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읽는 아들러 심리학 / 오구라 히로시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관계코칭법
<회사에서 읽는 아들러 심리학>를 읽고
오구라 히로시 / 김경원 옮김 / 북뱅
ㅊ에서 한 밤중에 전화가 왔다. 처음부터 격앙된 목소리를 유지하더니 한 시간 가까이를 따져 묻는 것이다. 회사가 잘못한 것인데 상급자인 나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말이었다. 또한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할 데가 없어 나에게 전화를 걸어 털어 놓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전화를 받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몇 가지 이유 때문인데 그 중에 하나가 ㅊ는 평상시에 그리 성실한 직원이 아니었다. 상급자인 나의 말도 잘 듣지 않았을 뿐더러 회사의 규칙을 종종 어겨 사고?를 냈던 친구다. 그런 그가 회사의 잘못에 대해 책임도 없는 나에게 따져 묻는 것이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소리가 높아졌고, ㅊ도 덩달아 높아졌다. 몇 달 후, 그는 결국 회사를 그만 두었고, 나는 썩은 이가 빠지듯 시원해 했다. 그런데 지금 가만히 돌이켜 보니 내가 큰 잘못을 한 것 같다. 그는 나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잘못 해석한 나는 그를 공격했던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임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 사건 이후 나와 ㅊ는 서먹한 시간을 보냈고, 견디지 못한 ㅊ는 퇴사를 선택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부하직원을 상처주지 않고 잘 부려 먹을 수 있을까? 다른 직원들과 부딪치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회사 안에서 관계를 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구라 히로시는 이러한 관계에 힘들어하는 회사원들을 위한 인간관계 코칭법을 알려 준다. 아들러 심리학을 응용하여 바른 인간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지를 잘 알려 준다. 아들러 심리학의 응용편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인 오구라 히로시는 야오야마가쿠인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일본의 유명 경영 컨설턴트이자 실업가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회사 안에서 복잡한 인간관계를 풀어줄 묘안임을 깨달은 후 아들러 심리학을 응용한 인간관계코칭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론이지만, 이론가의 사견이 아니다. 현장에서 임상이 끝난 응용학이다. 회사 안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사람의 마음을 상처주지 않으면서 일할 수 있는 '용기'를 불러일으키게 해준다. 자 그럼 그가 말하는 인간관계의 해법은 무엇일까?
칭찬하지 말라.
첫 번째 과제는 '칭찬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의 혁명성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관점이다. 칭찬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점을 이용해 회사 동료들을 수직관계가 아닌 평등한 관계로 설정해야 한다는 말한다. 측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고, 일을 잘 처리했다면 '잘했어! 라고 말하지 말고, '고마워!'라고 말해야 한다. 한 예로 일본의 유명한 야구선수이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탁월한 활약을 하고 있는 이치로 선수를 칭찬하는 것을 다룬다. 초보자가 이치로 선수에게 "야, 잘 쳤군. 대단해!"라고 칭찬한다면 어불성설이다. 있는 그대로 "과연! 나이스 홈런!"하고 기뻐하면 될 일이다. 이렇게 한다면 동등한 인간관계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대등한 관계가 된다.
"결국 칭찬이란 상하관계를 전제로 할 뿐 아니라 어차피 잘 못 할 거라면 상대방에게 거는 기대가 별로 없음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32쪽)
칭찬이 나쁜 것은 칭찬을 통해 상대를 통제하려는 불편한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상급자는 하급자에게 칭찬을 함으로 하급자를 자신의 마음대로 통제하려고하고, 부모는 자녀를 칭찬함으로 자녀를 통제하려고 한다. 즉 당나귀에게 주는 당근과 채찍과 같은 것이다.(35쪽) 이러한 관점은 결국 서로를 대등한 관계가 아닌 수단으로서 보려는 그릇된 관점이다.
혼내거나 지도하지(가르치려 들지) 말라.
아들러는 어려움에 직면할 때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하나는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못하겠다는 핑계를 대고 문제로부터 도망가는 것이다.(57쪽) 하려고 하는 자에게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사람에게는 핑계가 보인다고 한다. 자신의 힘으로 버겁다고 느낀 사람들은 문제를 회피한다. 이것은 일 자체가 싫어서가 아니라 '고난을 극복할 힘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59쪽)이라고 한다. 도망가는 직원을 본 상사나 사장은 야단을 치거나 '그런 걸 가지고 뭐 그러냐'며 몰아세우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일처리를 하고 만다. 모두 잘못된 방법들이다. 당신이 부하직원이라면 이런 상사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할 것이다. 아니면 상사가 알아서 하도록 일에서 손을 떼고 만다. 이것은 인간의 심리다. 그러므로 혼내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아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용기를 줘야 한다. 아들러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이다.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 '속죄양'을 찾아 '마녀사냥'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책임을 추궁하고 야단을 치면 일은 더욱 꼬이게 된다. 이럴 때 상급자나 사장은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회사 내 소통을 활성화하는 주력해야 한다.(79쪽)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어떻게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용기를 북돋아줄까? 피드백의 5단계가 있다. 1단계를 사실의 피드백, 2단계는 주관의 피드백, 3단계는 평가의 피드백, 4단계는 제안의 피드백, 마지막 5단계를 명령의 피드백이다. 5가지 형태의 피드백 중 대부분의 상사는 5번째인 '명령'한다. 가장 나쁜 형태의 피드백이다. 저자는 '제안'을 제안한다. 초보직원에게 명령하지 않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 '난 이렇게 생각해 보았는데 자네는 어떤가?'라는 형태를 띠는 제안법이다.(84쪽) 저자는 이것을 마중물 제안이라 부른다. 다른 말로 '피드포워드' 즉 미래를 예측하도록 제안하는 법이다. '만약 자네가 그렇게 하면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 그런가?' 등의 질문을 섞어 제안하는 것이다.
결론을 내려 본다면 아들러 심리학은 용기를 북돋아주는 코칭을 통해 수동적인 직원에서 능동적인 지원으로 탈바꿈해 준다. 재미없는 회사가 재미있게 되고, '그'의 회사가 '나'의 회사가 되는 인간관계 코칭법인 셈이다. 아직 언급하지 않은 4-6장까지는 좀 더 명확하고 쓸 만한 관계 코칭법을 알려 준다. 현장에서 체험하고 임상했던 것을 책으로 엮은 덕분에 곧바로 사용해도 좋은 코칭법이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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