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11:1 - 11:19 강해설교
왕의 기름부음과 충성의 물—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사람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의 은혜 가운데 오늘도 말씀 앞에 나아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우리가 오늘 함께 묵상할 말씀은 역대상 11장 1절부터 19절까지입니다. 이 본문은 다윗이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고, 예루살렘을 점령하며, 용사들과 함께 나라의 기초를 세우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여기에 담긴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의 충성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을 넘어 구속사의 핵심을 드러냅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을 부르시고, 공동체와 함께 나라를 세워가십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기초는 하나님께 대한 경외와 충성된 마음 위에 세워지는 것입니다.
온 이스라엘의 마음이 모이다—언약의 성취
본문은 이스라엘 모든 지파가 헤브론에 모여 다윗을 왕으로 세우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온 이스라엘이 헤브론에 모여 다윗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도 당신에게 말씀하시기를… 당신이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며 당신이 내 백성의 지도자가 되리라 하셨나이다"(역대상 11:1-2).
이 대목은 단순히 정치적 합의나 군사적 승인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언약 성취가 담겨 있습니다. 사무엘을 통해 이미 다윗은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았고(사무엘상 16:13), 그 약속이 이제 전 이스라엘의 동의를 통해 공적으로 실현된 것입니다.
본문에서 ‘목자’라는 표현은 히브리어 ‘로에’(רֹעֶה)로, 단지 관리자가 아닌 백성을 먹이고 보호하며 책임지는 영적 리더를 의미합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백성을 위한 목자로 부르심을 받은 자였습니다. 이 장면은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스스로를 선한 목자라 칭하신 말씀을 예표하는 구속사적 연결점입니다(요한복음 10:11).
예루살렘을 차지하다—믿음의 돌파
이스라엘이 다윗을 왕으로 세운 후 그가 가장 먼저 행한 일은 여부스 족속이 점령하고 있던 예루살렘을 정복한 사건입니다. “다윗과 온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곧 여부스로 가서… 다윗이 시온 산성을 빼앗았으니 이는 다윗 성이라 하더라”(역대상 11:4-5).
이 예루살렘 정복은 단순한 군사적 승리가 아니라, 영적 중심지의 탈환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시온은 하나님께서 거하실 처소요, 하나님 나라의 상징입니다. 다윗은 이 땅을 정복함으로써 하나님의 통치가 이스라엘 가운데 견고히 세워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합니다.
특히 요압이 선봉에 서서 여부스를 공격한 사실(역대상 11:6)은 하나님 나라의 일에는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용기란 단순한 혈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향한 단호한 순종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왕권을 예루살렘 정복으로 시작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가 단지 사람의 정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 위에 세워져야 함을 보여줍니다.
다윗의 용사들—동역자 공동체의 모범
다윗이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왕궁을 세우는 과정에서, ‘다윗의 용사들’이 등장합니다. 본문은 다윗과 함께했던 용사들의 이름과 공로를 소개하며, 그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다윗의 용사들의 수효이니라…”(역대상 11:10).
특히 눈여겨볼 인물은 ‘야소브암’입니다. 그는 단창을 들어 한 번에 삼백 명을 죽인 자로 묘사됩니다(역대상 11:11). 이는 그의 무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셨다는 상징입니다. 히브리어 ‘용사’는 ‘깁보르’(גִּבּוֹר)로, 단지 전쟁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하여 싸우는 자를 뜻합니다.
이 본문은 또한 개인의 영광이 아닌 공동체적 협력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위대한 한 사람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용사들이 함께 섬기고 헌신할 때에 견고히 세워집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맡은 자리 또한 이와 같습니다. 위대한 목회자나 지도자뿐 아니라, 함께 중보하고 협력하는 이들이 있어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기꺼이 바친 물—충성의 극치, 예배의 향기
본문 마지막 부분은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인 ‘세 용사’가 다윗을 위하여 블레셋 진영을 뚫고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물을 가져다준 사건입니다. “다윗이 그 물을 마시기를 기뻐하지 아니하고… 그 물을 여호와께 부어드리니라”(역대상 11:18).
이 장면은 충성의 절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예배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용사들은 생명을 걸고 왕의 갈망을 채우려 했고, 다윗은 그들의 희생이 너무 존귀하여 자신을 위해 마시는 대신 하나님께 부어드리는 제사로 삼았습니다.
여기서 ‘부어 드리다’는 히브리어 ‘나사크’(נָסַךְ)는 ‘붓다, 전제로 드리다’는 의미로, 희생 제물의 일환으로 드리는 제사 행위를 가리킵니다. 이는 다윗이 왕으로서의 특권을 거부하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엎드린 예배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우리 삶 속에서도 이와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헌신이 너무 커서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은혜, 그것은 반드시 하나님께 올려드려야 할 예배의 대상이 됩니다. 다윗의 이 행동은 참된 리더가 무엇인지, 또 예배자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뚜렷이 보여줍니다.
결론 정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역대상 11장 1절부터 19절까지는 단지 다윗의 등극과 용사들의 무용담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세워지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구속사적 장면입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헤브론에서 실현되었고, 하나님의 나라는 시온에서 시작되었으며, 그 왕국의 기초는 믿음의 용사들과 예배자의 헌신 위에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하나님께 부름받은 자들입니다. 다윗처럼 목자된 마음으로 백성을 섬기고, 용사들처럼 함께 협력하며, 충성된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부어드리는 예배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은 그런 자들을 통해 지금도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십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그분의 나라를 세워가는 주님의 백성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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