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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환 <초등 고전 읽기 혁명>

샤마임 201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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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환 <초등 고전 읽기 혁명>

 

인문학 열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처음 인문학 열풍은 대학 교수 등에게서 일어났다. 그러나 곧 학생들과 CEO 등에게 번져 갔으며,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물질적 가치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오다가 정신적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정신적 가치를 상실한 사람들은 마음이 황폐해지고 공허함을 느낀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은 곧 나무가 뿌리가 뽑히는 것과 같다. 즉 위기가 온 것이다. 


그동안 역사는 인류의 진보와 성장을 추구하며 이곳까지 달려왔다. 그러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인간에 대해 혐오와 부정의 씨앗을 뿌렸다. 20세기 이후 철학사조는 현상과 물질에 대하여 집착하며 정처 없이 떠도는 시지푸스의 신화를 재현해 내었을 뿐 대안은 없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공허한 마음을 추스르고 삶과 인생에 대한 물음에 대한 결과인 셈이다. 인문학은 곧 고전이다. 고전에 대한 수없는 낭설은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방증(傍證)이다. 이젠 제법 인문학이 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아직 거품이 다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인문학이 가야할 방향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지은이 송재환은 초등학교 현직 교사이다.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 대학원에서 교육철학 석사를 받았다. 지은이는 현직 초등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며 연구했다. 덕에 공부법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수학 100점 엄마가 만든다> <초등 공부 불변의 법칙> <초등 5학년 공부법> 등이다. 특히 <좋은 부모 되기 40일 프로젝트>는 ‘2009 문화 관광부 추천 도서’가 될 만큼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왜 고전에 관한 책을 썼을까 궁금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고전과 초등학교 공부가 별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얼마 전 김기현 목사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고전 읽기를 하니 자연스럽게 국어 점수가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도적인지 않았음에도 고전읽기를 통해 학교 공부가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 것이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 보자.

 

독서의 장애물들

 

문제1. 흥미 위주의 책읽기

요즘 초등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책을 아예 읽지 않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인해 불가피한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책을 읽는 아이들은 한결같이 만화책 위주의 독서에만 빠져있다. 아니면 판타지류의 소설만을 고집한다. 이러한 흥미 위주의 독서는 ‘현실에 대한 욕구불만족’에 빠지기 쉽고, ‘대충 읽는 습관’이 생겨 진정한 독서에 이르지 못하는 병폐가 있다.

 

문제2. 베스트셀러에 편중된 독서

두 번째 문제는 베스트셀러에 편중 된 독서이다. <만화 그리스도 로마 신화> <해리포터> <마법 천자문> <메이플 스토리> 등의 베스트셀러가 아이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어린이 독서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몇 권의 책에 집중 되어 있다는 것이다. 베스트셀러는 당대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책이지 마음의 양서는 아닌 것이다.

 

문제3. 성적 위주의 학교 정책

독서의 가장 장애물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독서를 가장 권장해야할 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쉬는 시간에 놀지 않고 독서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왠지 불편해 보인다고 한다. 차라리 운동장에 나가 노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언제부터 독서가 터부시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요즘의 초등학교는 독서와 공부를 공생관계가 아닌 적대적 관계로 보고 있다. 고작 문제집을 집어 들고 몇 문제 더 푸는 것이 좋아 보인다.

 

이 외에도 독서의 장애물은 산더미처럼 산적해 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라면 학부모의 잘못된 공부관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여튼 이러한 많은 장애물들이 아이들로 진정한 공부에 이르지 못하고 기능적이고 피상적인 공부를 하게 한다. 저자는 이러한 잘못된 편견과 왜곡된 생각을 버리고 고전 읽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고전은 책 중의 책이요, 인류가 남긴 가장 보배로운 가치이기 때문이다.

 

대안1. 고전은 생각하게 만든다.

마크 트웨인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은 당신으로 하여금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라고 말했다. 생각하게 하는 책,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을 깊이 고민하게 하는 책, 그 책이 고전이다. 중세의 영성을 이끌었던 토마스 아 켐피스는 <그리스도를 본받아>에서 이렇게 권면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읽지 말고, 그대의 머리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읽어라.” 과연 옳은 말이 아닌가! 책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해야 한다. 책을 읽고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는 책을 읽지 않은 것이다.

 

대안2. 고전은 인생을 허비하지 않도록 한다.

고전은 적게는 몇 백 년에서 많게는 수천 년의 세월을 이겨온 것들이다. 베스트셀러 중에서 백년 천년 후에 다시 읽고 싶은 책이 몇 권이나 될까? 거의 없을 것이다. 박영민은 <책 읽는 책>에서 집에 있는 책을 정리하려고 했을 때 끝까지 버리지 않게 된 책은 ‘고전’이었다고 고백했다. 왜냐하면 고전은 정말 귀한 사상과 가치가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에 버릴 수 없는 책이다. 즉 인생의 지름길을 가르쳐 준다. 신변잡기 위주의 책들은 당시에는 즐거움과 쾌락을 주지만 곧 잊히고 만다. 쓸데없는 책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프란츠 카프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대 서적의 대다수는 반짝이는 영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것은 금방 사라져 간다. 좀 더 오래된 책을 읽어야 한다. 새로운 것은 오늘은 아름답지만 내일은 알 수 없는 것이다.”

 

대안3. 고전은 진정한 자기계발이다.

요즘 학부모들의 화두는 ‘자기주도학습’이다. 말을 어렵게 했을 뿐이지 내용은 간단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것, 즉 자습(自習)이다.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아이들을 볼 때 부모의 심정은 날아갈 듯 기쁠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은 엄마표 잔소리는 거의 불가능하다. 속담에도 그랬듯이 말(아이)을 물가(책상)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자기주도학습)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주도학습은 고전읽기를 통해 쉽게 해결된다. 어느 3학년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명심보감]을 읽고 달라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90쪽) 어떤 아이는 [논어]를 읽고 친구의 옳지 않는 행동을 보고 따라했는데 이제부터는 그런 소인이 아니라 군자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독후감고 썼다.(91쪽) 부모가 할 수 없는 것을 고전은 할 수 있다.

 

대안4. 고전읽기는 공부를 잘하게 한다.

아마 학생을 둔 부모라면 이 주제가 가장 크게 다가올 것이다. 독서가 터부시된 현대의 초등학교에서 이것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며, 구름같이 허다한 증인들이 있다. 여기서 굳이 어려운 뇌과학을 상세히 다룰 필요는 없겠지만 알아야 할 것은 초등학교 시절 뇌는 어휘력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시기다. 이 때 아이들에게 고급 언어와 사상을 심어주면 사고의 힘과 능력이 월등히 높아진다. 고전문학을 읽히는 것은 어휘력 증진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고전 공부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107쪽)

 

대안5. 고전읽기는 논술에 강해진다.

초반에 언급했지만 고전은 생각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흥미위주의 독서는 말초 신경을 자극하지만 고전은 삶 자체를 돌아보게 한다. 즉 ‘인간을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질문은 톨스토이나 헤르만 헷세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고전읽기는 통합적으로 사고하게 하고,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도록 한다. 또한 철학과 중세 고전 등을 많이 읽으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사고의 깊이를 더해준다. 고전읽기가 지속되면 논술과 서술형 문제는 ‘식은 죽 먹기’가 된다. 김기현 목사가 언급한 것처럼, 어려운 고전을 읽는 것에 훈련이 되면 시험에 나오는 지문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는 것이다.

 

아직 할 말은 많지만 이곳까지의 이야기에 결론을 지어보자. 독서 중의 독서는 ‘고전읽기’다. 공부 중의 공부는 역시 ‘고전읽기’다. 왜냐하면 고전은 가장 귀중한 가치를 지닌 인류의 보배이며,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고전읽기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며, 계발할 수 있다. 특히 공부하는 학생에게 고전읽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어야 하고, 운명이어야 한다.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고전읽기를 할 수 있을지를 차근차근 생각해 보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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