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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당신의 교회는 안녕하십니까?

샤마임 201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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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당신의 교회는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이상한 등기가 날아왔습니다. 보낸 이는 ‘부산교회’이고 받는 이는 ‘00교회 당회장 목사님’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더니 혹시? ‘선’ ‘천’ ‘지’? 담임목사님께 가지고 갔더니 영력이 높으신 목사님은 뜯어보지도 않고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저는 그냥 버릴 수 없어 사무실에 가져와 비밀문서의 인을 뗐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신천지 이만희 이름으로 온 편지였습니다. 첫인사입니다.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참 뜨끔한 인사입니다. ‘네!’라고 말하기 힘들다는 것을 누구나 알기 때문입니다.

 

요지는 간단했습니다. 한국의 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의 부정이 날로 드러나고, 교인들의 수는 격감(激減)하고 있으나 신천지는 날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틀린 말이 없습니다. 모두가 맞는 말입니다. 문제는 자신들을 이단시하는 기존 교회가 유대교이고 자신들은 핍박받는 초대교회와 닮았다는 것이죠.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 말고는 들지 않습니다. 몰라도 이렇게 모르다니요.

 

그대로 몇 가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기총으로 대표되는 보수교단의 모임이 더 이상 무의하게 되었다는 것과 교회가 날로 쇠퇴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세속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며, 더 이상 종교가 삶의 본질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뉴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이상한 점은 대형교회는 물론, 중소형 교회에 이르는 대부분의 교회가 내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천지가 교회의 소란을 틈타 틈새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신천지를 대처하기 보다는 고작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집회에 교인들이 가지 못하도록 충고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신천지는 보란 듯이 더욱 날뛰고 교회의 대처를 비웃기라도 하듯 날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성장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신천지를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관(可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위 사역자들은 최저생계비도 받지 못하는 극심한 착취를 받으며 일하고 있고, 전도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파는 어처구니없는 여신도까지 있습니다.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안타깝고 어리석다는 생각 말고는 들지 않습니다. 감금과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그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교회는 안녕하십니까? 예수님께서 피 흘려 사신 교회입니다. 우리는 교회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헌신하고 양보하고 기도하고 있나요? 저 역시 목사로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며 삿대질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묵묵히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날마다 살아가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그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자기를 부인해야하니 입을 열 수 없고, 십자가를 지고 있으니 고통스러워 누구를 탓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문 닫힌 골방에 있고, 소외된 장소에서 빗자루를 들고 있고, 어두운 밤 길거리를 헤매며 복음을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안녕하려면, 눈물 흘리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십자가를 지는 성도들이 많아야 합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진리를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를 줄 아는 성도이어야 합니다. 그런 성도들이 그립습니다. 그런 목사님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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