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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2:1 - 2:18 강해설교

샤마임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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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뜻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오늘도 여러분의 삶에 충만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하나님의 손길은 감춰진 듯하지만 분명하게 역사하고 계십니다. 에스더 2장의 말씀은 이방 제국의 정치적 상황과 궁중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님의 치밀한 계획이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때로 드러나지 않은 방식으로 보호받으며,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계획을 넘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본문을 통해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왕의 기억과 와스디의 빈자리 (에스더 2:1-4)

에스더 2장은 "이후에"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후'(אַחַר הַדְּבָרִים הָאֵלֶּה)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왕의 분노가 가라앉은 후, 와스디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고, 그녀에게 행한 조치가 다시 생각나는 장면입니다 (에스더 2:1). 이는 권력자조차 감정의 흐름에 따라 흔들리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왕은 다시 빈자리를 인식하게 되고, 그를 보좌하던 신하들은 새로운 왕후를 찾을 제안을 올립니다 (에스더 2:2).

이러한 과정은 하나님의 섭리를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하나님은 와스디를 물러나게 하셨고, 이제 에스더가 왕후로 세워지기 위한 역사적, 정치적 자리를 마련하고 계신 것입니다. 당시 바사 제국은 절대 왕정 체제로, 여인의 신분상승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며, 비천한 자를 높이십니다.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등장 (에스더 2:5-7)

이 대목에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전면에 등장합니다. 베냐민 지파에 속한 모르드개가 소개되며, 그가 포로로 끌려온 민족의 후손임이 언급됩니다 (에스더 2:5-6). 모르드개는 사로잡혀온 자손으로서 수산 성에 거주하고 있었고, 부모 없는 에스더를 양녀로 삼아 키웠습니다 (에스더 2:7).

에스더는 히브리식 이름으로는 '하닷사'(הֲדַסָּה), 곧 '화목한 향기' 혹은 '몰약나무'를 의미합니다. 그녀의 외모가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한 외형의 아름다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아름다움'(יָפֶה)은 종종 하나님의 은혜가 머무는 특징을 묘사할 때 사용됩니다. 에스더의 존재는 겉모습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쓰시기 위해 준비하신 도구였음을 보여줍니다.

 

왕궁으로 이끌림과 하나님의 은총 (에스더 2:8-11)

에스더는 왕의 명령에 따라 여러 처녀들과 함께 왕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는 그녀가 자원한 것이 아니라 강제된 과정이었지만, 이 모든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은 세밀하게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에스더 2:8). 그녀는 왕궁의 내시 헤개에게 호감을 얻으며 특별한 대우를 받습니다 (에스더 2:9).

본문에서 ‘은혜를 입다’는 표현은 히브리어로 ‘헨’(חֵן)인데, 이는 단순한 호의가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특별한 인격적 매력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에스더로 하여금 사람들의 호감을 얻게 하셨고, 그녀의 경건한 삶과 순종이 그녀를 돋보이게 했습니다. 모르드개는 날마다 왕궁의 뜰을 드나들며 그녀의 안부를 살폈고 (에스더 2:11), 이는 에스더가 홀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 안에서 보호받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준비의 시간, 하나님의 예비하심 (에스더 2:12-15)

왕의 앞에 나가기까지는 1년간의 준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외적 단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히브리 문화에서의 준비는 곧 내면의 정결함과 성결함을 의미합니다. 비록 이방 문화 속에서 시행된 절차일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은 그 가운데서도 구별된 존재로 남아야 했습니다.

에스더는 자기 판단대로 하지 않고 내시 헤개의 조언을 따릅니다 (에스더 2:15). 이는 그녀의 겸손과 지혜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히브리어로 ‘구하지 않았다’는 표현은 ‘로 바카샤’(לֹא בִּקְּשָׁה)로, 자신의 욕망보다 질서를 존중하고 섭리를 신뢰하는 태도를 드러냅니다. 그녀의 준비는 단순히 인간적인 지혜로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 순종과 겸손으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왕의 선택과 하나님의 역사 (에스더 2:16-18)

마침내 에스더가 왕 앞에 나아가는 날이 왔습니다. 그녀는 어떤 장식도 구하지 않았지만, 왕의 마음을 얻게 됩니다 (에스더 2:17). 성경은 왕이 에스더를 모든 여인보다 더 사랑하였다고 기록합니다. 이는 곧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시는 분이심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왕은 에스더의 머리에 관을 씌우고, 와스디를 대신하여 왕후로 삼습니다 (에스더 2:17). 그리고 이 일로 인해 다시 큰 잔치를 베풀고, 백성에게 면세 혜택을 주며, 왕후의 즉위를 전국적으로 공표합니다 (에스더 2:18). 이는 단순한 궁중 행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가 실현된 역사적 순간입니다.

하나님은 감춰진 방식으로, 그러나 분명하게 일하십니다. 에스더가 왕후가 된 것은 단지 아름다움이나 운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를 위한 결정적인 계획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훗날 유다 백성을 위기에서 구원하는 열쇠가 되며,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얼마나 정밀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결론: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평범한 사람의 비범한 사명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에스더 2장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평범한 사람을 통해 놀라운 일을 이루시는 이야기입니다. 고아와 같던 에스더는 왕후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단 한순간도 하나님의 손길 밖에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우연처럼 보이는 선택과 사건들이, 하나님께는 완전한 구속사의 한 부분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오늘 우리 삶에도 많은 '에스더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자리로 이끌리기도 하고, 원하지 않은 상황 속에 놓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숨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에스더처럼 믿음으로 순종하고, 하나님의 타이밍을 기다리며, 하나님께 쓰임받을 준비를 갖추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부르시고 계십니다. 이 시대의 에스더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실현할 사명자로 세우고자 하십니다. 우리가 그 부르심에 응답할 때, 비로소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의 구속사 안에서 찬란히 빛날 줄 믿습니다. 아멘.

에스더 묵상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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