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공과 유감
총회공과 유감
부산. 울산. 경남 성경고사대회가 11월 첫 주 토요일에 동시에 열립니다. 몇 년 동안 출제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총회 공과를 유심이 살펴보게 됩니다. 나름 공부도 되고 유익한 점과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좀 더 잘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고, 교재에만 그치지 말고 교수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제안과 자료도 제공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합니다.
오늘 어떤 학부모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기출 문제의 답이 여러 곳에서 틀린 게 발견 되었고 심지어 공과의 정답이 성경과 다르다는 의견도 주었습니다. 저도 문제를 내기 위해 전국고사 기출 문제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수십 번 통독하고, 일반대도 아닌 고신대와 총신신대원에서 성경을 공부한 저도 애매한 문제가 참 많습니다. 명확하게 이게 답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문제가 한 둘이 아닙니다. 무심코 지나쳐 온 것인데 시험을 치는 당사자들은 얼마나 답답할까요. 저 또한 답답합니다.
어쩔 수 없이 급한 마음에 사방으로 전화해 겨우 공과를 구입해 직접 공과와 성경을 살펴가며 문제를 내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지만 새공과로 성경 문제를 만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출 문제를 명확하게 내 주어야 그 안에서 본 문제가 쉽게 나옵니다. 그런데 기출 문제 자체가 애매하고 불분명하니 본 문제도 오해의 소지가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공과 내에서 신학적 오류나 성경과 배치는 문제가 가끔씩 발견 되는데 이런 문제는 총회공과 집필진에서 잡아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심각한 신학적 오류와 논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문제는 내는 중학교 1학년 공과의 1.2학기 4과에 3번 문제입니다.
3.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뻐하시고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신7:7-8)
답: 너희를 사랑하심으로 인하여 / 그분의 사람이기 때문에
여기에 치명적인 신학적 오류가 있습니다. 뒷부분에 '그분의 사람이기 때문에'라는 답은 왜 넣었는지 이상할 뿐더러, 신학적-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선택하신 이유가 그분의 사람이기 때문이란 말은 어불성설이죠. 선택했기 때문에 그분의 사람이 되는 것이지, 사람이기 때문에 선택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명기 말씀을 그대로 가져와 보겠습니다.
7:7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은 연고가 아니라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라 7:8 여호와께서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을 인하여, 또는 너희 열조에게 하신 맹세를 지키려 하심을 인하여 자기의 권능의 손으로 너희를 인도하여 내시되 너희를 그 종 되었던 집에서 애굽 왕 바로의 손에서 속량하셨나니
여기에도 그분의 사람이란 말 자체가 없습니다. 굳이 이 답을 집어넣은 이유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에 당연히 하나님의 백성이었다는 전제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구약적 의미를 신약으로 끌로 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신약의 선택은 혈통적 선택을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오직 믿음으로만 선택-구원 받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선택의 이유에 ‘그분의 사람’이라는 답을 제시한 것은 분명 오류입니다.
공과본문은 로마서 9:19-23입니다. 하나님의 선택에 대한 바울의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핵심은 '선택의 기준은 행위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이며, 죄인에게 오래 참으심으로 구원에 이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긍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분의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문제가 불거져 나옵니다. 공과는 온 교단이 사용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마치 성경을 이해하는 틀이요 수단이며 표준의 역할도 합니다. 그러니 공과 집필진들께서는 부디 조금만 더 신경을 기울여 집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문제 출제자들도 오해의 소지나 논란의 소지가 될 만한 문제는 내지 마시고, 명확하고 분명한 문제만 기출해 주길 바랍니다.
성경을 사랑하고, 다음세대를 아끼는 마음에서 일어난 토설(吐說)입니다. 다음 인쇄본에서는 충분히 이러한 문제들이 거론되고 수정되어졌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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