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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길/서순범 / 늘영

샤마임 2021.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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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길

서순범 / 늘영


십계명은 율법과 그리스도인의 도덕법 사이에서 중요한 화제(話題)입니다. 누군가는 구약의 율법이기에 폐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하나님의 계명의 일부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성경을 해석할 때는 성경이 성경을 해석하도록 해야 합니다.


십계명 이외의 곳에서 십계명을 어떻게 해석했는가는 십계명을 바라보는 중요한 틀을 제공합니다. 산상수훈으로 알려진 마태복음 5장부터 7장까지는 구약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예수님의 입술을 통해 제시합니다. 그 중의 ‘간음하지말라’는 계명에 대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또 간음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마 5:27-28)


이 구절은 ‘성경(구약)에 간음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간음을 허락한다’라는 말이 아닙니다. 육체적 간음이 아닌 마음으로 음욕(淫慾)을 품는 자도 이미 간음했다는 말로 구약보다 더 엄하고 강하게 지켜야 할 것을 말합니다. 야고보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간음하지 말라 하신 이가 또한 살인하지 말라 하셨은즉 네가 비록 간음하지 아니하여도 살인하면 율법을 범한 자가 되느니라(약 2:11)


즉 율법은 한 가지만 어겨도 모든 것을 어긴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과 잇대어 해석한다면 마음으로 지은 죄도 죄가 되고, 마음으로 계명을 어겨도 모두 어긴 것이 됩니다. 이것이 구약의 율법이자 동시에 예수님께서 요구하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십계명은 구약이면서 동시에 그리스도인들이 간직해야 할 ‘신앙의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순범 목사의 <신앙의 길>은 출애굽기의 정신이 담긴 십계명을 신앙의 ‘길’로서 해석합니다. 저자는 십계명 이후의 계명들인 출애굽기 20장 후반부에서 시작하여 23장까지 해석합니다. 부록에서 십계명과 이스라엘의 절기를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십계명 이후 23장까지의 내용은 철저히 출애굽 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활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저자는 본문의 뜻을 밝힌 다음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보아야 할지를 설명합니다.


하나님께 제단을 쌓을 때 정으로 다듬지 말라는 계명을 하나님의 예배하는 것보다 제단에 정신을 쏟는 죄를 범치 말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죄는 ‘하나님을 대신하는 우상’(27쪽)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종이 자유하게 되었을 때 결혼하게 된 아내와 아이들을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도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종이 된 것을 실업의 문제로 해석했고, 아내와 자녀를 두고 나오는 부분은 사랑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3천 년 가까이 지난 문서를 현대인들이 온전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저자는 오래된 문서에서 처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꿈꾸었던 공동체를 찾아내려 노력합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공감할 수 있으나 어떤 부분은 의아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출애굽기 안에서 하나님의 계명이 던지는 현대적 의미를 찾으려는 저자의 몸부림이 느껴집니다. 출애굽기의 계명들을 공부하려는 이들과 바른 신앙의 길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책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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