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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장 1절 원어적 주해

샤마임 2024.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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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장 1절

1. 분석

요한복음 1: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한복음 1장 1절은 신약 성경의 매우 중요한 구절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과 그분의 본질을 드러낸다. 이 구절은 요한복음 전체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를 해명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며, 구약 성경의 창조 이야기(창세기 1장 1절)와의 연관성도 명확하다.

 

1절의 첫 번째 부분, "태초에"는 헬라어로 "Ἐν ἀρχῇ" (En archē)로 쓰였으며, 이는 창세기 1장 1절에서 등장하는 히브리어 "בְּרֵאשִׁית" (베레쉬트)와 직결된다. 여기서 "태초"라는 용어는 시간이 시작되는 기원적 시점을 가리키며,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의 시간을 의미한다. 이것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하나님과 그분의 창조 행위를 지칭하는데, 요한복음에서는 창조 이전에 이미 "말씀"이 존재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영원 전부터 존재했음을 분명히 하며, 그분의 신성에 대한 신학적 선언이다.

 

"말씀이 계시니라"는 부분에서 "말씀"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λόγος" (로고스)이다. 이 "로고스"는 고대 헬라 철학과 유대 신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헬라 철학에서는 "로고스"가 우주의 이성과 질서를 의미하며, 스토아 철학에서는 세계를 지탱하고 조율하는 원리를 뜻한다. 그러나 요한복음에서 "로고스"는 단순히 철학적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다. 유대 전통에서 "말씀"은 하나님의 창조적, 계시적 도구로 여겨졌으며,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시편 33:6, 이사야 55:11 참조). 요한은 이를 더 발전시켜 "로고스"가 단순한 하나님의 도구가 아니라, 실재하는 인격으로서 하나님 자신임을 강조한다.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는 헬라어로 "καὶ ὁ λόγος ἦν πρὸς τὸν θεόν" (kai ho logos ēn pros ton theon)이다. 여기서 "함께"라고 번역된 "πρὸς" (pros)는 단순히 동반하거나 곁에 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 단어는 관계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 "말씀"과 하나님이 서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깊은 친밀한 관계 안에 있다는 뜻이다. 이는 그리스도와 성부 하나님 간의 특별한 관계를 암시하며, 성부와 성자 간의 상호 존중과 연합을 나타낸다. 신학적 관점에서, 이 구절은 삼위일체 교리의 핵심적 기초로 여겨진다. 하나님과 "로고스"는 서로 분리될 수 없으며, 동시에 분명한 구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는 선언은 그리스도의 본질을 가장 분명하게 밝힌다. "말씀"이 단순한 창조의 도구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 자체라는 것이다. 헬라어 문법상, 이 부분에서 "하나님"으로 번역된 "θεὸς" (theos)은 정관사가 없다. 이는 하나님이라는 본질을 말하며, "말씀"이 곧 하나님과 동일한 신성(神性)을 공유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동일한 본질을 가진 신적 존재로서, 성부 하나님과 동등한 신적 권위를 가지고 계신 분임을 명시한다.

 

이 구절은 초기 교회의 크리스트론적 신앙 고백의 기초가 된다.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를 "말씀"(로고스)이라고 선언함으로써, 그분이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창조에 참여하신 영원한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다.

 

2. 성경신학적 통찰

요한복음 1장 1절은 구약과 신약의 연결 고리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구약 성경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으로 창조의 역사를 이루셨으며(창세기 1장 3절, 시편 33:6), 말씀은 하나님의 권능과 영광을 나타내는 도구로 여겨졌다. 예를 들어, 이사야 55:11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목적을 달성하고 결코 헛되이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구약적 배경 속에서 요한복음은 "말씀"(로고스)이 인격화된 존재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 말씀은 창조 행위에 관여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신적 본질을 담고 있는 존재로 제시된다.

 

구약 성경에서 하나님은 창조와 구원의 역사를 통해 자신의 말씀을 계시하셨다. 예를 들어, 시편 107편 20절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그 백성을 구원하고 치유하는 도구로 나타나며, 이사야 40:8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로 선포된다. 그러나 요한복음은 이 말씀을 하나의 실체로서, 즉 예수 그리스도로 구체화하고 있다. 이로써 요한은 구약의 말씀 사상과 신약의 그리스도론을 연결하며, 구약에서 예언된 하나님의 구속적 행위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음을 암시한다.

 

또한, 요한복음 1장 1절의 "로고스" 사상은 지혜 문학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잠언 8장에서 하나님의 지혜는 창조 이전에 존재하며, 하나님과 함께 세상을 창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한은 여기에서 하나님의 지혜를 인격화된 말씀으로 확장시켜, 그리스도가 바로 그 지혜이며, 창조와 구속의 주체임을 밝히고 있다.

 

3. 기독론적 해석

요한복음 1장 1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강력한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 구절에서 예수는 단순한 예언자나 교사가 아닌, 창조 이전부터 존재해온 영원한 존재임이 명백하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는 구절은 예수의 영원성을 확립하며, 이는 그분이 시간과 공간에 제한받지 않는 신적 존재임을 시사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성부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며, 하나님 자체로 존재하신다. 따라서 그분은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성부와 동일한 신적 본질을 공유하는 분임을 강조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구약에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실패했다. 그들은 율법을 지키지 못했고, 우상 숭배와 배교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다. 이러한 실패는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따르지 못한 결과였다. 그러나 요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으로 오셔서, 구약에서 실패한 하나님의 백성의 사명을 완성하셨음을 선언한다. 예수는 하나님과의 완전한 관계 속에서 그분의 뜻을 온전히 이룬 분이다. 이로써 그리스도는 인간의 연약함과 실패를 넘어서는 완전한 구속의 역할을 수행하셨다.

 

그리스도는 구약에서 예언된 "말씀"의 성취자로서, 하나님의 완전한 뜻을 드러내셨다. 그분은 하나님의 완전한 게시이며, 이 게시를 통해 하나님께로 가는 유일한 길을 열어 주셨다(요한복음 14:6). 요한복음 1장 1절은 예수 그리스도가 단순한 교사나 선지자가 아닌, 신적 존재로서 우리를 구속하기 위해 오신 분임을 분명히 한다.

 

4. 현대적 적용

요한복음 1장 1절은 오늘날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외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예수는 단순한 인간적 교훈이나 도덕적 모범을 보여준 인물이 아니라, 창조와 구속의 주체로서 하나님 자신이셨다. 이는 우리의 신앙의 근본적 기초가 된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단지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하나님으로 경배하고 그분 안에서 하나님의 구속적 계획을 발견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점점 더 인간 중심적 사고를 강조하며, 종교적 진리를 상대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요한복음 1장 1절은 우리가 어떤 철학적 개념이나 도덕적 지침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예수 그리스도는 단순한 역사적 인물이 아닌, 현재에도 살아 계시며 우리를 인도하시는 주님이시다.

또한, 우리는 이 구절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을 깨닫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으로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처럼, 우리 삶에서도 그분의 말씀이 새로운 창조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을 발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요한복음 1장 1절은 우리에게 신앙 공동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이는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나타낸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서로 간에 깊은 교제를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안에서 신앙을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는 곧 공동체 안에서 실현되며, 이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섬길 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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