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에스 루이스, <영광의 무게> 작은 것에 만족하는 인간의 속물 근성
씨에스 루이스, <영광의 무게>
-작은 것에 만족하는 인간의 속물 근성
아래의 글은 시에스 루이스의 가장 탁월한 강연 중의 하나인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글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루이스는 이 강연에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보상에 대한 생각이 정당하다는 것을 예리한 논리로 증명해 내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천국의 상급론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종종 '나는 상이 없어도 성도이기 때문에 당연히 할 것이다. 치사하게 상을 기대하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식으로 상을 매도합니다. 루이스는 그러한 생각이 성경적이지 않다고 말하면서, 성경에서 자주.. 매우 자주 말하는 상에 대한 약속을 기대하는 것은 성도로서 올바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의 상을 기대하는 것은 어린아이가 순수한 마음으로 천국을 바라는 것이며, 연인이 사랑의 고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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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가 당당하게 약속하는 보상, 그 엄청난 보상들을 생각하면, 우리 주님은 우리의 갈망이 너무 강하기는 커녕 오히려 너무 약하다고 말씀하실 듯합니다. 우리는 무한한 기쁨을 준다고 해도 술과 섹스와 야망에만 집착하는 냉담한 피조물들입니다.
마치 바닷가에서 휴일을 보내자고 말해도 그게 무슨 뜻인지 상상하지 못해서 그저 빈민가 한구석에서 진흙 파이나 만들며 놀고 싶어하는 철없는 아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만족합니다.
우리가 천국에서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면, 우리 안에는 이미 천국에 대한 갈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천국이 아니라 다른 대상으로, 때로는 정반대의 대상으로 그 갈망을 채우려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처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만약 우리가 영원하고 무한하고 행복을 누릴 운명이라면, 우리가 바라는 다른 어떤 행복도 가짜이며 기껏해야 참으로 우리를 만족시켜 줄 행복을 상징하는 수준 정도일 것입니다.
우리 안에는 지금도 찾을 수 있는 머나먼 본향에 대한 갈망에 대해 말하려니 약간 부끄러워집니다.
명예의 경우, 유명해진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알려진다는 뜻이고, 명예욕은 경쟁심에서 나온 것이므로 제게는 천국이 아니라 지옥의 욕망으로 보입니다. 광휘의 경우, 살아있는 전구 비슷하게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 문제를 살펴보기 시작했을 때, 저는 토마스 아퀴나스, 밀턴, 사무엘 존슨처럼 서로 성향이 다른 그리스도인들이 천국의 영광을 명예나 좋은 평판의 의미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같은 피조물들이 부여하는 명예가 아니라 하나님이 알아주시는 명예, 그분의 인정내지(이렇게 말해도 된다면)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난 뒤 저는 이 견해가 성경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달란트 비유에서 하나님은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고 명백하게 치사(致:바치다 謝:사례하다) 이것을 깨닫고 나자, 제가 평생 생각해 왔던 많은 것들이 카드로 쌓은 집처럼 무너져 버렸습니다. 어린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칭찬받을 때 가식 없이 한껏 기뻐하는 것은 아이에게서 가장 가장 두드러진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은 아이뿐 아니라 개나 말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겸손에 대한 오해 때문에 저는 그 오랜 세월 동안 가장 겸손하고, 가장 천진난만하고, 가장 피조물다운 기쁨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낮은 존재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입니다. 짐슴이 사람 앞에서, 아이가 아버지 앞에서, 학생이 교사 앞에서, 피조물이 창조주 앞에서 누리는 즐거움입니다. 저는 가장 순수한 욕구가 인간의 야망과 섞여 얼마나 끔찍하게 뒤틀릴 수 있는지, 기쁘게 해 드려야할 대상에게서 칭찬받는 합당한 기쁨이 얼마나 빨리 자화자찬이라는 치명적 독으로 변하는지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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