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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2:19 - 3:6 강해설교

샤마임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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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충성, 드러난 악함 속 하나님의 구속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도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말씀 앞에 나아가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일상의 사건들이 때로는 작고 사소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그 가운데서도 섬세하게 역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본문 에스더 2장 19절부터 3장 6절까지의 말씀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충성과, 서서히 드러나는 악함 사이에서 하나님의 계획이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본문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깊이 묵상하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치밀한 예비하심은 때로 우리가 이해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경우도 있스비낟.

 

모르드개의 충성과 왕의 기억 (에스더 2:19-23)

본문의 시작은 두 번째 처녀들이 모일 때, 모르드개가 여전히 궁문에 앉아 있는 장면으로 펼쳐집니다 (에스더 2:19). 모르드개는 단순히 에스더의 안부를 염려하는 양아버지로서의 마음 때문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맡은 자리를 지키는 충성된 자세로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궁문(שַׁעַר הַמֶּלֶךְ)은 단순한 문지방이 아니라, 고대 사회에서 판결과 정치가 이루어지던 중심 공간이었습니다. 모르드개는 그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 앞에 충성을 다했던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왕을 암살하려는 빅단과 데레스의 음모를 모르드개가 듣고 에스더를 통해 왕에게 알리는 장면입니다 (에스더 2:21-22). 결국 이 일은 정확히 기록되어 궁중 일기에 남게 됩니다 (에스더 2:23). 여기서 "기록하다"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카타브'(כָּתַב)인데,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공적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건은 이후 에스더 6장에서 결정적인 반전을 가져오게 되는 복선이며, 하나님의 섭리가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이 장면을 통해 ‘충성된 삶’이 비록 즉각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하나님의 기억 속에는 정확히 기록된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성도는 보이지 않는 자리를 성실히 지킬 때, 하나님의 구속사 안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쓰임받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만의 승진과 모르드개의 거절 (에스더 3:1-4)

이제 장면은 전환되어 하만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하만은 아각 사람의 후손으로, 사울 왕이 진멸하지 못했던 아말렉 족속의 후예입니다 (에스더 3:1). 성경에서 아말렉은 하나님의 백성을 끊임없이 괴롭혀온 적대적 세력을 상징합니다. 하만은 왕의 총애를 받아 높은 지위를 얻고, 모든 신하들이 그에게 꿇어 절하였지만, 모르드개는 그 앞에 무릎 꿇지도, 절하지도 않았습니다 (에스더 3:2).

 

여기서 '꿇어 절하다'는 말은 히브리어로 '카라'(כָּרַע)와 '샤하'(שָׁחָה)를 사용하는데, 전자는 무릎을 꿇는 행위이고, 후자는 경배의 의미를 포함합니다. 모르드개는 단순히 사회적 예절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신앙적 양심에 따라 우상적인 절을 거절한 것입니다.

 

다른 신하들이 그 이유를 묻자 모르드개는 자신이 유다인임을 밝힙니다 (에스더 3:4). 이 고백은 단순한 민족 정체성의 표현이 아니라, 신앙의 정체성을 드러낸 행동이었습니다. 세상은 종종 외적인 형식에 순응하길 요구하지만, 하나님 백성은 그 요구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모르드개의 행동은 시대를 거슬러 선포된 믿음의 선언이었습니다.

 

하만의 분노와 악한 계획 (에스더 3:5-6)

하만은 모르드개의 거절 앞에 격분합니다. 성경은 하만이 매우 분노했다고 표현하는데, 여기서 '분노하다'는 히브리어로 '카아스'(כָּעַס)로, 단순한 불쾌함을 넘어 존재 자체에 대한 적대감을 품는 상태를 뜻합니다 (에스더 3:5).

 

그는 모르드개 한 사람만을 해치려 하지 않고, 그의 민족 전체를 멸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에스더 3:6). 이 극단적인 반응은 단지 개인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하나님 백성을 대적하는 영적 악의 실체를 드러냅니다. 하만의 결정은 사탄적이며, 창세기부터 이어진 하나님 백성과 사탄의 후손 사이의 싸움을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만이 모르드개의 민족 전체를 없애려 한 것은 단순한 복수심을 넘어, 하나님의 구속사 자체를 지우려는 시도였습니다. 이는 모세 시대의 바로, 예수님 당시의 헤롯과 같은 동일한 흐름 안에 있는 악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떤 악의 도모도 하나님의 섭리를 꺾을 수 없다는 진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결론: 숨겨진 충성과 드러난 악함, 그러나 이기시는 하나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에스더 2장 19절부터 3장 6절까지의 말씀은 하나님의 섭리와 구속사가 얼마나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흐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모르드개의 충성은 기록되었고, 하만의 악함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한 시나리오의 일부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충성,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경건한 태도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기억하시고, 기록하시며, 때가 되면 반드시 사용하십니다. 또한 세상에는 여전히 하만과 같은 악이 존재하지만, 그 악을 이기시는 하나님의 손이 우리의 삶을 붙들고 계십니다.

 

오늘도 우리는 모르드개처럼 충성하며 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하만 같은 악이 일어날 때,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보며 담대히 서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구속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도 그 위대한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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