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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15:45 강해, 살려주는 영으로 오신 그리스도

샤마임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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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아담, 살려주는 영으로 오신 그리스도

고린도전서 15장 45절은 바울이 부활의 몸에 대한 신학적 논증을 구약의 창조 이야기와 직접 연결하여, 아담과 그리스도를 대조하는 대표성 구조 속에서 부활의 본질을 해석하는 핵심 구절입니다. 바울은 단지 인간 존재의 시작과 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의 구속사적 흐름 속에서 '생명'의 원천이 어디로부터 오는지를 선언합니다. 헬라철학의 이원론 속에서 육체는 경멸의 대상이었고, 영혼만이 불멸하다는 생각이 팽배하던 고린도 교회에서, 바울은 인간의 본질과 구원, 그리고 영원한 생명의 실체가 오직 마지막 아담, 곧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증언합니다.

 

첫 사람 아담과 마지막 아담의 대조 (15:45 상반절)

“기록된 바 첫 사람 아담은 생령이 되었다 함과 같이…” (15:45).

여기서 바울은 창세기 2장 7절을 인용하여 첫 사람 아담을 ‘생령’(ψυχὴν ζῶσαν, psychēn zōsan)이라 소개합니다. 이 구절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셨다는 구절을 참조하고 있으며, ‘생령’이란 말은 ‘살아있는 존재’ 즉 ‘혼적인 생명’을 가리킵니다.

 

‘ψυχὴ’(psyche)는 신약성경에서 인간의 ‘혼’이나 ‘생명’을 의미하는 단어로, 일반적으로 육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본질을 말할 때 사용됩니다. 바울은 이를 통해 아담이 하나님의 생기를 받아 살아있는 존재가 되었지만, 그 생명은 유지되지만 궁극적인 생명의 근원은 아니며, 유한하고 타락 가능성이 있는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창세기의 문자적 해석』에서 아담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으나, 자기 의지로 타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존재”라고 설명하며, 아담 안에는 죄가 없었으나 불완전한 상태였음을 지적합니다. 이는 아담이 생명을 가졌으나, 그 생명이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유지되는 존재가 아님을 의미합니다.

 

칼빈 역시 이 구절에 대해 "아담은 하나님이 만든 최초의 존재로서, 타락 전에는 거룩하고 의로웠으나, 여전히 유한한 존재였다. 그는 '생령'으로 창조되었지만, 그 생명은 보호되어야 하는 조건부였다"고 해석합니다. 즉, 바울이 말하는 아담은 살아 있으나 완전한 생명의 원천이 아니며, 오히려 타락과 죽음을 불러온 대표자의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마지막 아담, 살려주는 영이 되시다 (15:45 하반절)

“…마지막 아담은 살려주는 영이 되었나니.” (15:45)

 

이 절의 절정은 바로 ‘마지막 아담’(ὁ ἔσχατος Ἀδὰμ, ho eschatos Adam)이라는 표현입니다. 바울은 아담 이후 두 번째 인간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의 인격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새로운 시작으로 선언합니다. 그는 '마지막'이라는 표현을 통해, 더 이상의 대속자나 대표자가 필요하지 않은 완전한 구속자의 위치를 말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살려주는 영’(πνεῦμα ζωοποιοῦν, pneuma zōopoioun)이 되셨다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사용된 동사 ‘ζῳοποιέω’는 ‘생명을 주다, 살게 하다’는 뜻으로, 단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은 것을 다시 살리는 능동적 생명 부여자의 정체성을 나타냅니다. 아담이 받은 생명을 전달받은 자였다면, 그리스도는 생명을 스스로 소유하고 부여하는 자이십니다.

 

이 표현은 단순한 성령의 사역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실체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부활로 말미암아 이제는 성령 안에서 새로운 생명의 주로서 역사하시는 존재입니다.

 

이레네우스는 『이단 반박』에서 “그리스도는 마지막 아담으로서, 아담의 실패를 대속하고, 모든 인간을 위한 새로운 머리가 되셨다”고 말합니다. 그는 그리스도가 아담의 길을 반대로 걸어감으로써 생명을 완성하셨다고 설명하며, 이 구절이 단지 상징이 아니라 실재적인 구속사적 전환점임을 강조합니다.

 

루터는 예수 그리스도를 ‘새로운 인간성의 시작’이라고 정의하며, 아담이 흙에서 왔다면 그리스도는 하늘에서 오신 분이며, 그의 부활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창조로 태어난다고 설교했습니다. 그는 이 구절을 통해 부활이 단지 죽음을 이기는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인류 역사의 시작으로 선포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첫 아담과 마지막 아담의 신학적 연결

이 구절은 단순한 두 인물의 비교가 아니라, 구속사 전체의 요약입니다. 아담은 창조의 대표로서 불순종으로 인해 사망을 가져왔고, 그리스도는 구속의 대표로서 순종으로 인해 생명을 가져오셨습니다(롬 5:12-21). 바울은 이 구조를 통해 부활의 실재를 설명합니다.

아담이 육의 몸의 대표라면, 그리스도는 신령한 몸의 대표입니다. 아담이 땅의 것이었다면, 그리스도는 하늘의 것입니다. 아담이 받는 자였다면, 그리스도는 주시는 자이십니다. 이 신학적 연결은 부활을 철학적 사유나 추상적 개념이 아닌, 역사적 사건이자 구속사적 현실로 바울이 말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부활을 하나의 상징이나 신화적 요소로 축소시키려 하지만, 바울은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으면 우리의 믿음도 헛되며,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다고 단언합니다(고전 15:17). 그러므로 '살려주는 영'이신 마지막 아담은 신앙의 가장 실제적 토대이며, 부활은 복음의 핵심입니다.

 

결론

고린도전서 15:45은 부활 신앙의 절정이자, 그리스도론의 중심에 위치한 말씀입니다. 첫 아담은 생령이 되었으나 유한했고, 마지막 아담은 살려주는 영으로 오셔서 죽은 우리를 다시 살리십니다. 이 말씀은 헬라철학이 경멸하던 육체의 부활을 영광스러운 회복으로 재정의하며, 구속사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다는 선언입니다. 우리는 아담 안에서 죽었으나,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는, 생명을 주시는 영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살아가야 합니다.

고전 15장 구조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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