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서평 쓰는 법>을 읽고
이원석 <서평 쓰는 법>을 읽고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서평의 정석을 서술하는 것이다. 이것을 '서평 쓰는 법'이라고 말한다. 필자도 서평가로 활동한지 벌써 7년째가 되어간다. 이곳저곳 서평을 쓰면서 서평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점점 깨닫는다. 필자가 생각하는 서평은 작은 소논문에 가깝다. 논문이라고 할 때는 논쟁을 의미한다. 즉 서평 가는 책과 논쟁하는 사람이다. 소위 말하는 '평'이다. 평이 없는 서평은 서평이 아니다. 저자는 7장 평가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 평한다는 거라는 의미에는 몇 가지를 전제한다. 먼저 저자의 생각, 즉 책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 둘째는 그것에 대한 서평자의 관점이 있어야 한다. 두 관점이 충돌하는 것이 서평의 원리다. 굳이 충돌하지 않고 같을 수도 문제는 그 생각이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서평을 어떻게 쓸까? 그것은 서평자들의 공통된 호기심이다. 이 책을 읽고 상당히 놀랬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대로 서평을 쓴다면 아무도 서평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평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서평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서평의 소재는 책이고, 방식은 비평입니다." -p21
비평은 비판적으로 책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는 비평은 비판으로 오해하지만 비판도 포함하고 칭찬도 포함한다. 다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시각으로 책을 대하는 것이다. 저자도 독후감과 서평을 구분한다. 그것은 정당한 구분이다. 그러나 요즘은 서평의 의미가 참으로 모호하다. 사실은 서평가는 이미 몰락했다. 몇 년 전에 전문 서평가들이 왕성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지금은 서평가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 서평 전문가의 딜레마는 서평을 읽는 사람들이 '전문 서평'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책의 내용이 무엇이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판단하기 이해 서평을 읽는다. 물론 이것은 서평의 목적 중의 하나일 뿐이다. 어쨌든 독자의 요구에 의해 전문 서평가는 몰락했고, 아마추어 서평가들이 왕성하게 일어났다. 신문이나 출판사도 전문가의 날카로운 비판보다는 대충 보고 좋다고 말해주는 아마추어 서평가를 원한다.
이 책은 아마추어 서평가를 위한 책이 아니다. 아마추어에서 전문가로 진입하고 싶어 하는 서평가들을 위한 서평 책이다. 서평 하나에 자아 성찰과 '서평과 삶' 등까지 언급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장점이자 필자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다. 서평의 요소에서 '요약'을 정의하는 부분은 정확하다. 여러 곳에 서평을 기고하고 다른 서평가들의 서평을 읽다 보면 다양한 서평들을 접한다. 서평들을 눈여겨보면 마음이 상하는 서평들이 적지 않다. 서평을 다 읽었는데 '그래서 이 책은 무슨 책이냐고?'라는 질문이 남게 한다. 책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책과 별 상관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다 마지막에 간단하게 평하고 끝을 내는 경우다. 이런 서평은 올바른 서평이 아니며, 서평가도 아니다. 서평의 주 목적은 그 책을 말하는 것이다.
하여튼 이 책은 서평이 가지는 중요한 요소들을 깊이 있게 다룬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서평을 쓴다면 서평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읽어보고 적당한 수준에서 서평을 써야 한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서평가로 활동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필독서이다. 반드시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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