 갖게되고 사실을 알게된 할머니는 얼마의 돈을 주고 가셨지만 그것도 숙모에게 알려져 할머니는 다시 오지 못하게 된다. 분유 살 돈도 없는 재인씨는 힘겨운 삶을 살게되고 남편이 군입대를 하면서 더욱 힘들어진다. 그러다 남편도 제대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게 된다. 재인씨는 지금 스물 다섯이다. 아직 어리고 젊은이의 청춘을 즐겨야 할 이 때에 재인씨는 너무나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너무 일찍 인생을 알아버린 재인씨......
"내 꿈은 다른 사람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인데 왜 이렇게 힘든 걸까요?"
평범한.. 그 것은 결코 지루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위대한 것이죠. 아름다운 것이죠.
누구나 누릴 수 없는 특권이다.
세상 어느 누구도 평범함을 지루하고 말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오늘의 평범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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