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3:7 - 3:15 강해설교
위협 속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숨결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도 우리 삶에 하나님의 자비와 인도하심이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세상은 때로 하나님의 백성을 향해 음모와 위협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모든 흐름을 넘어 하나님의 섭리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에스더 3장 7절부터 15절까지의 본문은 악한 자의 계획이 구체화되는 순간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더욱 뚜렷해지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말씀을 통해 영적 통찰을 얻고, 하나님의 뜻을 더욱 굳게 붙드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부르의 제비와 인간의 계획 (에스더 3:7)
본문은 하만이 유다인들을 멸절할 날짜를 정하기 위해 ‘부르’라는 제비를 뽑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에스더 3:7). 여기서 '부르'(פּוּר)는 바벨론식 점술 도구로, 우연을 가장한 인간의 미신적 결정을 상징합니다. 하만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날, 가장 유리한 시점을 찾기 위해 제비를 뽑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다시피, "사람이 제비를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는 잠언의 말씀처럼(잠언 16:33), 하나님은 이 제비조차도 당신의 섭리 속에서 움직이게 하셨습니다.
하만이 제비를 뽑아 얻은 결과는 12월, 곧 아달월이었습니다. 이는 에스더서가 말하는 유다인의 구원이 일어날 달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인이 정한 날짜조차도 당신의 구속사의 타이밍에 맞추어 사용하시는 분이십니다. 성도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음모나 계획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손을 벗어날 수 없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에스더 3장 7절에 등장하는 '부르'(פּוּר)는 고대 페르시아에서 사용되던 제비뽑기 도구로, 주사위나 조약돌과 유사한 형태였습니다. 이는 특정한 날이나 사건을 결정하기 위해 신의 뜻을 묻는 점술 행위로 활용되었으며, 하만은 유다인들을 멸절할 날짜를 정하기 위해 이 부르를 사용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선택된 날이 아달월 13일이었고, 이는 후에 유다인들이 구원받은 날로 전환되어 '부림절'(Purim)로 기념됩니다. '부르'는 아카드어 '푸루'에서 유래된 단어로, 히브리어에서는 복수형 '부림'으로 사용되며, 이는 제비뽑기를 통해 결정된 날들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제비뽑기는 인간의 계획과 우연을 상징하지만, 성경은 모든 결정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강조합니다(잠언 16:33). 따라서 부르를 통한 날짜 결정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구원의 계획 속에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하만의 거짓 보고와 선동 (에스더 3:8-9)
하만은 아하수에로 왕에게 유다 민족에 대한 정보를 왜곡하여 보고합니다. 그는 유다인들이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않으며' 모든 백성들과 '달리 행한다'고 말합니다 (에스더 3:8). 여기서 '달리 행한다'는 히브리어 '다타이헴 샤노트'(דַּתֵּיהֶם שֹׁנוֹת), 곧 ‘법과 풍속이 다르다’는 표현은 다문화 제국인 바사에서도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민감한 발언입니다. 하만은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정치적 불순종으로 오도하며 왕을 선동합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사단이 얼마나 교묘하게 하나님의 백성을 공격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하만은 민족적, 문화적 차이를 부각시켜 유다인을 제거하려 합니다. 그리고 왕에게 막대한 은을 바치겠다는 제안을 하며, 자신의 음모에 재정적 정당성까지 부여하려 합니다 (에스더 3:9). 이는 단순한 뇌물 이상의 정치적 장악력 행사의 수단이었습니다. 하만은 권력과 돈을 이용하여 하나님 백성을 제거하려는 악한 전략을 펼친 것입니다.
왕의 무지와 결정 (에스더 3:10-11)
하만의 말에 아하수에로는 깊이 있는 판단 없이 반지를 빼어 하만에게 넘깁니다. 왕의 인장이 담긴 반지는 제국 전체에 대한 권한 위임을 의미합니다 (에스더 3:10). 이는 고대 제국에서 절대적인 효력을 가진 문서 권한이며, 곧 하만의 계획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되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왕은 하만의 보고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 없이 결정합니다. 이는 통치자의 무지와 무책임함을 보여주며, 정치 지도자가 얼마나 쉽게 악한 자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왕은 백성과 돈을 하만에게 맡기며, "그대의 소견대로 행하라"고 허락합니다 (에스더 3:11). 히브리어 원어로는 ‘라아 토브 베에네카’(רָאָה טוֹב בְּעֵינֶיךָ), 곧 ‘그대의 눈에 좋은 대로 하라’는 말로, 통제력 없는 권력의 방임을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하나님 없는 권력은 결국 불의의 통로가 되기 쉽습니다. 성도는 정치적 결정과 사회적 구조 속에서도 하나님의 공의가 무너지는 것을 볼 때,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모르드개처럼 깨어 있어야 하며, 에스더처럼 하나님께 뜻을 구해야 할 때가 바로 이런 때입니다.
죽음의 조서와 절망의 그림자 (에스더 3:12-15)
하만은 곧바로 서기관들을 불러 조서를 작성하게 하고, 제국의 각 지방과 언어로 명령을 내려 유다인을 진멸하도록 합니다 (에스더 3:12). 조서는 왕의 이름으로 쓰이고, 왕의 반지로 인을 치게 됩니다. 이는 변경 불가능한 바사의 법률 체계에서 절대적 효력을 가지는 결정이었습니다.
하만의 조서는 노소, 남녀를 막론하고 하루 만에 유다인을 모두 죽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에스더 3:13). 이는 단순한 민족 청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으려는 시도입니다. 성경에서 '진멸하다'는 표현은 히브리어로 ‘라하솀’(לְהַשְׁמִיד)으로, 이는 단순한 학살이 아닌 존재 자체를 말살하려는 목적의 표현입니다.
조서는 왕의 명령으로 제국 전역에 전파되며, 수산 성에는 혼란과 충격이 휩싸입니다 (에스더 3:15). 백성은 당황했고, 도시 전체가 어두움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하만과 왕은 술을 마시고 잔치를 벌입니다. 이는 악한 자의 무감각함과, 인간 권력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대조적 장면입니다.
결론: 사람의 계획은 넘치나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은 세상 권세와 악한 세력이 하나님의 백성을 향해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공격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제비를 뽑고, 조서를 내려, 죽이려는 그들의 계획은 치밀하며 조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이 이 모든 흐름 위에 계심을 알지 못했습니다.
에스더 3장 7절부터 15절은 두려움의 순간이자, 동시에 구원의 시작점입니다. 하나님은 하만의 계획을 통해 유다인의 구원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의 악함 속에서도, 하나님은 쉬지 않고 일하십니다. 그분은 제비조차 주관하시고, 하만의 조서조차 구원의 도구로 바꾸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하며, 눈앞의 어둠에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이 이끄시는 구속사의 여정을 담대히 걸어갑시다. 악이 아무리 정교하고 거대해 보여도, 하나님은 결코 패배하지 않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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