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프랑스 신앙고백서
[독서일기] 프랑스 신앙고백서
2017년 4월 30일 주일 맑음
아침에 일어나 마당을 나가기 마당에 세워 둔 경운기 뒤쪽 화물칸에 작은 택배 하나가 있다. 참 무성의하게도 놓고 갔다. 시골이라 도둑맞을 위험은 적지만 그래도 방은 아니더라도 문 앞에는 두고 가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보아하니 책인 듯하다. 내가 주문한 책은 다 왔는데 무슨 책일까? 뜯어보니 세움북스 신간 장대선의 <프랑스 신앙고백 해설>이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프랑스 신앙고백 해설>은 우리나라 최초로 알고 있다. 그동안 나도 교회사 속에서 깔뱅이 주도하여 만든 신앙 고백서라는 것을 듣기는 했지만 실제 고백서는 단 한 번도 직접 읽어 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왠지 생경스러우면서도 긴장감을 가져다준다. 개인적 느낌이긴 하지만 '프랑스 신앙고백서'는 마가복음에 비길만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마가복음은 고난받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고난을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이 명징하게 드러나듯, '프랑스 신앙고백서' 역시 그러하지 않던가.
가톨릭의 교황을 등에 업고 온갖 횡포와 악을 저지르는 프랑스 군주는 새롭게 일어난 개신교도들을 눈에 가시처럼 여긴다. 시간이 흐를수록 프랑스 안에 개신교의 세력이 확장되고 하나의 권력집단처럼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가톨릭 세력은 야비한 술수를 계획한다. 1571년 8월 24일 바돌로매 축일에 프랑스 개신교도 그러니까 위그노들을 학살하려는 계획은 세운다. 이것을 바돌로매 대학살 사건으로 부른다. 프랑스 신앙 고백서는 이러한 배경 안에서 만들어진 신앙고백서인 것이다. 이 책은 1559년 거짓된 진리로 세상을 호도하는 가톨릭 세력에 맞서 순수한 복음을 지키려 했던 위그노들의 신앙고백서인 셈이다.
40조로 만들어진 프랑스 신앙 고백서는 단출하면서도 명징한 것이 특징이다. 아직 가톨릭의 비열함을 발견하지 못했던 시기에 만들어진 탓인지 39조와 40조에서 언급한 공권력에 대한 고백은 사뭇 친권세적이다. 다만 40조에서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가 침해받지 않는 한 자율적이고 기꺼운 마음으로 복종 하는 멍에를 메야 한다.'라고 언급한다. 바돌로매 학살 사건 이후에 신앙고백서가 만들어졌다면 어떤 내용이 나왔을까? 많이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니면 전부 삭제할 수도 있고. 하여튼 프랑스 신앙 고백서는 이전과 이후의 다른 신앙 고백서와는 차원이 다른 배경과 고백의 형식을 따른다. 당시 대부분의 고백서들이 문답 형식을 따르지만, 프랑스 신앙 고백서는 말 그대로 자신의 고백의 형식을 따른다.
이것은 문답이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한 교육 차원이었다면, 프랑스 신앙 고백서는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자기고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프랑스 신앙 고백서는 상당히 고무적이며, 의미심장한 형식과 내용을 띄게 된다. 해설을 맡은 장대석 목사는 단순한 교리 해설에 치우치지 않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신앙을 적절히 아우르고 있어 시대적 상황 속에서의 교리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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