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의 거짓말 / 마쓰모토 미쓰마사 / 에디터
건강검진의 거짓말
마쓰모토 미쓰마사 / 에디터
아무래도 "오래 살려면 건강검진 받지 말라."는 제목이 과격하게 들린다. 오해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상당히 일리 있는 이야기다. 먼저 의사에게서 이 주장이 나왔고, 한 두 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또한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동의하는 바다. 그럼 왜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것이 좋을까? 저자인 마쓰모토 미쓰마사는 일본의 내과의사다. 그는 수많은 진료를 해오면서 '오히려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이 더 단명한다는 데이터가 있을 정도'(6쪽)라고 말할까? 건강검진은 건강함 몸으로 오래살기 위해서 받는 것인데 오히려 단명하게 한다니 어쩐 일일까? 그 불편한 진실을 내과의사의 양심으로 알려 주고 있다.
먼저, 건강검진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다.(7쪽) 검진은 말 그대로 몸의 상태를 알고 잘 대처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만약 당뇨가 있다면 건강관리를 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건강검진 자체가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저자는 부정적인 이유는 세 가지로 밝힌다. 하나는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먹지 않아도 될 약을 먹게 돼'고, 두 번째는 받아 않아도 되는 수술을' 받게 되고, 세 번째는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7쪽) 현재 정상혈압은 120-80이다. 그러나 며칠 전 약간 긴장한 상태에서 혈압을 재니 수축기 혈압이 140을 넘었다. 120-139까지는 고혈압 전단계이고, 140이 넘어서면 고혈압 1단계로 들어선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고혈압수치가 100년 동안 네 번이나 변경되었다. 1900년대 독일에서는 160-100mmhg를 치료가 필요한 고혈압 환자로 구분했다. 1974년 독일은 다시 고혈압 수치를 낮춘다. 140-90으로 바꾸자 하룻밤 사이에 고혈압 환자수가 3배로 늘어난다. 즉 환자가 아닌데, 환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140은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다. 그런데도 수치가 높다고 야단법석이다."(8쪽) 건강검진을 통해 그릇된 건강에 대한 걱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3장으로 구분했다. 1장에서는 지질, 혈당, 요산, 소변 검사 등, 일반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을 의사의 눈으로 살펴본다. 지질, 즉 콜레스테롤 검사를 살펴보면 이렇다. 요즘은 콜레스테롤이란 단어가 익숙할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검사를 받는다. 왜일까? 콜레스테롤 수치는 곧 모든 건강의 징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혈관이 단단해지고, 고혈압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이것은 곧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정상수치는 220mg/dl다. 그러나 ‘221만 되면 금방이라도 죽을병에 걸린 것처럼 걱정한다.’(26쪽) 수치가 ‘400이나 500쯤 되면 몸에 해롭다고 해도 되지만, 250이나 300 정도를 가지고 악당 취급하는 걸 보면 콜레스테롤이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29쪽) 오히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이다. 몸에 필요한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기초를 이룬다. 혈관을 강화하고, 신경을 형성을 재료이기도 하다.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29쪽)
결국 이러한 그릇된 지식에 사로잡힌 의사나 환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만들고 먹지 않아도 되는 약을 먹게 만들어 건강을 해치게 된다. 저자는 공부하지 않는 의사의 잘못과 제약회사들의 배후에서 의사들을 로비할 수 있음도 지적한다. 이처럼 건강검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준비와 공부 없이 의사의 말을 듣게 되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게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2장에서는 ‘국가나 언론, 의사에게 현혹되지 않으려면’이란 제목으로 국가와 언론이 작위적(作爲的)적으로 만든 법과 그릇된 지식을 주의하라고 충고한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당뇨와 고혈압은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성인병’이었다. 지금은 ‘생활습관병’으로 부른다. 용어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 이유는, 성인병이라는 이름을 가지면서 개인의 책임이 없어지고 노화라는 자연적인 현상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개념이 되기 때문이다. ... 개인의 잘못으로 병에 걸렸다면 국가가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성인병을 생활습관병으로 바꿔치기 한 것이다.”(142쪽)
3장에서는 ‘나를 전율케 한 무서운 일본의 의료’라는 제목으로 국가와 의사가 얼마나 그릇된 진단과 처방으로 환자나 건강한 사람에게 해를 끼쳤는가를 알려 준다. 지금까지 통념적으로 배우고 알았던 의료지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검증해 나간다.
“의학을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사람들의 건강을 해쳤으며, 심지어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필자는 의학 관련 지식을 나름대로 조금씩 검증해보았다. 그랬더니 웬일인가? 여기서도 나오고 저기서도 나오고, 잘못된 의학 지식이 줄줄이 엮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공포가 엄습했다.”(225쪽)
250쪽 분량의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적인 건강검진과 건강지식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차라리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까지 하다. 언뜻 보기에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자신의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의사들이라고 모두 옳은 것이 아니고, 의학도 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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